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류 하나
- 이건청
쾌속선이 뱃머리를 반쯤 들어 올리고
흰 포말을 솟구쳐 내며 내달려 갈 때,
사람들은 탄성을 지르며
외친다.
저 배를 보아라
바다를 무질러가는
뱃머리를 보아라
깃발을 보아라
만세, 만세를 외치고 싶은 사람들이
방파제 끝까지 뛰어가며 달려가며
넘어지기도 하며
저 배가 달려갈 수평선 끝까지 가고 싶은 것인데,
반쯤 뱃머리를 들어 올리고
내달려 가야 하는 것인데,
ㅡ계간 《시인시대》 (2023,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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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세상 파도를 헤지고 나아가야만 하는 인생살이입니다
땅 위로는 자동차가, 물 위에는 쾌속선이 하늘에는 비행기가 있습니다
어디에도 장애물은 있기 마련이고 운전하는 이들과 지켜보는 이들은
한결같이 무사고와 안전 운행을 기원합니다
특히 자신 말고 동승자를 책임져야 할 경우라면 더 조심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가장 큰 역할을 짊어진 국가경영이라면 더 유념해야 하겠지요
그런데 동력을 책임지는 엔진에 이상이 생기면 만사휴의입니다
배를 움직여야 할 스크류에 괴이한 여론이 얽혀듭니다
먼 바다로 향하기도 전에 항만을 맴돌거나 아예 움직일 수조차 없게 만들고 있으니...
'고추 먹고 맴 맴' 하던 동요가 자꾸만 생각나는 초여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