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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개 구단의 1라운드 지명 선수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이들 가운데 내년 시즌 1군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선수는 누가 될까. |
투수 유망주와 외야 자원 확보에 주력한 롯데
지난해 1라운드에서 고교 우완 김원중을 지명한 롯데는, 올해 역시 1라운드 6번으로 투수 송주은(부산고)을 지명했다. 송주은은 올해 초까지만 해도 윤형배(NC), 조상우(넥센)와 함께 ‘고교투수 빅3’로 거론된 유망주. 150km/h를 던지는 잠재력에 연고지 출신이라는 점에서 더없이 이상적인 선택이었다. 이어 롯데는 2라운드에서 강릉고의 똘똘한 우완투수 박진형을, 3라운드에서는 제주국제대의 강속구 좌완 송창현을 잇달아 지명했다. 조성우 스카우트 팀장은 “일단은 투수를 먼저 뽑을 생각이었다”며 “사이드암은 김성배, 정대현, 김성호 등이 있기 때문에 제외하고 우완 정통파와 좌투수를 생각했다”고 밝혔다. 올해 퓨처스팀 마운드가 크게 붕괴된(평균자책 5.14) 롯데는 마땅히 1군에 올려보낼 만한 투수도 찾기 힘든 상황이다. 특히 140km/h 후반대의 빠른 볼을 구사하는 젊은 투수가 많지 않은 것이 고민. 이에 지난해 김원중, 유정민, 박휘성, 김성호 등 빠른 볼을 던지거나(던질 가능성이 있는) 투수를 대거 지명했고 올해도 잠재력 있는 투수를 우선적으로 지명했다.
롯데의 첫번째 선택은 지역 연고 유망주인 송주은이었다. 송주은은 잠재력만 놓고 보면 윤형배, 조상우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우완 강속구 투수. 자신만의 투구폼을 빨리 찾는 것이 급선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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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라운드 이후로는 대졸 외야수가 집중 타깃이 됐다. 원광대의 총알 탄 외야수 조홍석이 4라운드, 중앙대의 중견수 겸 톱타자 백민기가 5라운드에서 이름이 불렸고 7라운드에서는 동의대 고도현을 선택했다. 이 또한 팀의 취약점인 외야 자원을 확충하기 위한 선택이다. 한 롯데 관계자는 올해 롯데 퓨처스팀 성적 부진에 대해 “외야수들이 부상이나 1군 콜업으로 빠지면서, 김대우 등 내야 자원들이 외야로 출전하게 되자 공수에 문제가 생겼다. 외야쪽 수비가 약해지면서 투수들까지 영향을 받고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게다가 곧 FA가 되는 김주찬과 군 문제가 걸려있는 전준우, 손아섭 등의 부재에도 대비할 필요가 있었다. 조성우 팀장은 “현재 팀 전력을 염두에 두고 외야수 자원 중 발이 빠른 선수나 힘 있는 선수를 고르려고 했다. 좌타자 보강도 신경썼다”고 설명한다. 대졸 외야수를 주로 선택한데 대해서는 “우선 고졸 유망주들이 앞의 순번에서 대부분 빠져 나갔다. 또 수비나 타격, 주루 능력 면에서 빠른 시일 내에 활약할 수 있는 것은 대졸 선수들이라고 봤다”고 했다.
8라운드에서 거구의 포수 이종하(화순고)를 뽑아 미래의 포수 자원을 보강한 롯데는 10라운드에서 타격 재능이 뛰어난 고교 외야수 정준혁(부산고)을 지명하는 것으로 드래프트를 마무리했다. 전체적으로 투수 쪽에서는 즉시전력보다는 장기적으로 키워볼 만한 유망주를, 야수는 내년에 즉시 실전에 써먹을 수 있는 대졸 선수를 골랐다고 볼 수 있다. 또 고교와 대학에서의 이름값이나 성적보다는 선수가 지닌 잠재력을 중시한 것도 특징이다. 송주은은 올해 부진했지만 투구폼만 자리잡으면 ‘부산 에이스’로 성장할 수 있는 재목이다. 일반 팬들에겐 이름조차 생소한 박진형과 송창현은 롯데가 먼저 데려간 뒤 입맛을 다신 구단이 적지 않았다. 한편 지난해 연고지 선수 세 명(신본기, 김준태, 박휘성)을 지명했던 롯데는 올해도 부산고 2명, 동의대 1명을 선택하며 지역 팬들을 챙기는 일도 잊지 않았다.
