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장이 무너지는 마음을 추스르고 일상으로 돌아 온 2018년 여름은 혹서라고 할 수 밖에 없는 더위가 계속되고
밤엔 모기떼 마저 설치되어 잠을 잘 수가 없다.
"문이란 문을 다 열어 져쳤어도" 새 발의 피다. 코끼리가 바늘구멍으로 지나 가도록 모는 것과 진배없다.
백두사 대웅전 왼쪽 옆 일광산 올라가는 샛 길에 잘 다듬어진 텃밭에는 감나무,모과나무,대추나무
목련 등이 나름대로 수형을 뽐내며 서있다
눈처럼 땅에 떨어진 감꽃들은 눈이 녹아 밭에 스며들 듯이 사라졌고 대추 같은 감이 송골송골 맺혔다.
주먹만한 푸른모과가 노랗게 물들어 좋은 향기를 지닌 모과가 되기 위해 따뜻한 햇볕을 받고 있다.
작아도 너무 작아 꽃이 피어도 모르고 지난 자리에 대추들이 가지가 휘어질 듯 달렸다
조그만한 나뭇가지가 "대단한 무게를 감당하고 있다" 우리 인생살이와 다를 바 없다.
꽃을 먼저 보낸 목련잎에도 가을이 보이기 시작한다
샛길에서 숨을 크게 들이 마시고 급경사를 치고 오르면 약수터다.생수병에 물을 채우고 다시 급경사를 오르면 능선길이다.
오르막 능선길을 오르다보면 임도를 따라걷는 등산객이 아래에서 보인다.
불쑥 솟아있는 큰 바위 오른쪽을 돌아 허리에 닿는 바위들 사이로 나있는 돌길을 오르면 수관이 멋진 소나무 한 그루가 외롭게 서있다 .
그 주변으로 마사로 덮인 평지가 둘러앉아 있다,
소나무 옆에 바위 두 개가 "다정한 연인"인 양 마주 보고 서있다.일광산의 전설인 "쌍바위"다.
"일광산의 쌍바위"라는 화석설화를 생각하며
떡갈나무 등 녹음수가 우거진 가파른 산길을 나무둥치를 휘어 감아 뒤로 넘기며 오르기를 30여분하면
옷은 땀에 절어 무게가 느껴지고 숨은 턱에 닿는다
이때쯤이면 "나의 심신 도장인 너럭바위" 에 도착 했음을 감으로 안다 .
나는 바다를 향하여 " 여보야 사랑한다 영혜야 사랑한다"고 소리친다
속이 뚫리는 느낌이다.
이곳에서 제일 먼저 조망되는 곳은 ''학리 바닷가"다
올 봄 어느날 "우리 옛날에 자주 갔던 학리 아구찜 집에 가서 아침먹자"
둘이서 3인 분을 주문하여 꽁나물 대가리 까지 먹었다.
이 집은 단 둘이서 여러번 왔는데도 경곤이가 왔을 때는 헷갈려 지나쳐 되돌아 오기도 했다.
이제 정상까지 오르는 마지막인 '깔딱고개 '다. 여기는"안전 로프"가 설치되어 있다.
안전로프를 잡고 숨을 고르며 내려다 보는 계곡에는 바람에 휩쓸린 낙엽들이 물결을 이루며 못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웬 낙옆들이 저리도 많지"하고 주위를 보니 떡갈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대표적인 활엽수인 떡갈나무는 잎이 떨어져 쌓여 바람이 불어 휘저으면 몹시도 바스락 거린다.
쓸쓸한 가을이 오면 우리 주변에 흔히 볼 수있는 대표적인 낙엽인 가랑잎이 떡갈나뭇잎이다
"가랑잎이 솔잎보고 바스락 거린다"고 하는 속담이 나를 아프게 한다.
이 "깔딱고개"올라서면 백두사에서 올라오는 등산길 과 만난다.
정상인 줄 알고 오르면, 또 다른 봉우리가 버티고 있다. 이것이 우리 삶이다
"5분만 더 투자하세요 정상입니다"
안내판 아래 바위에 기대어 "야 5분도 힘들겠다."고 하며 큰 숨을 내쉰다.
