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U 1 위 공급사 엔비디아의 시간외 주가는 11/18 실적 발표 이후 -1.6%를 기록했다. 다음 분기의 영업일이 평소와 달리 1 주일 더 긴 14 주임을 고려하면, flat Q/Q 수준의 분기 매출 가이던스가 실제적으로 매출 감소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분기 매출이 성장하지 못하는 것은 1) 멜라녹스 매출에서 Huawei rush order 효과가 소멸했고, 2) 게이밍 시장이 계절적 비수기에 진입하기 때문이다. 가이던스 때문에 주가가 횡보하더라도 긍정적 시각을 유지한다. 1) 엔비디아 GPU 가 AI 추론 시장에서 CPU 를 압도하고 있어 데이터센터 매출이 계속 성장할 것이고, 2) 자동차 부문에서 전장화 (electrification) 및 자율주행 수혜가 중장기적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실적 발표 다음 날, 주가는 $537.61, 시총은 $331.8B, Forward EPS 8.98 달러, Forward PE 59.8 배이다. 이번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을 통해 살펴본 엔비디아 주력 사업의 현황 및 전망은 다음과 같다.
[1] 데이터센터: 분기 매출은 $1.9B 를 기록해 +162% Y/Y, +8% Q/Q 성장했다.
데이터센터 부문의 효녀/효자는 인공지능 추론에 특화된 A100 텐서코어 GPU 이다. 인공지능 벤치마크 테스트 기관 MLPerf 가 진행한 신경망 테스트에서 엔비디아의 A100 GPU 의 이미지 분류 (image classification) 작업은 CPU 만으로 구성된 인공지능 대비 30 배 앞선 성능을 기록했다. AI 추론용 플랫폼은 GPU (A100, T4) 및 소프트웨어 (Triton)으로 구성되어 있다. 고객사 중에서 Tencent 는 사용자에게 동영상, 음악, 뉴스, 앱을 추천하는 데 이를 활용하고 있으며, 매일 수십억 건의 추천이 발생한다. Microsoft 는 MS Office 프로그램 내에서 오탈자 검수에 이를 활용하는데, 연간 5 천억 건의 검수가 발생한다. 카드사 American Express 는 실시간으로 이상 금융거래 탐지 시스템에 이를 활용하고 있다.
데이터센터 매출은 FQ4 에 전 분기 대비 소폭 감소하는데, 컴퓨팅 제품의 매출은 증가하지만, Mellanox 제품의 매출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Huawei Rush Order 효과가 소멸해 Mellanox 매출이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Mellanox 제품은 전통적으로 서버용 CPU 수요의 영향을 같이 받는다. 질의응답 시간에 Mellanox 에 관련된 질문이 유난히 많았다. Mellanox 가 엔비디아에 인수된 이후 합산 실적이 발표된 지 이제 겨우 6 개월이 지났으므로, Mellanox 실적의 계절성과 수요 변수가 많이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으로 추정한다.
[2] 게이밍: 분기 매출은 $2.27B 를 기록해, 전년 및 전 분기 대비 동일하게 +37% 성장했다.
지난 분기에는 데이터센터 매출이 게이밍 매출을 뛰어넘었는데, 이번 분기에는 게이밍 매출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데이터센터 매출을 역전했다. 성수기 영향과 더불어 엔비디아가 게이머들의 경험에 만족감을 더하고 있으며, 비교 불가능한 기술과 서비스를 강화하기 때문이다. RTX 30 시리즈 GPU 와 함께 GeForce NOW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 콜오브듀티나 포트나이트와 같은 1 인칭 슈팅 게임 (FPS, First-person shooter)에 적용되는 Reflex 기술 (응답/지연시간 최적화), Broadcast app (라이브 스트리밍 솔루션)이 호평을 이끌어내고 있다. 다음 분기 게이밍 매출 가이던스는 Q/Q 증가이다.
다음 분기는 계절적 비수기이지만, RTX 30 의 공급 부족이 야기한 대기 수요 때문에 게이밍 매출이 예외적으로 증가한다.
주력 사업부의 전망을 반영한 FQ4 전사 매출 가이던스의 중간값은 $4.8B 이다. FQ3 매출 $4.73B 대비 쉬어 가는 모습이다. 중장기 성장성은 변함없다. 한국 투자자의 입장에서 엔비디아 실적 발표의 시사점은 엔비디아 및 엔비디아의 데이터센터 고객사들이 프로세서를 계속 설계하는 한 파운드리 파트너사인 TSMC 의 선단공정 가동률이 높을 것이라는 점이다. 삼성전자가 TSMC 와의 시장 점유율 격차를 좁히려면, 1) 엔비디아와 같은 미국 Fabless 고객사와의 관계 강화, 2) TSMC 의 CoWoS 처럼 후공정 기술 개발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둘 중에 미국 Fabless 고객사와의 관계 강화와 이를 통한 선단 공정 매출 확대는 2020 년부터 이미 가시화되고 있어 긍정적이다.
하나 김경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