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이었습니다.
전화가 한 통 왔는데(모르는 번호) 받아 보니, 106동이었습니다.
(저는 105동)
자전거 타고 왔는데, 피곤할 텐데... '치맥' 하지 않겠느냐고 물어온 전화였습니다.
왜냐하면, 어제 새벽에 제가 자전거를 끌고 나오려고 하는데, 마침 옆 동 여인이 있어서,
"미안하지만, 제가 자전거를 타고 (숙소를)나가는 모습 사진 좀 찍어줄 수 있나요?" 하고 물었더니,
알았다며,
사진 두 장과 동영상까지를 찍어주었거든요.
그래서 저녁이 다 돼서 도착하자, 이미 그 사진과 동영상이 도착해 있었는데,
제 안경이 없다 보니,
제대로 볼 수조차 없드라구요.
아무튼 그 여인이, 마침 손님이 왔는데 치맥을 사왔다며, 저에게 생각이 있으면 와서 한 잔 하라고 했는데,(마당발이기도 했지만, 제가 어디로 갔다 왔는지 궁금했던 여인)
내가 몸이 너무 피곤해서, 지금 막... 저녁을 챙겨 먹고 자려고 한다며, 성의는 고맙지만 가지 않을 거라고 하면서,
"근데, 안경을 잃어버렸답니다." 하자,
"정말요?" 하더니, "저도 얼마 전에 안경을 잃어버려, 얼마나 고생을 했는지 모르는데......" 하더니, "어디에 두고 왔는지, 기억하나요?" 하고 물어서,
"내가 오늘 산을 다 내려와서 딱 한 곳에서 세수를 했는데, 거기다 놓고 왔을 가능성이 제일 큰데요." 하면서, "몸이 너무 피곤하다 보니, 안경을 찾으러 가지도 못하겠네요......" 하자,
"잃어버린 위치가 정확한가요?" 하고 묻기에,
"거의 확실하거든요." 했더니,
"제 남편이 내일 새벽에 오는데, 그 차로 안경 찾으러 가자고 할 게요." 하고, 제가 부탁을 하지 않았는데도 자청해서 친절을 베풀겠다기에,
"그럼, 고맙지요. 아무튼... 오늘은 내가 너무 피곤하니, 그만 자기로 하지요." 하면서 전화를 끊었는데,
어제요, '디카'가 없는 저는 요즘 핸드폰으로만 사진을 찍기 때문에,
새벽에 출발할 때는 밧데리를 꽉 채운 뒤였는데,
하루 종일 사진을 찍느라(거기다 동영상도 몇 차례 찍어서), 또 하필이면 안경을 잃어버린 곳에서, 핸드폰 화면이 잘 보이지도 않게(사진은 찍히기는 했는데, 핸도폰 화면이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았답니다.) 변해서, 그냥 짐작으로 두세 컷 사진을 찍고는, 그대로 돌아왔거든요.
더구나 거기서부터는 아스팔트 내리막이어서, 숙소까지 페달을 몇 번 밟지 않은 상태로 편하게 왔었는데요,
그래도 사진은 나와주었드라구요. (아래)
(이 부근엔 올 여름에 비가 많이 오지 않아서, 물이 많이 말라 있는데, 그 계곡엔 그래도 물이 있어서 제가 들어갔었답니다.)
그런데 오늘(8. 11) 아침,
웬 차가 한 대 제 숙소 앞에 섰는데,
그들 부부 아니었겠습니까?
그래서 저는 밖으로 나가 그 남편 분과 인사도 했는데요, (그들은 저보다는 많이 젊드라구요. 여인은 50대 초반.)
이런 저런 물건을 실어왔기에,
저도 그 물건들을 그들 숙소에 나르는 걸 두어 차례 도와 주었고(맨 입으로 친절을 받을 수만은 없어서), (아래)
그 일을 끝내자마자,
우리는 그 차를 타고 어제의 그 장소로 향했습니다.
차로는 금방이지만(한 10분 정도?),
자전거를 타고 오르려면, 계속 오르막이라... 여간 힘들지 않을 곳이긴 했는데,
아무튼 차로 가니, 금방 그 지점에 도착할 수 있었지요.
그리고 결국, 세수하기 전 안경을 벗어놓았던 바위에서(언뜻 보기엔, 안 보이드라구요.) 안경을 찾을 수 있었는데요,
(아래)
너무나 반가운 마음에, 저는,
"기왕에 안경을 찾았으니, 이 계곡 물로 얼굴이나 다시 한 번 씻어야지!" 하면서,
어제는 제 세수하는 모습도 사진으로 찍을 수가 없었기에(밧데리 부족으로),
"이 사진도 한 장 찍어주겠어요?" 하자,
알았다며 찍던데,
(그 사진은 아직 도착을 하지 않았습니다. 오늘 낮에 도착하면, 올리기로 하겠습니다.)
아무튼 그렇게 안경을 찾아가지고 돌아오긴 했는데요,
얼마나 다행인지 몰랐습니다.
만약, 그 안경을 찾지 못했다면? 글 작업은 물론, 그림도 그리지 못하겠드라구요. 제대로 보이지가 않으니......
그리고 그랬다면, 어떡하든... 서울로 올라가야 하지 않았을까요? 새로운 안경을 맞추기 위해서요......
(얼마전 '안과' 진료를 받았던 터라, 그 자료가 병원에 있을 것이기도 해서)
근데, 안경을 찾는데 도움을 준 그 부부(여인)는요, 원래 여기 '분천리'가 고향인데,
현재는 '청도'에 살고 있고(아이가 둘인데, 고등학생 대학생이라함), 남편은 대구에서 공무원이라,(정년이 2 년 남았다고)
일단, 여인만 여기에서 지내게 되었는데(마침, 이런 프로그램이 있어서, 그렇잖아도 고향으로 돌아오려는데 집을 구하기 어려워 하다가, 우리와 합류(가장 늦게)한 경우라),
오늘 저녁 5시에, 우리 회원들의 '단합대회'가 있어서,
남편이 주말을 이용해 자기네 과수원에서 수확한 '복숭아' 한 박스를 단합대회(야외 삼겹살 파티)에 쏘겠다며 가져왔던 터라,
숙소에 도착했던 제가 돌아오려는데,
"화가 선생님, 이것도 좀 가져가세요." 하면서, 약간 못생긴 그렇지만 맛은 좋은 '자두'와, '발가락 양말'을 주던데,
그 옆에 '마늘'도 있기에,
몇 개의 마늘까지 얻어왔답니다. (아래)
('양파'와 '감자'도 주겠다던데, 그건 있어서... 안 가져왔답니다.)
이렇게, 여기 회원들도 그렇고, 우리를 교육시키는 운영진도 그렇고, 또, 이미 '귀농 귀촌'을 했던 선배(?)들도,
우리가 방문하기만 하면,
뭐래도 가져가라고 한보따리씩 내놓으니(과일, 채소 등),
그렇잖아도 차가 없어서 장보러 가기도 어려운 저에겐,
주변에서 주는 것만으로도 냉장고가 꽉 차서, 더이상 들어갈 데가 없을 정도랍니다.
거참!
이렇게 '공동체'를 만들어 지내다 보니, 여러 가지로 편하고 서로가 돕는 생활을 하고 있답니다.
첫댓글 이웃끼리 주고받는 푸근한 인정이 마음에 와 닿네요!!! ^^
특히, 여기 '경북' 출신 사람들이 그렇게들 마음을 활짝 여니,
외부에서 온 저희들도... 거기에 호응해 줄 수밖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