주변에는 때죽나무인지 신갈나무인지 모르 겠지만 그늘이라기 보다 어둠을 깔고 있다.
오른쪽은 일광 갯마을과 해수욕장이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다사라지다' 한다.
그 갯마을에서 동서인 광휘형과 메가리회를 맛있게 먹었지.그때가 그립다.
정상석에서 오른쪽을 바라보니 달음산의 정상인 너럭바위가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보인다.
동쪽에 일광신도시 아파트와 해수욕장,남쪽으로 장산이 조망된다
정상은 그리 높지 않지만 바다와 가까이 있어 해맞이하기 딱 좋은 산이다.
능선길로 오르면 정상을 향한 급경사가 한 두 군데 말고는 가파른 오르막이 없고 주변 경치가 아름다워,
여름철에 등산하기가 딱 좋은 산이다.
신갈나무와 우뚝우뚝 솟은 바위들이 많은 뒤편으로 어느덧 햇살이 비스듬하게 누웠다.
주위를 감돌아 휘몰아치던 햇볕의 더위는 서서히 사라지고, 샛바람에 출렁이는 동해바다의 파도가 나를 식혀준다.
첫댓글 메가리 참 오랫만에 만난 단어다.
소생에게는 메가리에 대한 특별한 추억이 있다
정확한 년도는 기억나지 않지만 70년대 말쯤이지 쉽다
회사 친구2명과 토요일 저녁 소주와 고추장만사서 호기롭게 해운대 미포에 밤낚시 가서
고기 구경도 못하고 청사포로 넘어갔는데 ,메가리때가 바닷게 몰려와 퍼덕거리고 있는게 아닌가.
한 바게쓰쯤 건져 포식한 행복한 추억이 떠오른다.
고시남
마누라와 같이 경주세계문화박람회도 보고 시남 회장을 만나 저녁 먹고 아마 노래방에도 갖지?
마누라와 함께한 추억이다
그때 네가 선물로 준 토우를 잘 간직했는데 지금은 어데 있는지 모르겠다
언제가 곽종환 형님을 만나 "고시남이란 사람 알아요"
반가운 듯 "알고 말고" 한다
그간 이야기를 하니
" 야! 상훈이란 이름은 집 이름이고 회사에서는 종환아이가"한다.
내가 삼도물산 곽종환이란 이름을 몰라서가 아니고
두 분이 그런 인연인 줄 꿈에도 몰랐다.
그런데 몇 년도에 열린 엑스포 였지?
"여보야 사랑한다 영혜야 사랑한다"고 소리친다.
욱곤이구나.
영혜씨 이름보고 눈치챘다.
세상과 담 쌓은지 무척 오래되었네.
잘 지내고 있는거 같아 다행이다.
건강 조심하고, 항상 생각으로라도 영혜씨 많이 보듬어 드려라^^
종환형은 가수 공부도한 노래 잘하는 혀이제.
형수도 형 노래에 반해서 결혼했다는 소문도 들었던것 같네.
농사 글 한참재밌게 올리더니 갑자기 사라져 엄청 궁금했는데 무지 반갑네그려...
아직 술한잔하는 생을 살고있는지 궁금하이.
경주 올일 생기거든 꼭 연락하시게
설악산 타고 부산으로 내려가는 길, 강원도 삼척의 어느 마을을 지나다가 지금에사 이 글을 접한다.... 일광산과 영혜..... 그렇지 김욱곤이구나 이 얼마만에 이렇게 세상과 소통하는 건지..... 필력은 아직도 녹쓸지않고 예전보다도 더 무게가 있으면서도 부드러워진 것 같네.... 일광산 자락 아래에서 영농일기를 보내던 그 시절의 싱그러운 욱꼰이가 보고싶다^♡^
오랫동안 잊혀졌던 이름이네...
욱곤,영혜와 가끔 갔던 일광 학리 [전산가든 아구찜]. 그때의 영상은 지금도 생생하게 나타난다. 모처럼, 카페에서 나마 만나니 무척 반갑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