만족도 (조성우 스카우트 팀장) ★★★★1/2
90점 정도가 적당할 것 같다.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운 지명을 했다. 목표대로 상위 순번에서는 기대치가 높은 투수들을 보강했고, 이후에는 팀이 필요로 하는 외야 자원을 보강했다. 연고지 출신인 송주은이 우리 차례까지 돌아온 것도 다행이다. 물론 지역 안배를 떠나 실력을 기준으로 삼았지만, 마침 연고지역에서 나온 선수가 그에 해당되어 만족스럽게 생각한다.
롯데 주요 지명선수 리포트
1라운드 – 부산고 송주은 (투수, 우투우타, 188cm/93kg)
2012년 11경기 62이닝 4승 2패 71탈삼진 평균자책 2.18
기골이 장대한 체구에 150km/h에 가까운 빠른 볼을 구사한다. 제구가 제대로 되는 날은 타자들이 손도 대지 못할 정도로 낮게 깔리는 직구가 위력적이다. 그러나 투구폼이 일정하게 유지되지 않고 자주 바뀌는 탓에 제구 역시 널을 뛰는 모습이 잦았다. 가까운 예로 청룡기 첫 등판 때는 빠른 볼이 140km/h를 넘지 못하는 모습이었지만, 두 번째 경기 때는 바뀐 투구폼으로 147km/h 강속구를 뿌렸다. 롯데 코치진의 역량이 발휘되어야 할 대목이다. 조성우 스카우트 팀장은 “잘 성장하면 송승준처럼 선발로 능력을 발휘하는 선수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올해 혜성처럼 등장한 강릉고 우완 박진형. '누구?'라고 하는 팬도 있을지 모르지만, 야구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굉장히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100km/h도 안되는 '이퓨스'를 과감하게 찔러넣는 모습은 신기할 정도. |
2라운드 – 강릉고 박진형 (투수, 우투우타, 182cm/73kg)
2012년 12경기 38.2이닝 3승 2패 45탈삼진 평균자책 2.08
지명도는 거의 없지만 투수로서 매우 뛰어난 재능을 지닌 선수다. 140km/h 초반대의 힘있는 볼과 90~100km/h 사이의 느린 커브를 과감하게 섞어 던진다. 기본적으로 스트라이크를 던질 줄 알고, 변화구 제구도 뛰어나다. 또 손목 힘이 좋아서 공을 던질 때 임팩트가 강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내야수 출신이라 수비력도 준수하다. 조성우 팀장은 “3라운드에서 잡으려고 했으면 놓칠 것 같아서 고민했다”며 “워낙 장래성이 높은 선수라서 2라운드에서 지명했다”고 밝혔다.
3라운드 – 제주국제대 송창현 (투수, 좌투좌타, 184cm/95kg)
2012년 7경기 42.2이닝 1승 6패 28탈삼진 평균자책 4.19
제주국제대(구 탐라대) 좌완 에이스로 2학년 때부터 뛰어난 활약을 선보였다. 사바시아스러운 오동통한 체형에 부드러운 투구폼으로 140km/h 초중반의 빠른 볼을 구사한다. 역시 볼을 때릴 줄 알고 투구 밸런스가 좋아서 높은 잠재력을 인정받는 투수다.
제주국제대 좌완 에이스 송창현. 튼실한 체구에 부드럽고 안정적인 투구 밸런스를 자랑한다. '롯바시아'가 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녔다. |
4라운드 – 원광대 조홍석 (외야수, 우투좌타, 179cm/75kg)
2012년 19경기 69타수 20안타 .290/.456/.348 10도루
1년 선배 이규환(작고)을 떠오르게 하는 발 빠른 좌타 외야수. 컨택트 능력이 뛰어나고 4할대 출루율이 증명하듯 볼을 끝까지 보면서 잘 골라내는 타입이다. 주력과 주루플레이, 작전수행 능력도 수준급이고 외야수비도 뛰어나서 팀에서 이모저모 쓰임새가 많은 선수다.
