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동영상은 '10살 꼬마가 치는 알함브라궁전' 이라는 제목으로 최근 급격히 인터넷에 퍼지고 있는 동영상이다. 옆 사진은 동영상의 첫부분을 캡처한 것. 동영상에는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어린이가 어렵기로 유명한 알함브라 궁전을 능숙하게 연주하는 모습이 담겨있다. 이 동영상은 몇년전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약 1개월전 쯤 부터 여러 사이트에 옮겨지고 있다.
클래식 음악은 전문 사이트 외에는 눈을 씻고 찾을래야 찾을 수 없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씨 조차도 일반 사이트에서는 발을 붙이지 못한다. 이런 인터넷 게시판의 특성으로 미뤄보면 이 동영상이 퍼지고 있는 것은 극히 예외적인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만큼 네티즌들의 흥미를 유발하고 있다는 뜻이다.
클래식 기타를 조금이라도 아는 네티즌들은 동영상을 보고 경탄을 금치 못한다. '알함브라궁전'은 이른바 '트레몰로'라는 연주법을 완벽히 소화하지 못하면 연주할 수 없는 어려운 곡이다. 이 곡은 너무 어려워 음악콩쿠르에 과제곡으로도 이용된 적이 없을 정도다. "10살 짜리 아이가 어떻게 저 어려운 곡을 저렇게 잘 칠 수 있을까?"라는 것이 네티즌들의 한결 같은 반응이다.
Stay:아무리 클래식 기타라지만..잘지네..ㅠㅠ
알쑝달쑝:오호~ 너무 잘 치네요 ㅠ_ㅠ 난 18살인데 ㅠ 뭐야 짜증나 ㅠ
-_-12: 몇년전껀데.. 근황이궁금하구려..
물음표: 대단해요.. 2004/05/22 12:59
퓨리: 짱이군요-_-! 2004/05/29 05:36
단비: 와, 부럽다~
도깨비 뉴스는 이 동영상의 출처를 찾아 보았다. 클래식 음악 전문 포털사이트 '뮤직필드'에 올려진 클래식기타 부문의 동영상중 하나였다. 이 곳에서 동영상의 주인공을 추적할 수 있었다.
주인공은 광주 광역시 율곡 초등학교 4학년 변보경. 만10살의 소녀였다. 그 소녀는 뜻밖에도 이 동영상을 부끄럽다고 했다. 동영상은 2년전 테스트 삼아 연습삼아 연주한 것인데 지금 실력은 이것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것이다.
변보경양의 주변인물들을 통해 들은 그에 대한 평가는 "클래식 기타 협회에서 인정하는 실력을 갖춘 기타리스트로는 최연소자", "처음 접하고 6년 동안 한번도 손에서 기타를 놓은 적이 없는 소녀", "강사 생활 35년에 처음 보는 천재 소녀" 등등이었다. 그러나 어느 매체에서도 보도된 적은 없었다.
뮤직필드를 통해 변양의 매니저 역할을 하고 있는 이모 안영숙씨와 통화를 할 수 있었다.
▷처음 시작한 것은 언제인지?
"5살때부터 시작했다."
▷접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그 아이의 언니가 바이올린을 하는데, 동생은 '피아노를 하겠다'고 해서 학원에 보내줬는데, 학원에서 피아노 습득능력이 너무 늦다는 말을 듣고 피아노를 관뒀다. 우연히 EBS방송에서 클래식 기타 연주하는 장면이 나와서 '너 저거 해볼래?'라고 했더니 '한다'고 해서 시작하게 되었다.
음악을 꼭 시키려고 한 것은 아니고, '세상을 즐겁게 살아라'는 뜻에서 정신적인 풍요를 강조하는 아이 어머니의 의사 대로 스스로 좋아하는 것을 하도록 하고 싶었다."
▷조기유학을 보낼 생각은 있는지?
"현재 지도 선생님과 전문가를 통해서 알아보고 있으며, 환경이 맞으면 보낼 생각이고, 본인도 그렇게 꺼려하지 않는 것 같아서..."
▷혹시 개인연주회를 한 적이 있는지?
"올해 4월 3일 광주 드맹 아트홀에서 처음으로 했다, 지도선생님의 주관하에서 모든 것을 했다"
▷그럼 계신 곳이 광주? 혹시 지역신문이나 그외 다른 보도에 나간 적이 있는지?
"아직까지 한번도 없었다"
▷기타연습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그게 좀 신기하기도 한데, 클래식 기타를 잡은 이후는 지금까지 6년동안 한번도 놓지 않고 연습을 꾸준히 하고 있다."
▼지난 4월 3일 연주회 때의 변보경양 모습
변보경양을 지도하고 있는 김태수씨는 "연주회 때 모인 사람이 우리가 집계하기로는 140명정도였다. 1시간을 좀 넘는 시간 동안 열댓곡을 연주했다. 관람객은 무료입장으로 고등학생과 대학생위주로 받았다. 연주회를 본 학생들도 처음엔 어린 아이라고 별 기대를 안했다는데, 연주가 끝나고는 정말로 좋아하면서, 한편으론 놀라기도 했다"고 전했다.
▷지금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동영상은 본 적이 있는지?
"그 동영상 알고 있다. 그런데 그것은 뮤직필드 갔다가 우연찮게 실력테스트 하느라 잠깐 친 것이다. 그것이 보경이가 2학년때니까 2년전이다. 지금은 그 링크를 없애려 한다. 나오는 보경이를 보면 알겠지만, 정식으로 지도 받은 것도 아니고 옷도 드레스가 아니라 일반적인 것이라서, 보경이가 그걸 싫어한다. 지금은 훨씬 더 잘 치는데, 그 동영상이 나도는게 싫은 것 같다(웃음)"
▷변보경양에 대해서 평가를 해준다면?
"제가 지금 강사경력이 35년인데, 이러한 암기 능력과 뛰어난 센스를 가지고 있는 아이를 보지 못했다"
▷앞으로의 계획은?
"음악협회에서 여는 콩쿠르가 오는 7월에 있고, 기타 전문가들이 많이 참석하고 권위 있는 대회인 한국기타협회에서 여는 대회가 9월에 있다, 두곳에 촛점을 맞춰 연습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