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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포의 새벽 편지-640
천자문229
동봉
0825첩 첩妾Concubine
0826모실 어御Attend
0827자을 적績Spin
0828길쌈 방紡Spin
치에위찌팡妾御绩纺qieyujifang
-아내로서 길쌈하고 수건을들고-
(유방에서 시중함은 당연한도리)
0825첩 첩妾Concubine
첩 첩妾 자는 뜻모음 문자입니다
옆에 서서立 시중을 드는 여자女로
아내 또는 첩을 뜻합니다
영어 콩큐바인Concubine에 담긴 뜻은
첫째, 첩, 내연의 처
둘째, 일부다처제一夫多妻制에서
첫째 부인을 제외한 아내를 가리킵니다
그리고 우리가 곧잘 쓰는 말에서도
'일부다처제'란 용어를 써서
조선시대까지도 일부다처제였다고 합니다
이는 처妻와 첩妾에 대한 지식이
폭넓지 못한 데서 온 얘기일 수도 있습니다
조선시대에도 그 이전의 가정사에서도
일부일처다첩제一夫一妻多妾制였습니다
아내妻는 오직 한 사람만이 가능했고
첩妾은 형편에 따라 여럿을 둘 수 있었는데
아내는 모든 것을 맡길 수 있는 사람이고
첩은 시중을 들게 하는 게 목적이었습니다
아내 처妻는 깃들 서棲의 생략형입니다
깃들 곳의 의미는 집안을 가리키고
깃들 곳의 의미는 계집妻을 가리킴입니다
우리가 쓰는 용어에 '계집'이 있습니다
요즘은 비속어라 하여 잘 쓰지 않는 말이지요
한문의 계집 녀女 자를 새길 때에나
쓸 수 있는 말이 '계집'입니다
그러나 계집이란 '집에 겨시다'라는 말에서
그 어원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 말이 '집에 계시다'로 바뀌었으며
도치법倒置法에 따라 '계시는 집'이 되고
마침내 '계집'이라는 이름씨가 된 것입니다
계집이란 집안에 머물면서
집안 일을 도맡아 관장하는 사람입니다
나중에 깃들 집의 뜻으로 '계집'이 되었습니다
따라서 계집女의 본뜻은 비속어가 아니라
몸과 마음을 의지棲할 보금자리의 뜻으로
아내妻를 뜻하는 말로 줄어들었지요
이런 뜻에서 아내는 계집에 해당되지만
첩에게는 계집이란 말을 쓸 수가 없었습니다
아내 처妻 자를 고문古文에서 찾아보면
무릎 꿇고 단정히 앉아 머리 빗는 모습입니다
남편 옆에 함께 앉아 있을 수 있는 사람은
정식의 아내妻이지 첩妾은 아닙니다
첩은 서立 있는 여인女입니다
그것도 가려진 장막帷 뒤에서입니다
우리말에 비서Private Secretary를 가리킵니다
이는 첩 첩妾 자 때문만이 아닙니다
옛글에는 여비서侍婢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처럼 처음에는 여비서였는데
함께 있는 시간이 잦고 길어지면서
남녀로서의 인연을 맺게 되고
그러면서 때로는 정식으로 아내妻가 되고
아내가 이미 있는 경우 첩妾이 되었습니다
서立 있는 비서女와 손扌을 잡았다 하여
이을 접/접할 접接 자가 나왔지요
1. 첩, 여자의 겸칭을 비롯하여
2. 좌우에 두고 부리는 부녀자로서 시비侍婢
3. 여자 아이의 뜻도 들어있습니다
본처 밖에 데리고 사는 계집으로
이를 보통 '곁마누라'라 부르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여자가 또는 아내가
자기 자신을 낮추어 이르던 말이기도 합니다
첩 첩妾 자와 관련된 글자로는
倿 : 첩 첩, 아첨할 녕/영
㛙 : 여자의 자 신/첩 첩
接 : 이을 접 자 등이 있습니다
0826모실 어御Attend
거느릴 어/막을 어/맞을 아御로도 새기는
모실 어御 자는 뜻모음 문자입니다
모실 어禦의 간체자이기도 한 어御 자는
'가다彳'와 '멍에를 풀다卸'의 합자입니다
마차에서 말을 풀어놓는다는 뜻이며
또 그런 일을 하는 사람을 뜻하기도 합니다
거느릴 어/모실 어/막을어御 자로 새길 경우
움직씨로는 거느리다, 통솔하다, 통치하다
어거하다, 수레를 메운 소나 말을 부리어 몰다
거둥하다, 임금이 나들이하다, 짐승을 길들이다
교합하다, 성교하다, 시중들다, 드리다, 권하다
종용하다, 막다, 저지하다, 제압하다 등이 있고