5라운드 – 중앙대 백민기 (외야수, 우투우타, 185cm/85kg)
2012년 13경기 49타수 16안타 .327/.411/.429 9도루
중앙대 톱타자 겸 중견수로 독보적인 자질을 보여줬다. 큰 체격조건에도 빠른 발과 안정적인 수비력을 자랑한다. 타석에서도 좋은 스윙으로 잘 맞은 타구를 양산하며, 불리한 카운트에서도 끈질기게 투수를 괴롭힐 줄 아는 타자다. 조성우 팀장은 “중거리 타자로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고 밝혔다.
6라운드 – 홍익대 구승민 (투수, 우투우타, 182cm/82kg)
2012년 10경기 29.1이닝 0승 3패 25탈삼진 평균자책 3.41
대학 4년 성적은 44.2이닝 1승 4패가 전부지만,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 속에 롯데의 지명을 받았다. 조성우 팀장은 “투구폼과 팔 스윙 등을 볼 때 여러 가지로 좋은 능력을 가졌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공을 던질 때 순간적으로 임팩트를 가할 줄 안다는 평가를 받는다. 투구 후의 수비도 매끄럽다. 다만 적은 등판 경험에서 드러나듯 많은 실전 경험을 쌓을 필요가 있다.
7라운드 – 동의대 고도현 (외야수, 우투우타, 185cm/93kg)
2012년 15경기 42타수 13안타 .310/.508/.381
장타자로의 가능성을 보고 롯데가 선택했다. 기본적인 타격 준비 자세가 교과서적으로 뛰어나다는 평을 받는다. 출루율 5할대에서 드러나듯 선구안도 좋고 변화구에 대한 대응력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아쉬움이라면 수비력이 약간 떨어진다는 것. 하지만 타격시 힘이 워낙 좋아서 앞으로의 발전이 기대되는 선수다.
8라운드 화순고 이종하 (포수, 우투우타, 185cm/88kg) / 9라운드 동국대 임종혁 (내야수, 우투좌타, 177cm/75kg) / 10라운드 부산고 정준혁 (외야수, 좌투좌타, 182cm/83kg)
미래의 가능성에 투자한 SK 와이번스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SK는 5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며 ‘왕조’를 이룩했다. 그러나 빛이 있으면 그림자도 생기는 법. 팀 성적이 계속 상위권을 달리다 보니 신인 드래프트에서는 좀처럼 대어를 낚을 기회가 돌아오지 않았다. 게다가 올해는 NC가 우선지명으로 2명을 먼저 선택하면서 SK의 차례는 9번째 –8개 구단 체제에서는 2라운드 1번에 해당되는- 까지 밀려난 상황이다. 윤형배나 이성민처럼 스피드와 제구와 수비능력까지 모든 것을 갖춘 선수를 지명하는 것은 애초에 포기해야 했다.
이민호의 볼을 받아주던 포수에서 부산고의 히트상품으로 다시 태어난 이경재. 야구공이 아닌 볼링공을 던지는 건 반칙이지만, 이경재는 그렇게 한다. 성장세가 워낙 빨라 몇 년 뒤의 발전된 모습을 기대하게 하는 유망주다. |
허정욱 스카우트 팀장은 “지명 순번상 즉시전력감을 뽑기는 어려웠다”며 이렇게 설명한다. “앞의 팀들이 투수를 지명했다면 김인태나 강승호 등을 생각할 수도 있었지만 실제로는 좋은 야수들이 앞에서 먼저 빠져 나갔다. 그래서 장기적으로 키워볼 만한 투수 유망주로 부산고 이경재를 먼저 선택했다.” 포수 출신으로 최고 147km/h 볼링공 직구를 뿌리는 이경재는 올해 들어 기량이 급성장한 선수. 여름 전까지만 해도 3~4라운드 정도에 지명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청룡기와 대통령기에서 계속해서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며 순위가 대폭 상승했다.
