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왕사신기 후속 MBC드라마 ‘뉴하트’가 첫 방영되었습니다
일단 극의 전개는 재밌더군요...지성의 오버가 좀 부담스러웠지만요...
다음편이 기다려집니다...
의사 입장에서 (3D 전문과목 전문의) 바라본 ‘뉴하트’는요..
일단 새로 부임한 원장이 꼬집은 국내 의료시스템의 문제...
성형외과 의사 한명이 짧고 간단한 수술을 할 때 들어오는 수입과
흉부외과 팀 9명 (대략 담당 교수 1명, 레지던트 1-2명, 인턴 1명, 마취과 의사 1명, 인턴 1명, 심폐기사 1명, 간호사 1-2명 정도) 가 하루 종일 수술한 결과 들어오는 수입이 비슷하다...
수술은 하면 할수록 적자 (까지는 아니지만요...) 중환자실 돌리면 돌릴수록 적자 (이건 가능성 많음)
원장이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응급실도 마찬가지입니다
속이 다 시원하면서도 우울해지기도 하더군요...
보건의료 담당자가 뭔가 생각 좀 해봤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다 알고 있으면서 쌩까는 거지만요...)
자잘한 부분으로 넘어가자면...
의학 자문을 어디서 얻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최근 방영된 의학드라마 중에서 의학쪽에 관련된 부분은 최악이었습니다...
거의 다 틀렸더군요...
하나하나 언급하기엔 좀 전문적이고 어려운 점이 많으니
회원님들 상식적으로 알아두시면 좋겠는 부분만 언급하겠습니다
일단 인턴이 레지던트에게 싸가지 없게 굴 수는 없습니다...군대만큼 심한곳이 병원입니다...
그리고 인턴 성적 꼴지가 흉부외과 지원하는 것은 아닙니다...
군대가거나 일년 쉬면 쉬었지 성적 낮다고 흉부외과 지원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소신도 있고 성적도 괜찮은 인턴들이 지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단지 그 소신이 여러 가지 이유로 꺾이는 경우가 많죠...
얘기가 옆으로 좀 샜습니다만...
자살목적이든 실수든 간에 락스를 먹으면 위세척을 하면 안됩니다...
산이나 알칼리를 먹었을 때 위세척 함부로 했다간 식도 천공 같은 무서운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가장 황당했던 것은
지성이 앰뷸런스에서 환자에게 볼펜으로 왼쪽 흉관 삽관을 한 후
병원 흉부외과 스텝이 그 볼펜이 간을 찔렀다고 X랄을 떨죠...
간은 오른쪽에 있습니다 --;
볼펜으로는 죽었다 깨어나도 간 못찌릅니다...
아...하나 더 있군요...
지성이 앰뷸런스에서 심정지가 된 환자에게 주먹으로 가슴을 치고 (first drop)
흉부압박법을 실행하는데
first drop이라는 술기는 효과도 분명치 않고 오히려 위험한 부정맥을 일으킬수 있다 하여
2000년도부터 권장하지 않는 술기입니다...
가장 가슴에 와 닿으면서도 가슴이 아픈 장면이 있었습니다...
조재현이 김민정에게 소리쳤죠...
“의사라면 환자가 어떻하면 빨리 아프지 않게 될지, 어떻하면 빨리 병이 나을지만을 고민하라” 면서요...
다시 한번 의사로서의 마음을 다지게 하면서도
우리나라 의료 시스템 상 꼭 그렇게 할 수 없는 현실이 너무나도 가슴이 아픕니다...
일례로 최근 문제가 됐던 가톨릭 성모병원 백혈병 환자 사태...
보험에서는 항암치료가 만약 3번까지만 인정되는데
어떤 환자에게선 4번, 5번, 6번까지도 필요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의사가 소신 것 그렇게 했다가는
심평원에서 경고 먹고, 보험 인정 이외의 부분은 의사가 다 물어내도록 하고
신문, 방송에 부도덕한 의사로 실리고,
환자에게 통보해서 (쓸데없는 치료했다고) 욕먹고 환급받게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조재현 대사대로 할 수가 있을까요...
다른 예로
스테로이드란 여러 방면에 효과가 좋은 약이 있습니다...
근데 이 약의 부작용 중 하나가 위궤양을 잘 일으킨다는 점입니다
의사 입장에서 스테로이드를 반드시 써야할 경우
환자에게서 위궤양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래서 위궤양 예방에 좋은 약을 같이 처방하고 싶지만은
그렇게 했다가는 위와 같이 됩니다...
그런 약들은 내시경으로 위궤양이 진단되었을 때만 보험에서 인정해주는 경우가 많거든요...
의사로서는 위궤양에 아주 후진 약을 처방하거나, 안 생기기를 바라는 수 밖에 없습니다
참 안타까운 현실이죠...근데 이런 예들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대선기간이라
여러 후보들의 정책들과 연관해서 생각해보아도...