이름씨로는 벼슬아치, 경칭을 비롯하여
마차라든가 수레를 모는 사람으로 마부와
옆에 두고 부리는 비서로 시비侍婢가 있습니다
맞을 아御 자로 새길 경우에는
1. 맞다
2. 영접하다
3. 영합하다
4. 아첨하다 등이 있습니다
보통 임금에게 관계된 용어 앞에 붙여
공경하는 뜻을 나타내는 말입니다
어사御史는 왕명으로 특별한 임무를 맡아
지방에 파견되는 임시직 관리를 가리킵니다
암행어사의 준말이며 높임말로는 어사또지요
왕이 세상을 떠나는 것을 붕어崩御라 하는데
무너질 붕崩 자에 임금 어御 자입니다
왕이 거처하는 집을 어궁御宮이라 하고
옥새玉璽를 높여 어새御璽라 하며
왕이 타는 수레를 어가御駕라 하고
왕의 진영이나 사진을 어진御眞이라 합니다
왕의 글씨를 어필御筆이라고도 하지요
그런데 사전에는 등재되지 않았지만
부인을 일컬어 어부인御夫人이라고 하는데
좀 높임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첩 첩妾 자가 첩을 뜻한다면
모실 어/임금 어御 자는 아내를 뜻합니다
아래 나오는 길쌈을 누가 하느냐
바로 아내와 첩이 함께 실을 자아내어
베를 짜고 마름질하며 옷을 만드는 것입니다
남자들의 일이 아닌 여자들의 일입니다
모실 어御 자와 관련된 글자로
禦 : 막을 어
䢩 : 막을 어/나 아
領 : 거느릴 령/영 자 등이 있습니다
0827자을 적績Spin
길쌈할 적/길쌈 적績 자로도 새기는데
실사변糸에 총17획이며 꼴소리 문자입니다
공적 적勣 자와 같은 글자입니다
실타래의 뜻을 나타내는 실사糸 부와
소릿값인 꾸짖을 책責이 만나 이루어졌습니다
꾸짖을 책은 빚 채責 자로도 새기는데
인연따라 생긴 것을 모은다는 뜻입니다
실타래의 뜻인 실사변糸은 실이고
길쌈할 적績은 '실을 꼬다'의 뜻입니다
또는 실을 뽑는 일로써 '잣다'라고 풀이합니다
나중에는 실糸에 한정하지 않고
일을 마무리하거나 일 자체를 나타냅니다
우리는 방적紡績이란 말은 쓰지만
적방績紡이란 말은 웬지 낯설게 느껴지지요
1983년 9월 종로 대각사에 있을 때입니다
오전에 불자님들의 추석차례를 지낸 뒤
오후 나는 곧장 김포공항으로 향했습니다
생전 처음 외국臺灣 여행길에 올랐습니다
타이베이 타오위엔桃園 국제공항에 내려
공항 밖으로 나오니 꽤 후텁지근했는데
그때 시야에 들어온 게 허핑和平이었습니다
서툰 중국어로 옆사람에게 뜻을 물었더니
허핑은 다름 아닌 핑허平和였습니다
우리는 평화인데 타이완은 화평이었지요
뜻은 평화나 화평이나 똑같았습니다
타이완이나 중국을 방문했을 때
글자가 뒤바뀐 것을 우리는 자주 봅니다
이는 단지 언어 문화가 다를 뿐이지
어느 한 쪽이 잘못되거나 틀린 것이 아닙니다
이《千字文》에서의 적방績紡도
그런 뜻에서 읽어야 합니다
틀린 것이 아니라 문화의 다름일 뿐입니다
아무튼 자을 적績 자나 길쌈 방紡 자는
방적으로 읽든 적방으로 읽든 같습니다
하나는 바로 중국의 언어 문화이고
다른 하나는 우리나라의 언어 문화입니다
이 자을 적績 자에는
1. 길쌈하다, 실을 내어 옷감을 짜다
2. 깁다, 떨어지거나 해어진 곳을 꿰매다
3. 뽑다, 잣다, 물레 따위로 섬유에서 실을 뽑다
4. 삼다, 잇다
5. 방적, 공적, 성과
6. 일, 사업, 치마 등의 뜻이 들어있습니다
관련된 한자를 대충 찾아보면
绩 : 자을 적의 간체자
勣 : 공적 적과 같은 자
紡 : 길쌈 방
組 : 짤 조
織 : 짤 직/기치 치
債 : 빚 채
積 : 쌓을 적/저축 자
責 : 꾸짖을 책/빚 채
蹟 : 자취 적 자 등이 있습니다
0828길쌈 방紡Spin
길쌈 방紡 자는 꼴소리 문자입니다
실타래를 뜻하는 실사糸 부수와
소릿값으로 모 방方이 만나 이루어졌습니다
길쌈이란 목화나 고치에서 실을 자아내어
옷감을 짜는 모든 일을 통틀어 이르는 말입니다
이 길쌈 방紡 자에 담긴 뜻으로는
1. 자은 실, 곧 뽑아낸 실
2. 비단
3. 길쌈하다, 실을 내어 옷감을 짜다
4. 깁다, 떨어지거나 해진 곳을 꿰매다
5. 실을 뽑다, 잣다
6. 물레 따위로 섬유에서 실을 뽑다
7. 걸다
8. 매달다 따위입니다
관련된 한자를 간추리면
纺 : 길쌈 방의 간체자와
勣 : 공적 적
組 : 짤 조