반면 2라운드에서는 경남대 에이스로 활약한 이석재를 뽑으면서 리스크에 대비한 안전장치도 마련했다. 체구가 크지 않은 편이라 잠재력은 다소 제한적이지만, 프로에서 즉시전력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선수라는 평이 많다. 좌완 김정빈(화순고)과 우완 유영하(충훈고)도 지명도는 높지 않지만 재능 하나만은 확실한 투수들. 과거 제물포고에서 명투수로 이름을 날린 허정욱 팀장이 눈여겨본 선수들이다. 호타준족을 자랑하는 외야수 최민재(화순고)와 장타력이 돋보이는 류효용(상원고)은 각각 빠른 발과 파워가 장점으로, 잘만 다듬으면 프로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들은 하나같이 한두가지 단점도 있지만, 프로에서 장점이 극대화되면 엄청난 선수로 성장할 수 있는 ‘하이-실링 유망주’라는 점이 공통적이다. 신인선수를 즉각 1군에서 활용하기 쉽지 않은 SK의 선수 구성을 볼 때 적절한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경남대 에이스 이석재의 피칭 동작. 대학 투수답게 안정감 있는 제구와 경기 운영을 자랑한다. 코칭스태프에서 자신감을 심어주고 기회를 주면 지금보다 더 뛰어난 활약을 보여줄 선수다. |
7라운드 이후로는 대학 2부리그 소속 선수들을 집중적으로 지명한 점이 이채롭다. 7라운드 내야수 정효원(강릉영동대)과 8라운드 투수 성양민(세계사이버), 9라운드 내야수 모상영(송원대)를 차례로 선택한 것이다. 또 10라운드에서는 상무 제대를 앞둔 내야수 김경근을 지명해 재도전의 기회를 제공했다. 이에 대해 허 팀장은 ”확실한 장점 한 가지씩을 갖춘 선수로 뽑았다”며 이렇게 덧붙였다. “하위 라운드에서 공수주 3박자를 갖춘 선수는 찾기 어렵다. 어정쩡한 능력의 선수보다는 하나라도 특징이 뛰어난 선수가 프로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봤다.” 이 중 모상기(삼성)의 동생인 모상영은 2부리그의 이대호. 올해 쳐낸 7안타 중 3개가 홈런일 정도로 일단 맞으면 담장을 넘기는 파워를 지녔다. 또 김경근은 프로야구 선수를 모두 합쳐도 첫손에 꼽힐 만큼 강한 어깨를 지녔다는 평이다.
여기에는 이들이 각자 한 차례 이상 ‘실패’를 맛본 선수들이라는 점도 감안했다. “한 번씩 패배를 맛본 친구들이라 야구에 대한 절실함이 있다. 물론 그렇지 않은 선수도 있겠지만, 해보고자 하는 의욕이 있는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려고 했다. 그런 선수들이 가세하면 팀 분위기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봤다.” 허 팀장의 얘기다. 상대적으로 주목도가 떨어지는 2부 대학 선수들까지 빼놓지 않고 꼼꼼하게 체크했다는 점에서 SK 스카우트팀의 숨은 노력이 엿보인다.
전성기 때보다 약해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SK 와이번스의 1군은 높고 두터운 선수층을 자랑한다. 연령대도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이 대부분이라 당장 세대교체가 시급한 상황과도 거리가 멀다. 5년 동안 한국시리즈를 치르며 풍부한 경험을 쌓은 기존 선수단을 고교와 대학을 갓 졸업한 신인들이 단숨에 따라잡기는 쉽지 않다. SK에 최근 2~3년 내에 입단한 선수들도 거의 대부분이 퓨처스에서 뛰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올해는 지명 선수들이 확실한 장점에 비해 보완할 점도 많은 선수들이라, 최소 2~3년은 퓨처스에서 정비하는 기간이 필요하다. 신인들에게 당장 내년부터 1군에서의 활약을 기대하는 것보다는, 시간을 두고 성장해 가는 모습을 느긋하게 바라보는 것이 어떨까. 지금 SK 주전 멤버들도 적게는 2년에서 3년, 길게는 6~7년이 걸린 끝에 1군에서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다.
