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프로스포츠 중 시장규모나 미디어의 영향, 그리고 대중적 인기 등의 요소를 모두 고려했을때 야구는 명실상부한 넘버원 스포츠입니다. 스포츠신문사 기자들의 담당부서만 보아도 야구, 국대 및 유럽축구, 기타스포츠 등으로 나누어질 정도로 영향력은 지배적이고 네이버나 다음 등 포털사이트들의 지원도 받고 있죠.
케이블과 인터넷의 활성화로 야구는 시즌 전경기가 매일매일 예외없이 생중계되고 있고, 언론의 활발한 노출은 95년을 정점으로 하향곡선을 그리던 야구의 인기를 WBC, 올림픽과 같은 국제적인 대한민국의 선전과 맞물려 남녀노소 모두가 좋아하는 최고의 스포츠로 우뚝 서게 했습니다.
비록 내팀은 없지만 k리그도 좋아하고, 겨울이 되면 kbl에 미친듯 빠져살기에 야구팬의 입장이 아닌 그들의 입장에서 야구를 바라보는 시선들이 상당히 차갑다는 것을 느낍니다. k리그 팬들은 중계 자체를 해주질 않는 방송국을 성토하며 일명 '야빠 언론'에 대한 질타와 야구팬에 대한 극도의 반감을 가지고 있으며(실제로 어제 예정되었던 k리그 서울과 대전의 리그1위를 결정짓는 중요한 상암에서의 매치가 방송사의 일방적인 변경으로 중계조차 되지 못했습니다.), 매년 개막전과 챔피언결정전이 야구의 한국시리즈와 4월 개막전에 밀려 공중파 중계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는 프로농구 팬들 역시 야구 위주의 언론에 불만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렇듯 야구는 언론의 야구 위주의 성향이던지, 스포츠국 고위관계자의 압력이 있든 없든 간에 방송사 측에서도 매력을 느낄만한 인기를 가지고 있고, 철저하게 상업적인 그들의 입맛에 들어맞는 요소를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화무십일홍이라는 말이 있듯이 지금 국내 프로야구의 위상이 얼마나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일단 유소년 야구저변이 얇아지고 있고, 8개구단으로 유지되는 좁은 시장에서 그나마 빈익빈 부익부가 두드러지고 팀 운영능력에서도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기에 능력이 떨어지는 구단이 머지 않아 버티기 힘들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게다가 상위권을 유지하고 마케팅도 훌륭한 팀들도 제밥그릇 챙기기에 바빠 대승적인 야구발전보다는 당장의 이익에 급급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이는 두 팀이 있는데 잘 아시다시피 넥센과 한화입니다.
넥센은 구단 운영 자체를 선수팔아 근근히 운영비를 연명하는 구단임을 몇 해에 걸쳐 공개적으로 표방하였기에 더이상의 설명은 필요없으리라 봅니다. 하지만 이런 구단이 오래 갈 수 없다는 것은 쌍방울의 사례를 통해서 증명되었습니다. 야구팬 모두가 바라는 넥센의 인수는 아직까지 요원해 보이고 모 기사에서 비유한 김시진 감독의 트리플A 투수코치 운명은 금방 끝날 것 같지 않아 보입니다. 이런 와중에 언론에서는 창원의 제9구단, 그리고 미국사업가의 제10구단 창단의사를 흘리고 있는데 이러한 팩트 아닌 가십을 흘리기 전에 더 위태로운 너무도 중요한 제8구단 넥센의 문제를 좀 더 짚고 넘어가는 것이 순서상으로 먼저가 아닐까 합니다.
