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패
"그때 복되신 동정녀께서 제가 말씀하시기를
'이 모양을 본떠서 패를 만들어라. 이 패를 축성받아 몸에 지니는 이는,
특히 목에 거는 이는 큰 은총을 받을 것이다. 나의 말을 신뢰하는 이에게 많은 은총이 내릴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습니다."(성녀 가타리나 라부레 / St. Catherine Labouré)
레지오 단원은 조직의 역사와 특별한 관계를 지닌 이 패를 소중히 여겨야 한다.
레지오의 첫 주회 때 제대 위에 1830년 형의 성모 성상( 聖像)이 모셔진 것은 깊이 생각한 끝에 이루어진 결과는 아니었다.
그렇다 해도 이때 이미 이 성상은 레지오 신심의 면모를 효과적으로 드러내고 있었으며,
조직은 실제로 이 성상을 중심으로 활성화되어 나갔다.
그러자 레지오 활동에 이 패를 사용하자는 의견이 제시되었다.
레지오의 첫 주회합에서 이 패에 새겨져 있는 호도(呼禱)가 바쳐진 이래,
지금은 그 기도문이 까떼나의 한 부분이 되어 모든 단원이 매일 바치고 있다.
이 패의 도안은 레지오의 벡실리움에 들어 있다.
이처럼 이 패가 여러 방향에서 스스로 레지오의 신심 안에 자리 잡게 된 것은 곰곰이 생각해 볼 만한 일이다.
이러한 일이 우연의 결과인지 혹은 하느님의 섭리로 인한 기묘하고 놀라운 작용이었는지는
다음과 같은 점을 생각하면 판단을 내릴 수 있을 것이다.
(가) 이 패의 목적은 원죄 없이 잉태되신 성모님께 대한 신심을 높이는 데 있다.
또한 이 패는 성모님께서 은총의 중재자로서의 역활을 맡고 계시다는 것도 나타내고 있다.
이로써 레지오가 공경하는 성모님의 여러 모습, 즉 원죄 없으신 동정 성모님, 어머니로서의 동정 성모님,
그리고 중재자로서의 성모님의 모습을 한데 묶어 드러내고 있다.
이 패에 새겨진 '원죄 없이 잉태되신 성모님'의 모습은
뒷면의 '티 없이 깨끗하신 성모 성심'이 보완함으로써 더욱 완전해진다.
앞면에는 성모님의 원죄에 물듦이 없이 잉태되셨음을 나타내고 있으며
뒷면에는 성모님께서 그 후 줄곧 죄를 짓지 않으셨음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나) 이 패의 뒷면에는 예수 성심과 티 없이 깨끗하신 성모 성심이 함께 나타나 있는데
레지오는 첫 회합 때부터 시작 기도를 바치면서 이 두 성심을 불러 모셔 오고 있다.
이 두 분의 성심은 하나의 가시관으로 찔려 있고, 다른 하나는 칼에 찔린 모습이다.
그리고 그 위에 있는 십자가와 M자는 주님의 수난과 성모님의 고통을 떠올리게 한다.
레지오는 이 두 분의 공로로 얻은 은총을 성모님과 더불어
다른 사람들에게 베푸는 특전을 지닐 수 있도록 기도하는 것이다.
(다) 놀라운 일은 파리 대주교 베르디에 추기경(Cardinal Verdier)이
레지오를 승인하고 강복한 시간이 바로 성모님께서 가타리나 라부레 성녀에게 발현하신지
100주년 되는 날의 바로 그 시간이었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레지오는 이 패를 완전히 레지오 자체의 패로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할 수 있으며,
이 패를 보급하는 일을 레지오의 사명으로 삼았다고 할 수 있다.
레지오 단원은 '살아 있는 기적의 패'로서 성모님이 이 세상에 은총을 내리시는 데 사용하시는 겸손한 도구이다.
'진보적'이고 '지성적'임을 내세우려고 애쓰는 일단의 가톨릭 신자들이,
이 패는 물론 다른 패나 성의(聖衣)를 미신이라고 비웃은 일이 있다.
교회가 공인한 준성사를 무시하는 태도는 경솔한 행동이며
이 패를 착용함으로써 극적으로 축복을 받은 많은 사례들을 부정하는 것이 된다.
레지오 단원들은 스스로 병사하고 생각하라는 말을 늘 듣고 있으므로 이 패를 특수한 탄약으로 여겨야 한다.
성모님께서 이 패를 사용하는 레지오 단원의 힘을 두 배로 키워 주실 것임을 틀림없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누구든지 입회식을 마치면 기적의 패 회원이 되며 회원 명부에 등록할 필요는 없다.
이 회의 회원이 되면 자동적으로 이 회에 주어진 모든 대사를 받는다.
기적의 패 축일은 11월 27일이다.
" '성모님은 사도직 그 자체이신 주님 - 이 세상에 불을 놓으러 오시고
그 불이 타오르게 되기를 원하시는 주님 - 을 이 세상에 모셔 오셨다.
당신의 아드님이 보내신 성령께서 사도들로 하여금 세상 끝까지 그리스도의 사명을 전하게 하기 위하여
그들 머리 위에 불길 같은 혀들을 보냈을 때 만일 성모님이 그들 한가운데 함께 계시지 않았더라면,
성모님의 역활은 아마도 불완전하게 되고 말았을지도 모른다.
성령 강림은 성모님에겐 영신적인 베들레헴이었으며 새로운 주님의 공현으로서
이를 통해 성모님은 어머니로서 신비스러운 그리스도의 구유 옆에 서서
다시 한 번 다른 많은 목동들과 다른 많은 왕들에게 그리스도를 알리고 계시는 것이다."
(풀톤 쉰 주교 / Bishop Fulton Sheen : 그리스도 신비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