만족도 (허정욱 스카우트 팀장) ★★★★
SK 주요 지명선수 리포트
1라운드 – 부산고 이경재 (투수, 우투우타, 186cm/98kg)
2012년 12경기 35.1이닝 3승 1패 34탈삼진 평균자책 1.29
원래는 포수였다. 지난해 초부터 투수로 전향해 김백만 투수코치와 함께 오랜 시간 수업을 쌓았고, 마침내 올해부터 가능성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올해 초 열린 황금사자기 대회 충암고전에서 인상적인 피칭을 선보이며 주가를 높였다. 최고구속 147km/h에 회전이 좋은 위력적인 직구를 구사한다. 스트라이크를 넣는 능력도 경력에 비해서는 괜찮은 편이다. 다만 투수를 한 경험이 많지 않아서 아직까지 변화구나 경기 운영, 수비 등에서는 보완할 점이 많다. 성장 속도가 매우 빨라서 지금보다 앞으로의 모습이 더 기대되는 투수다. 허정욱 팀장은 “구위로만 보면 두산 이용찬이 떠오른다”고 평가했다.
2라운드 – 경남대 이석재 (투수, 우투우타, 177cm/74kg)
2012년 15경기 48.2이닝 2승 2패 32탈삼진 평균자책 2.57
SK가 이번 드래프트에서 유일하게 즉시전력감으로 생각하고 뽑은 투수다. 최고 147km/h까지 나오는 빠른 볼에 안정적인 컨트롤과 경기 운영 능력을 보여준다. 겨울에 프로팀과의 연습 경기에서도 주눅들지 않고 좋은 투구를 보여줬다. 그만큼 마운드에서 배짱이나 승부 근성도 갖췄다는 평이다. 다만 사이즈가 약간 작은 편이라는 게 아쉬운 점이다. SK에서는 “고원준 급의 구질을 구사한다”며 높은 평가를 내렸다.
화순고의 좌완 에이스 김정빈. 140km/h 초반의 매서운 빠른 볼과 체인지업으로 타자를 요리한다. 허정욱 스카우트 팀장은 '제 2의 박희수가 될 재목'이라며 기대감을 표했다. |
3라운드 – 화순고 김정빈 (투수, 좌투좌타, 181cm/58kg)
2012년 10경기 32.2이닝 4승 1패 33탈삼진 평균자책 2.45
SK가 ‘미래의 박희수’를 생각하며 뽑은 고교 좌완이다. 140km/h 전후의 빠른 볼이 볼끝이 매섭게 들어간다는 평을 듣는다. 특히 타자 몸쪽으로 들어가는 공의 위력이 상당하다. 여기에 수준급의 체인지업을 함께 구사한다. 지난해까지는 평범한 투수였지만 겨우내 명투수 출신 이광우 감독과 박성기 코치의 지도로 투구 밸런스를 바로잡으면서 구위와 제구가 모두 좋아졌다. 대통령배 부산고와의 경기에서는 5이닝 강우콜드 노히터 경기를 펼치기도. 체력이 다소 약한 것이 보완할 부분이다.
4라운드 – 화순고 최민재 (외야수, 우투좌타, 180cm/76kg)
2012년 15경기 55타수 21안타 .382/.500/.600 2홈런 16타점 21도루
공수주 3박자를 모두 갖췄다. 2년 선배인 정진기를 떠오르게 한다는 평가가 많다. 컨택트 능력도 뛰어나고 빠른발과 적극적인 주루플레이가 돋보인다. 3~4년 뒤 SK 주전 외야수가 기대되는 선수다. 다만 스카우트에 따라서는 멘탈적인 면에 아쉬움을 표하기도 한다. 3라운드 이전 지명도 예상됐지만 SK가 4라운드에서 낚아챘다.
5라운드 – 상원고 류효용 (외야수, 우투우타, 183cm, 86kg)
2012년 19경기 69타수 18안타 .261/.325/.464 3홈런 14타점 6도루
올해 강승호(4개)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홈런(3개)을 쳐낸 거포 유망주다. 기본적인 타격 재능과 힘이 좋고 여기에 기동력도 겸비하고 있다. 외야 수비능력만 보완하면 장차 오른손 거포로의 성장을 기대할 만하다.