게다가 빙그레 시절부터 20여년간을 한결같이 응원해온 이글스는 넥센에 뒤질세라 전력보강 의지가 없다는 의사를 몇 년째 공개적으로 표명하고 있습니다. 2군연습장 자체가 없음에도, 그나마도 근근히 버텨오던 주축선수 상당수를 3시즌째 잃고 있음에도 외부영입은 고사하고 일명 현질조차 시도하려는 움직임이 없습니다. 그러면서 있는 선수를 대상으로 훈련을 빡세게 시켜 내년도 돌풍을 예고하겠다는 어이없는 기사를 내보내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정말 젊고 싱싱한, 그래서 잘만 다듬으면 류현진 김현수처럼 대성할 포텐셜을 충만하게 가지고 있는 선수가 있는지 묻고 싶습니다. 정말 있다면, 한대화 감독님의 능력으로 키워낸 선수가 내년시즌에 포텐을 터뜨려주기를 누구보다 간절히 바라는 바입니다. 하지만 늘 기대와 현실은 다르기 마련이었고 그 누구보다 가능성 있어보이는 유창식조차 내년시즌 10승도 장담할 수 없는 것이 현 상황입니다. 김인식 감독시절 리빌딩은 비록 실패했지만 정신적 지주였던 송진우, 구대성, 정민철 등이 버티고 있었기에 팀이 갑자기 무너질 것이라는 위기감은 덜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한꺼번에 은퇴하고 난 후, 최고의 스타 김태균 이범호는 일본으로, 차세대 거포 3루수 송광민은 어이없는 시즌 중 입대...그것도 다시 퇴소, 제2의 김태균 김태완의 입대, 못미덥지만 그래도 1군 주축투수 유원상의 입대...기타 불펜의 핵(?) 윤규진 양훈 김혁민 허유강 등 입대예정...선수 군복무 일정조차도 효율적으로 구성하지 못하는 구단이 이제는 용병 농사에조차 실패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김태균과 이범호가 일본진출 할 때, 60억 실탄은 처음부터 준비되어 있지 않았던 듯 하고, 그냥 앉은자리에서 타선의 핵 두 명을 그대로 빼앗겨버린것과 같은데, 그들이 있었고 노장들이 건재하던 시즌도 꼴찌를 했는데 그때보다 전력이 형편없어진 올시즌 최하위는 너무나도 당연한 결과라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나마 고참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이도형, 최영필을 FA시장의 미아로 만들려는 모습까지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들의 FA선언은 올시즌 성적만으로는 충분히 비난을 제기할 만 하다고 봅니다. 하지만 '한화 성골'은 아니지만 두 명의 노장이 그간 한화에 공헌한 바를 고려한다면 우선 협상에서 최소한의 금액을 제시하는 성의는 보였어야 합니다.
한화와 넥센이 이렇게 제자리걸음도 아닌 뒷걸음질을 치고 있는 동안 축구의 저변은 많이 발전했습니다. 기본적으로 팀이 많이 생겼고 2년 내에 승강제를 도입해야 하는 아시아축구협회의 권고도 있었기 때문에 1부리그의 팀 수는 16개로 늘어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게다가 내셔널리그, K3리그의 활성화 등으로 축구선수로서는 1군에 지명되지 않아도 기회가 야구에 비해 많습니다. 게다가 해외시장 또한 야구에 비해 월등히 넓구요. 이미 월드컵을 치룸으로서 국제적인 경기장들이 10개나 생겼고 기타 소지역 전용구장, 그리고 각 팀의 클럽하우스와 유소년 잔디축구장, 그리고 2군 및 유소년 팀을 운영하는 각 구단들 덕분에 어린 선수들이 지난 10년과는 질적, 양적으로 비교할 수 없이 성장하고 있습니다.
최근 이글스 모기업의 뒤숭숭한 분위기로 인해 큰돈을 풀 수 없다는 것은 알지만 한화가 지금까지 외부영입 등 전력보강에 큰돈(뒷돈 포함)을 써본 적이 드물다는 것은 이글스 팬들이라면 누구나 동의하시는 부분입니다.
이제라도 위기를 직시하고 전력보강에 좀 더 힘을 기울였으면 하는 바람이고 단순한 전력보강 차원을 넘어 박찬호라는 위대한 선수가 제 발로 한화에 오고 싶다는 의사를 표명했는데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를 모셔올 생각을 안하고 집나간 서방을 기다리는 망부석처럼 하염없이 기다림으로 일관하는 구단의 소극성과 무능함에 화가 납니다. 또한 '박찬호 개인의 명예와 커리어'라는 허울 좋은 명분을 운운하며 박찬호의 한화 입단을 반대하는 타팀 감독과 팬들의 이기주의에도 신물이 납니다. 메이저리그 124승을 거둔 영웅의 국내 무대 데뷔는 누가 뭐라해도 한국야구에는 득이 되는 일인데도 혹시나 하는 꼴찌팀의 전력보강이 두려워 마다하는 행위는 제 팀의 이익에만 급급해 야구발전을 내다보지 못하는 모습으로 보여집니다.
