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바다 [김남조]
겨울 바다에 가 보았지
미지(未知)의 새
보고 싶던 새들은 죽고 없었네
그대 생각을 했건만도
매운 해풍에
그 진실마저 눈물져 얼어버리고
허무의 불 물이랑 위에
불붙어 있었네
나를 가르치는 건
언제나 시간
끄덕이며 끄덕이며 겨울 바다에 섰었네
남은 날은 적지만
기도를 끝낸 다음 더욱 뜨거운
기도의 문이 열리는
그런 영혼을 갖게 하소서
겨울 바다에 가 보았지
인고(忍苦)의 물이
수심(水深) 속에 기둥을 이루고 있었네
- 겨울바다, 1967
*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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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바다 [김남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joo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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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0.12 13:27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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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이미 준 것은 잊어버리고 / 못다 준 사랑만을 기억하리라'
종이 버스표가 있던 시절, 버스표 지갑을 만들어 이 싯구를 써놓았죠.
지금도 외우고 있는 몇 안 되는 시.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너를 위하여 - 김남조
나의 밤 기도는
길고
한 가지 말만 되풀이 한다
가만히 눈뜨는 건
믿을수 없을 만치의
축원
갓 피어난 빛으로만
속속들이 채워 넘치고 환한 영혼의
내 사람아
쓸쓸히
검은 머리 풀고 누워도
이적지 못 가져본
너그러운 사람
너를 위하여
나 살거니
소중한건 무엇이나 너에게 주마
이미 준것은 잊어 버리고
못다 준 사랑만을 기억하리라
나의 사람아
눈이 내리는 먼 하늘에
달무리 보듯 너를 본다
오직 너를 위하여
모든것에 이름이 있고
기쁨이 있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