상대타선의 온도를 영하로 떨어뜨리는 충훈고 에이스 유영하. 좋은 체격조건과 강한 어깨를 지녀 프로에서 발전 가능성이 아주 높다. 고교 시절의 평균자책이나 승수는 프로에서의 활약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 |
6라운드 – 충훈고 유영하 (투수, 우투우타, 183cm/80kg)
2012년 14경기 49이닝 4승 4패 38탈삼진 평균자책 4.41
2학년이던 지난해 인천고를 상대로 노히터를 달성하며 주목을 받았다. 탄탄한 신체조건에 최고 145km/h의 묵직한 빠른 볼을 구사한다. 변화구로는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를 던진다. 올해 성적은 좋지 않았지만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을 보고 발탁한 선수다.
7라운드 – 강릉영동대 정효원 (유격수, 우투우타, 184cm/81kg)
2012년 7경기 21타수 3안타 .143/.280/.143
안정적인 수비력이 강점이다. 제물포고 시절부터 수비 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팀 내야에 구멍이 났을 때 즉시 메워줄 수 있는 수비력을 갖췄다는 평이다. 다만 타격 면에서는 많은 발전이 필요하다. SK에서는 프로에서 체계적인 훈련을 거치면 공격에서도 향상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사이버대에서 출중한 투구를 보여준 좌완 성양민. 140km/h대 빠른 볼에 안정적인 제구력을 지녀 즉시전력 불펜요원으로 통할 가능성이 있다. 사진에서 입고 있는 유니폼은 SK 유니폼이 아니다. |
8라운드 – 세계사이버대 성양민 (투수, 좌투좌타, 178cm/75kg)
2012년 8경기 54.1이닝 3승 2패 75탈삼진 평균자책 3.00
대학 2부리그의 류현진. 좌완으로 최고 140km/h 초반대의 빠른 볼에 수준급의 체인지업으로 무더기 삼진을 잡아낸다. 제구력과 타자를 상대하는 요령이 뛰어나고 안 좋은 컨디션에서도 게임을 풀어 나갈 줄 아는 영리한 투수다. 허정욱 팀장은 “1~2 선발감을 기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짧은 이닝을 던지는 좌완 릴리프로 팀에 큰 보탬이 될 수 있는 투수”라고 소개한다. 다른 대졸 선수들보다 2살 어린 나이도 매력이다. 8라운드에서 이 정도 선수를 건지기는 쉽지 않다.
9라운드 광주송원대 모상영 (내야수, 우투우타, 188cm/100kg) / 10라운드 상무 김경근 (외야수, 178cm/82kg)
삼성은 프로야구에서 가장 두터운 선수층을 자랑하는 팀이다. 2군 경기에서 정인욱이 선발로 나왔다는 얘기는 마치 동유럽에 가니 김태희가 밭을 갈더라는 우스개처럼 들리지만 엄연한 사실이다. 삼성의 뎁스 차트에는 선발진과 불펜, 내외야 할 것 없이 뛰어난 선수들이 득시글댄다. 신인이 바로 1군에 한 자리를 차지한다는 건 에버랜드에서 줄 안서고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보다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일까. 지난해 드래프트에서 삼성은 1라운드부터 8라운드까지 장기 육성이 필요한 고교 선수를 집중적으로 지명했다. 올해 역시 10명의 지명자 중 8명이 고교 선수다. “현재 선수층을 감안해서 장래성 위주의 지명을 했다. 특히 1라운드는 10번째 차례이다 보니 좋은 투수를 고르기는 어렵다고 보고 내야 유망주를 지명하기로 했다.” 이선희 스카우트의 얘기다.