績 : 자을 적
織 : 짤 직/기치 치 자 등이 있습니다
"철그럭 툭, 철그럭 툭, 철그럭 툭툭~"
어머니는 베를 짜셨습니다
어떤 날은 종일 베틀에 앉아계셨습니다
오른발에 신긴 베틀신을 앞으로 끌면
베틀신대에 연결된 눈썹대가 들리면서
눈썹대에 연결된 눈썹끈이 위로 올라가지요
이때 잉앗대가 아래 위로 활짝 열립니다
그 사이로 재빠르게 북을 밀어넣습니다
날줄이 세로로 나열되어 있는데
북에 든 씨줄이 왼쪽과 오른쪽을 오갑니다
베틀신을 앞으로 끌 때 '철그럭' 하고
북의 씨줄을 한 쪽에서 다른 쪽으로 밀어내고
바디를 내리치면서 '툭' 합니다
어떤 때 씨줄이 엉성할 경우 거듭 툭툭
또는 툭툭툭 하고 베를 짭니다
이른 아침부터 시작하면 저물녘까지
어머니는 한 필, 40자尺를 짠다고 하셨습니다
40자라면 12m나 되는 엄청난 양이지요
이 많은 양을 어머니는 짜셨습니다
어머니는 베 짜는 날이 따로 있으셨습니다
날씨가 쾌청한 날은 들일을 하시고
비가 오거나 궂은 날은 늘 베를 짜셨습니다
그런 날은 나는 옆에서 책을 읽었습니다
이《千字文》을 비롯하여《小學》을 읽었고
그러다 마음이 내키면《孟子》를 읽었습니다
하루 읽을꺼리로는 좀 부족하지만
목청을 돋구어 읽을 때면 기분이 좋았습니다
내 글 읽는 소리와 어머니의 베 짜는 소리가
조화를 이룰 때 어머니는 옆을 돌아보셨지요
그때만 하더라도 한글 번역본이 없었기에
내가 소리 내어 읽는 책은 한문본이었습니다
베 짜는 소리와 글 읽는 소리가 닿아
하나의 하모니Harmony를 이루었습니다
소리는 천정에 닿았고
창호지 문에 닿았고
문을 열었을 때는 뜨락의 벚나무를 흔들고
밖으로 밖으로 멀리 퍼져갔습니다
그러다 문득 비가 개고 볕이라도 나면
자지러지는 매미소리가 반주를 보탰습니다
이제 생각해보면 베를 짜는 것은
공간空間을 짜는 것이었습니다
소리 높여 구성지게 책 읽는 소리를 곁들인
베틀 소리는 숲을 짜고
산과 골짜기를 짜고
개인 하늘 구름 사이로 비추는
빛과 어울려 하늘을 짜고
우주를 짜는 것이었습니다
베 짜는 일은 공간을 짜는 일이었습니다
우리 모자는 시간을 짰습니다
어머니와 아들母子은 시간을 짰습니다
한편에서 하루 종일 한 필의 베를 짜는 동안
또 한 편에서는《孟자》를 완독했습니다
시간이 남기에 두 번을 완독하곤 했지요
나는 청소년 시절 학교를 다니지 않았기에
시간 나면《小學》과《孟子》를 읽었습니다
나의 한문 공부는 자연스레 녹아들었지요
자을 적績은 실사변糸에 꾸짖을 책責입니다
꾸짖을 책責은 무엇을 꾸짖는 것일까요
돈貝을 주인主으로 삼는 것을 꾸짖음입니다
재물貝을 중시主하여 쌓는積 것입니다
꾸짖을 책責은 쌓을 적積의 생략형이니까요
쌓는다는 것은 높이를 얘기하고
높이는 높낮이를 지니므로 시간적입니다
길쌈 방紡은 실사변糸에 모 방方입니다
모 방方 자는 동서남북을 가리키고
모 방方 자는 위 아래 방향을 가리킵니다
이들 여섯 방위는 공간입니다
따라서 길쌈 방紡 자는 공간을 짬입니다
여기 공간의 짜임 길쌈 방紡과
시간의 짜임 자을 적績이 서로 만나
시공時空Space Time을 짜고 있습니다
세상은 끈String으로 되어 있습니다
초超끈Transcendent String입니다
10의 -18승m인 쿼크Quark보다도
한참이나 작은 초끈으로 되어있습니다
그런데 나는 이 초끈이 그냥 끄나풀이 아니라
마디節로 되어있다는 가설假說을 제시했지요
아! 세상은 마디로 연결된 초끈입니다
정말 초끈이 마디로 되어 있는가는
앞으로 우리 물리학자들이 밝힐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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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2004년 5월 22일 83세로서
침대 모서리에 다소곳이 앉으신 채
본고향으로 돌아가신 나의 어머니 모습입니다
10/09/2016
우리절 제21주년 개산제와 더불어
삼신불 개금/점안 법회일에 부쳐
곤지암 우리절 선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