8개밖에 안되는 팀들끼리 어우러져 한시즌 내내 리그를 소화하는데 팀간 전력균형이 극심해진다면 장기적인 야구발전은 요원합니다. 이는 축구와는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축구는 EPL의 빅4나 K리그의 수원,서울,성남 등 일명 부자 구단들이 존재하지만 가난한 구단들은 부족한 운영비를 선수팔기로 충당할 수 있으며 세계적으로 시장이 넓다보니 충원 또한 어렵지 않습니다. 게다가 리그 외에도 각종 컵대회 등 타이틀이 걸려있는 소규모 대회가 많기에 의외성이 존재하는 축구라는 종목의 특성상 예상 밖의 금전적 수확을 올릴 기회가 많습니다. 반면 야구는 중심 투수 한명이 빠져나가면 경기력에 엄청난 차이가 나게 되고 선수팔기가 목적인 구단이 존재한다면 그 팀이 장기적으로 살아남을 확률이 적어집니다.
이글스 구단이 지금과 같은 운영능력과 의지를 계속해서 이어나간다면 류현진이 빠지게 되는 2년후 부터는 어떻게 될지 염려스럽습니다. 스토브리그에 FA시장도 조용하고, 뉴스에서 보이는 한화 관련 이야기는 죄다 암울한 이야기밖에 없어 처음으로 이렇게 주절주절 길게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 감사드리고 한화팬분들 감기 조심하시길 바랍니다.
첫댓글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저도 한국 프로야구가 10구단이 아니라 6구단 체제가 될지도 모르는 암울한 상황에 처해 있다고 봅니다....
갠적으로 야구팬이자 동시에 축구팬으로서 야빠 축빠 나누는걸 원치 않고 충분히 두 종목이 공생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것은 야구, 축구 관계자들과 팬들의 조금씩의 배려와 언론의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인데 잘 될지는 미지수입니다...여튼 한화 뿐 아니라 올림픽에서도 퇴출된 야구 자체의 위기를 관계자들이 인지했으면 좋겠습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SK는 이전 태평양 현대 시절 홈구장인 도원구장을 임대하여 2군 구장으로 쓰고 있습니다. 사실상 한화가 2군경기장 없는 유일한 팀입니다. 신탄진 타령이 너무 오래 돼놔서... 안되면 충남과 충북에서라도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다른 팀들 보면 홈구장 있는 도시에만 짓는 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현재 도원구장 허물고 축구장 지었습니다. 송도LNG파크내 야구장을 임대로 쓰고 있긴 합니다만 많은 불편함이 있다고 합니다.(전 거기가 무엇보다 냄새나서 어지럽더군요 ㅠㅠ) 김포,강화쪽에 구장을 만든다고는 하는데 아직 미정인걸로 압니다.
저도 진심으로 동감하네요. 그리고 진심으로 슬프네요.
곤자가님 말씀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더불어 한화 코치진에 대해서도 한번쯤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마지막으로 박찬호는 147승이 아닌 124승입니다. ^^
수정했습니다.^^
전력 보강 없다는 의사 표시가 무슨 자랑이냐?? 그말좀 그만 하고 다녔음 좋겠네요.
유소년야구는 저변이 얇아지고 있는게 아니고 엄청나게 늘어났습니다.(기존의 초등학교야구부가 줄고 대신 리틀야구팀이 큰 숫자로 늘었습니다) 문제는 리틀야구선수를 수급할 중학교팀이 적다는것인데요. 차차 시니어리틀개념의 클럽팀이 늘어날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얼마전 양준혁선수가 진행했던 청소년대회수준)
공감가는 글 입니다 그리고 유소년 야구 저변이 줄어드는게 맞습니다 초등학교 야구부가 해체되고있구요(과거 초등학교최강자였던 쌍문초등학교 야구부도 해체됬습니다) 리틀야구가 늘어가긴하는데 대부분 중학야구로 진학하지 않습니다 아주 특별히 잘 해서 중학교 감독이 지목한다면 모를까요... 중학교 코치인 후배들 제자도 리틀야구 출신은 거의 없더군요 열씸히 한다해도 2학년 올라가기전에 그만두기도 합니다 리틀야구팀이 많아진건 WBC나 올림픽때문입니다
청주구장을 2군 훈련장으로 쓰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1년에 9경기만 1군 경기할 때를 제외하고 그다지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데 말이죠...