삼성의 상위 지명을 받은 송준석과 정현. 공수주 모든 부면에서 뛰어난 재능을 지닌 선수들이다. |
사실 내야수, 특히 2루는 현재 삼성의 유일한 아킬레스건이다. 이선희 스카우트도 “앞으로 내야쪽이 취약 포지션이 될 수 있다”고 인정한다. 일단 수년간 주전을 맡아온 신명철의 나이가 적지 않아서 뒤를 이을 선수가 필요하다. 유격수도 1군에는 김상수가 버티고 있지만, 퓨처스팀에는 확실한 자원이 없는 상황. 이를 반영하듯 삼성은 유격수와 2루 자원을 뽑는데 무려 5장의 지명권을 아낌없이 쏟아부었다. 1라운드에서 지명한 정현(부산고)은 강승호(LG 지명)와 더불어 고교 유격수 최대어로 꼽히는 기대주. 2라운드 김영환(신일고)도 지난해까지 유격수로 활약했고 3루와 2루를 맡길 수 있는 선수다. 6라운드 김성표(휘문고)와 7라운드 윤대경(인천고)도 유격수 요원이고 10라운드에서 뽑은 고려대 라준성은 2루수가 주 포지션이다. 한 아마야구 관계자는 “유격수는 보통 내야수들 중에 가장 야구를 잘하는 선수가 맡는다”며 “유격수를 일단 뽑아 놓으면 2루나 3루로 돌리기는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에 당장 내년부터 삼성 퓨처스팀은 지금보다 훨씬 풍성한 내야 자원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한편 3라운드에서는 박재근(부산공고)을 선택해서 사이드암 투수 자원을 확충했고, 5라운드에서는 이홍구(KIA 지명)와 더불어 대학 최고 포수로 통하는 이흥련(홍익대)을 뽑아 포스트 진갑용에 대비했다. “지난해와 올해 포수를 거의 뽑지 않은 것은 좋은 포수가 그만큼 드물었기 때문이다. 또 이지영이나 김동명 등이 있어서 아직은 급한 정도는 아니라고 봤다.” 이선희 스카우트의 설명이다. 내년에는 대구 지역 출신인 영남대 포수 김민수가 드래프트에 나올 예정이다. 그 외에도 삼성은 4라운드에서 뛰어난 타격 실력을 자랑하는 외야수 송준석(장충고)을, 8라운드에서는 좌완투수 이재익(유신고)을 지명하는 등 필요한 포지션을 골고루 보강했다. 삼성은 가장 불리한 조건에서 드래프트에 참가하면서도 팀이 꼭 필요로 하는 선수들을 적절히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최무영 팀장을 필두로 프로 감독과 코치, 전력분석 등 제각기 풍부한 경험을 자랑하는 스카우트 팀이 노련미를 발휘한 결과다.
만족도 (이선희 스카우트) ★★★★1/2
100점 만점에 90점 정도다. 대부분 뽑고 싶었던 선수들을 뽑았다. 내야수들의 경우에는 전부 원하던 선수를 지명했다. 송준석을 4라운드에서 뽑은 것이나 이흥련을 지명한 것도 성과다.
삼성 주요 지명선수 리포트
1라운드 – 부산고 정현 (유격수, 우투우타, 182cm/82kg)
2012년 15경기 58타수 22안타 .379/.486/.500 15타점 11도루
LG 지명된 강승호와 고교 유격수 랭킹 1, 2위를 다툰다. 삼성에서는 애초부터 “강승호보다 정현을 더 높게 평가했다”며 1라운드에 지명할 수 있어서 만족스럽다는 반응이다. 탄탄한 신체조건에 강한 어깨와 정확한 송구 능력을 자랑한다. 삼성 김민수 스카우트는 “어깨만 놓고 보면 1군 선수들과 비교해도 상위에 들어갈 정도”라고 평가한다. 또 볼 핸들링이나 수비범위, 주루플레이 등도 뛰어나다는 평가다. 타격에서도 정확성과 파워를 모두 갖춰서 오른손 거포로 성장 잠재력이 있다. 야구를 대하는 자세가 고교생답지 않게 진지하고 연습벌레로 불릴 만큼 성실해서 멘탈적으로도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2라운드 – 신일고 김영환 (3루수, 우투좌타, 182cm/75kg)
2012년 23경기 80타수 32안타 .400/.515/.513 13타점 21도루
지난해까지는 유격수를 보다 올해부터 3루수로 전향했다. 고교야구 최정상급의 빠른 발에 정확한 타격과 안정적인 수비 3박자를 고루 갖췄다. “컨택트 능력은 정현보다도 윗길로 평가했다”는 삼성측의 설명이다. 여기에 작전수행능력과 야구 센스도 뛰어나다. 겉보기에는 차분해 보이지만 승부욕과 근성도 매우 강하고 리더십도 있다. 삼성에서는 3루와 2루를 집중적으로 훈련해서 내야 멀티 플레이어로 육성할 계획이다.