현 정권의 보건 의료 정책은 국민의 건강이 우선이 아닌 보험 재정을 우선으로 합니다
아주 악질적으로요...
그렇다고 모 유력 대선 후보가 더 나은 것도 아닙니다...
언뜻 보면 좋아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모 유력 후보의 대부분의 정책이 그렇듯이
‘어떻게’가 빠져있습니다...
답답합니다...
죄송합니다...
감상평을 빙자해서 푸념만 늘어놓았네요...
알럽 회원님들 남은 하루 활기차게 보내시구요...
대선에 각자에 맞는 좋은(?) 후보 뽑으시길 바랍니다...
첫댓글 좋은 정보 감사드립니다 저도 어제 봤는데 재밌더군요^^
건강보험관리공단 구조조정하고 의료보험료 인상하고 감기같은 단순질병 본인부담금을 올리고 현실적인 보험수가로 개정해야 하는데 어느 한가지도 제대로 이루어질만한게 없을겁니다... 다들 자신들은 절대 희생하지 않을려고 하니까 그리고 의사들은 돈 잘버니깐 좀 희생해도 된다는게 사회 분위기죠... 의사들의 정치력과 로비력이 약해서 어쩔구 없는 기형구조로 계속 가겠죠.. 그 피해는 국민들이 보겠지만
대한의사협회는 의사들의 전문적 지식의 전달과 확충,토론을 위한 전문가 집단의 형태보다는 로비와 정치적,경제적 공동체를 위한 동업자 조직의 형태를 띕니다~~이에 대한 근거는 의료사회학에서 수도 없이 연구되어 논문으로 씌여졌죠~~현재 의료계가 의사들의 정치력과 로비력이 약한 기형구조라는 말은 말도 안되는 소리입니다~~보아하니 그쪽 계통에서 공부하시나 보군요~
아마 한국 의료보험 제도가 일본 제도를 그대로 들여오면서 일본이 가지고 있는 문제를 한국도 그대로 가지게 된게 아닌가 싶습니다. 한국의 경우 정부 재정 지출 비율 중 의료보험 관련 비중이 다른 복지국가 수준이 되지도 않으면서 전국민 의료보험제도를 실시하고 있고 그러다보니 환자의 건강 보다는 불필요한 지출을 최소화 하는데 중점이 맞춰져 있다는 느낌입니다. 주변 친구 중에 지금 레지던트 하고 있는 친구들 몇 있는데 얘기 들어보면 참 불쌍하다 싶기도 합니다. 레지던트 끝나면 좀 나아지려나...
어느 기사에서 영화계의 퐁당퐁당 이란 은어를 설명하던데 레지던트하는 친구 말로는 자기네에선 퐁당퐁당이란 하루 건너 당직, 에당이란 일주일 내내 매일 당직하는걸 말한다고 하더군요
뉴하트는 서울삼성병원 교수진과 영동 세브란스병원 영상의학과에 자문을 받았다는군요.
ㅋ 그럼 그 교수님들은...설마 간이 왼쪽에 있다고 생각... ^^
우와 진짜 울카페 의대생 님이신가요???
실제 의사신걸로 알고 있습니다. 역시 비스게 주치의님 답습니다~ㅎ
와~ 지성이 볼펜으로 찌른거 내용상으로 참 중요한 장면일텐데 정말 어처구니 없는 장면이였군요 ㅎ;;
지성이 좀 오바를 떨긴 떨더군요~ 하얀거탑보고 나서~의학계열에 관심이 많아졌습니다.~ 제가 내년에 대학가서 전공할 분야가 생명과학이기도 하구요~ 어쨌든 뉴하트~ 꽤 재밌더군요 ㅋㅋㅋㅋ
비스게 주치의 빅독님!!!
보고싶다 봐야겠따
오 좋은정보 감사합니다. 의사입장으로 볼때 하얀거탑이나. 외과의사 봉달희는 어때셨는지 궁굼하네여.
볼펜을 부러뜨려 환자의 신체에 꽂는 퍼포먼스는, 아마도 일본만화/드라마 의룡(醫龍, Team Medical Dragon)에서 착안한 장면이 아닐까 싶습니다. 보기 좀 그렇더군요.
저는 드라마를 보진 않았지만 글을 보니 저도 "의룡"이 생각납니다. 의룡 참 재밌게 보고 있는데... 어쩌면 흉부외과와 현 의료 시스템을 비판하는 컨셉까지 의룡에서 따왔을지도... 상상이 좀 오버인가요???ㅋㅋㅋ
간 어쩌고 하길래 설마 간이겠어 했는데 정말 간이었군요 -ㅅ-;;;
오른쪽 12th rib 하연에 볼펜 끝을 대고 숨을 들이마시게 한뒤 최고로 들여마셨을 때 순간적으로 힘을 주어 볼펜을 밀어넣어도 간을 못찌르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