청주구장 2군경기는 반대입니다..야구장도 작고 그라운드 상태도 엉망입니다...
2군선수들 몸사리지 않고 경기를 하는데 청주구장에서 한다면 부상의 염려가 큽니다
그리고 야구장이 작다보니 투수육성에 있어서 안좋다고 봅니다..
활용을 할료고 해도 야구장상태를 보가면서 했으면 좋겠씁니다
그라운드 상태는 갈아엎고 새로 장만하면 될 듯 싶고 작은거야 타 구장과는 분명히 작지만 그렇다고 해서 2군연습장으로는 못쓸 정도는 아니자나요 하하 2군 연습장 짓는다고 한지가 벌써 몇년째인데 샆 푸지도 못하고 매년 관계모색중이라는 관계자의 말에 처량해서 한 말이에요...
청주구장은 사회인 야구도 많이 합니다...구단에서 접촉을했지만 사회인야구단때문에 포기한 원인이 큽니다...
2군연습장 건설은 구단탓이죠..대전시에서 이미 부지 마련해주고 절차가 다 끝난상태인데...
청주구장까지 버스타고 2군선수들 연습 시키러 가는거보다 대전구장에서 하는게 낫다고 하네요
4년연속 꼴지 롯데도 있는데 이제 2년 연속 꼴지가지고 호들갑 떨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하지만, 마음은 언제나 한화가 4위 안에 들었으면 좋겠지만요.
이러고 있다간 그 기록을 깰꺼 같으니까.. 그리되기전 정신차리자는 의도지요~~
4년연속 꼴찌하고 나서.. 아차~~!! 할 순 없으니까요~~
호들갑이라뇨. 지금 한화는 정말 심각합니다.
4년연속 꼴지 하던 롯데는 투자라도 하죠!
지금부터 준비해도 2년뒤에 꼴지 탈출할 수 있을지 싶네요. 올해 내년에 주축 선수들 군대가면 선수 팔아먹기하는 넥센보다도 훨씬 심각한 상태라고 보여지네요.
지금 한화는 대우조선인수 문제로 3,500억원을 공중에 날릴 판입니다... 야구에는 관심조차 없죠....
대우조선 입찰 캔슬로 자금 사정이 결정타 같아요 현재 비자금 문제도 그렇고 이런 상황서 단장 사장이 돈투자에 대한 품의 상신을 구단주한테 결재 올려도 제정신 이냐고 자기목 짤릴줄 모르고 한화 팬들의 열망을 무슨 열사도 아니고 이해가 가네요...그러면 구단주는 과감하게 정리 하심이 좋을것 같네요...
너무들 한탄하지 마세요. 난세에 영웅이 나타나는 법입니다. 지켜봅시다. 솔직히 2000년 초반에도 어려움있었습니다. 단지 꼴지만 안했을 뿐이죠. 한화가 일어선건 2005년 후반기부터라고 생각하는데.... 진정한 팬이라면 기다려보는수 밖에 없을 듯 합니다.
우리라도 우리 자식들 챙겨주고 지켜봐줘야줘. 언제까지 구단운영에 한탄만 할 수 없는 노릇이고, 선수들 탓만도 할 수 없는 노릇이고, 전 그냥 잘 될때까지 지켜봤으면 좋겠네요.
한화라는 기업 자체가 짜증나;;;ㅡㅡ 4년이 아니라 5년연속 꼴찌도 불안해보이는 현상황입니다....
빵빵한 기업에서 이글스 좀 인수했으면 좋으련만... ㅠㅠ KT 에서 인수 안하나 ㅠ
휴
비자금때문에 요즘 김회장 그분 장단 맞추러 다니느라 바빠서 야구단은 신경도 못쓰죠~애초부터 별 관심은 없었다지만~대우조선 인수 결렬부터해서 모기업에서 계속 안좋은 일들만 생기니 손벌리기도 애매하겠어요...쯧쯧
글을 굉장히 조리있게 쓰셨네요.. 잘 읽고 갑니다.. 정말 공감이 가는 글이네요^^ 넥센이랑 한화가 이 지경인데 10개 구단설이 나오는 현실도 정말 어의없게 생각하고 있습니다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