부산공고의 사이드암 박재근. 장신에 유연한 몸을 지닌 박재근은 스리쿼터 앵글에서 140km/h대의 빠른 볼을 구사한다. |
3라운드 – 부산공고 박재근 (투수, 우투우타, 190cm/90kg)
2012년 11경기 63.1이닝 3승 6패 69탈삼진 평균자책 3.29
미래의 임창용을 염두에 두고 빠른 순번에서 발탁했다. 사이드암과 스리쿼터의 두 가지 팔 각도로 140km/h 전후의 빠른 볼을 구사한다. 192cm의 큰 키에 유연한 몸을 갖고 있어서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투수 출신의 삼성 이선희 스카우트는 “고교 1학년 때 처음 피칭을 봤는데 아주 유연하고 좋은 공을 던지는 투수였다. 올해 성적은 좋지 않았지만 소속팀 상황 때문에 훈련이 부족했던 게 원인이 아닐까 싶다. 앞으로의 좋은 모습을 기대하는 선수”라고 설명했다.
4라운드 – 장충고 송준석 (외야수, 좌투좌타, 180cm/75kg)
2012년 21경기 81타수 30안타 .370/.419/.617 1홈런 19타점 9도루
날카로운 스윙을 자랑하는 호타준족 외야수다. 체구는 작은 편이지만 갖다 맞히는 스윙이 아니라 확실한 자기 스윙으로 빨래줄 같은 타구를 만들어 낸다. 고교 통산 2홈런으로 나름대로 펀치력도 갖추고 있다는 평이다. 여기에 발 빠르기와 주루플레이 센스도 뛰어나 팀에서 쓰임새가 많은 선수다. 다만 수비 면에서는 송구 등에 보완이 필요하다. 삼성에서는 빠르면 1~2년 내에 1군 전력으로 성장하길 기대하고 있다.
5라운드 – 홍익대 이흥련 (포수, 우투우타, 184cm/85kg)
2012년 13경기 46타수 14안타 .304/.385/.435
KIA가 지명한 이홍구와 함께 대학 포수 최대어로 꼽힌다. 특히 수비력 면에서 스타 포수 출신 장채근 감독의 지도를 받으면서 갈수록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김민수 스카우트는 “흔히 수비형으로 알려져 있는데 공수가 모두 강점인 선수”라며 “이홍구와 비교해도 전혀 뒤지지 않는 능력을 갖췄다”고 평가한다. 예상보다 지명 순위가 뒤로 밀린 것은 어깨수술을 받은 뒤에 송구가 잠시 흔들렸기 때문. 그러나 현재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내년에도 1군 백업으로 뛸 수 있는 실력이라는 평이 많다.
6라운드 – 휘문고 김성표 (유격수, 우투우타, 174cm/54kg)
2012년 18경기 70타수 23안타 .329/.425/.371 13도루
고교야구의 샤이니. 누나 팬들의 인기만 따지면 강승호, 정현 부럽지 않다. 타석에 들어서면 고교야구 경기인데도 관중석 사방에서 비명 소리가 들린다. 외모만이 아니라 야구 실력도 출중하다. 정확도 높은 타격에 빠른 발과 주루 센스가 강점이다. 여기에 넘치는 끼와 야구 센스를 지녀서 프로 무대에서도 탄력만 받으면 좋은 활약을 기대할 수 있는 선수다. 김민수 스카우트는 “유격수 가운데 유연성만 놓고 보면 고교와 대학을 통틀어 가장 뛰어나다”고 평가한다. 류중일 감독이 선호하는 ‘모양 예쁜 내야수’에 해당된다. 프로에서 꾸준한 근력운동으로 힘을 키울 필요가 있다.
7라운드 인천고 윤대경 (유격수, 우투우타, 178cm/70kg) / 8라운드 유신고 이재익 (투수, 좌투좌타, 181cm/78kg) / 9라운드 동성고 곽병선 (외야수, 우투좌타, 180cm/73kg) / 10라운드 고려대 라준성 (2루수, 우투우타, 177cm/75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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