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습니다. 아름다운 사찰여행, 즐거운 마음으로 떠나보실까요? 우리나라에는 오대적멸보궁이 있습니다. 적멸보궁이란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셔놓은 전각입니다. 오대적멸보궁은 봉정암, 월정사, 법흥사, 정암사, 통도사입니다. 저는 하얀 눈이 소복하게 쌓인 강원도 정선에 있는 태백산 정암사에 다녀왔습니다. 아름다운 설경을 보여드릴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정암사에는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모셔진 수마노탑과 자장율사 진영이 모셔진 자장각이 있으며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열목어의 서식지입니다. 마치 불국토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이 드는 정암사입니다. 즐겁게 보시고, 구독과 좋아요 부탁드립니다. 행복한 주말 보내시기 바랍니다. *정암사 사찰 정보 주소 : 강원 정선군 고한읍 고한리 2 전화번호 : 033-591-2469
[김유식의 펜화로 찾아가는 사찰기행] ⑥ 정선 정암사
태백산 자락 비경에 진신사리 모신 적멸보궁
설경 속 수마노탑 운치 뛰어나
손색이 없는 참선수행처 '명성'
펜과 먹 이용해 설경의 담백함
수묵과 콜라보로 표현해 봐
수마노탑이 보이는 정암사 설경. Pen & ink on paper. 54x38cm.
강원도 정선에 위치한 정암사는 중앙고속도로 제천 나들목에서 빠져 나와 영월 제천 방면으로 오른쪽 길을 택한 뒤 고한을 지나 상갈래 교차로에서 상동 정암사 방향으로 우회전하여 찾아가면 된다. 태백산 높은 곳에 꼭꼭 숨은 이 절은 통도사, 오대산 중대 사자암, 법흥사, 봉정암의 적멸보궁과 더불어 우리나라 5대 적멸보궁으로서의 위상을 가지고 있다. 정암사와 수마노탑은 현존 적멸보궁 가운데 설악산 봉정암과 함께 석탑을 이용해 보궁을 형성한 독특한 곳으로 '갈래사'라고 불렀다. 대한불교조계종 제4교구 본사인 월정사의 말사이기도 하다.
절 입구에서 만나는 일주문을 들어서면 왼편에는 근년에 완공된 육화정사와 오른편에는 목우당 당우가 있다. 도량 가장자리에 범종각이 있고 범종각을 지나 열목어 하천 건너편에는 수마노탑을 바라보는 자리에 고색의 단아한 적멸보궁이 자리 잡고 있으며, 관음전과 자장각 삼성각이 적멸보궁의 반대편에 위치하고 있다. 겨울에 찾은 눈 덮힌 태백산 자락의 수마노탑이 보이는 정암사 입구 전경은 과연 참선의 장소로 손색이 없는 비경이 따로 없다. 고드름 달린 당우 저편 높은 곳에 자리한 수마노탑을 배경으로 담기로 하고 펜과 먹을 이용해 설경의 담백한 맛을 수묵과의 콜라보를 통해 표현해 보았다.
정암사의 창건 유래를 살펴보면 신라시대 자장율사는 말년에 강릉 수다사에 머물렀는데, 하루는 꿈에 한 스님이 나타나 "내일 대송정에서 보리라"라고 하였다. 아침에 대송정에 가니 문수보살이 나타나 "태백산 갈반지에서 만나자"하고 사라졌다. 자장율사는 태백산으로 들어가 갈반지를 찾다가, 어느 날 큰 구렁이가 똬리를 틀고 있는 것을 보고 제자에게 "이곳이 갈반지"라 이르고 절을 지었다는 것이다.
작품 배경에 있는 불사리탑인 수마노탑은 정암사 가람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장소에 있으니 힘이 들더라도 반드시 올라보길 바란다. 명칭은 불교에서 금, 은과 함께 7보석 중의 하나인 마노와 관련이 있으며, 자장율사가 진신사리를 가지고 귀국할 때 서해 용왕이 자장의 도력에 감화하여 준 마노석으로 동해 울진포를 지나 신력으로 갈래산에 비장해 두었다가 탑을 쌓았고, 물길을 따라 가져왔다 해서 물 '수(水)'자를 앞에 붙여 '수마노탑'이라 불렀다는 설화가 전해진다. 이 탑을 세운 목적은 전란이 없고 날씨가 고르며, 나라가 복되고 백성이 편안하게 살기를 염원하는데 있다고 한다.
수마노탑 해체 보수 당시에 탑의 건립에 관한 상세한 내용을 적어 탑 안에 넣어 둔 탑지석을 발견하는 성과로 인해 조성역사, 조탑기술 등을 연구하는 데 매우 귀중한 자료를 알게 되었고 탑의 이름이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는 희소한 석탑이라 한다. 수마노탑은 높은 암벽 위에 조성한 특수한 석탑으로 총 길이가 9m에 달하며, 화강암 기단 위에 정교하게 다듬은 모전석재를 포개어 쌓았고 단 수를 층별로 일정하게 더해 쌓았는데 상륜부까지 완전한 모습을 갖추고 있다.
경주 분황사 석탑과 같이 조형적인 안정감과 입체감 그리고 균형미를 잘 보여주는 귀한 문화재로 모전석탑으로 조성된 진신사리 봉안탑으로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하다는 점에서 그 가치를 인정받아 최근 국보로 지정 되었으니 앞으로도 잘 보존해야 할 문화유산이다.
적멸보궁 설경. Pen & ink on paper. 54x38cm.
정암사 적멸보궁에 쌓인 눈은 아름답고 고적한 산사의 풍미 그 자체다. 신라 선덕여왕 때 자장율사가 석가모니불의 사리를 수마노탑에 봉안하고 이를 지키기 위하여 건립한 것으로, 수마노탑에 불사리가 봉안되어 있기 때문에 법당에는 불상을 모시지 않고 있다.
들은 이야기로 보궁 안에는 선덕여왕이 자장율사에게 하사했다는 금란가사가 보관되어 있었다고 한다. 눈 덮힌 정암사 적멸보궁은 단아한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어 여백이 충만한 구도의 그 풍경을 담기로 했다. 수묵과의 조화를 기하고자 먹과 펜의 콜라보로 작업해 보았다. 사실 태백산의 정기를 담아보려 매우 고심하였던 작품이다.
적멸보궁 입구의 석단에는 선장단이라는 고목이 있다. 이 나무는 자장율사가 짚고 다니던 지팡이를 심은 뒤 수백 년 동안 자랐다고 하는데 지금은 고목으로 남아 있다. 신기한 점은 고목이 옛날 그대로 손상된 곳이 없다는 것인데, 다시 이 나무에 잎이 피면 자장율사가 환생한다고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니 다시 싹이 트기를 염원해 본다. usikim@naver.com
[불교신문 3711호/2022년4월12일자]
김유식/펜화가 usikim@naver.com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