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지고개 인동초 [여태동]
고향 막지고개 넘어가는
질밤재 풀섶에
질밤재 돌틈에
매년 피었었니더
추운 겨울 이겨내고
잘도 꽃피운다고
인동초라 했니더
금색 은색 초롱꽃 매단다고
금은화라고 불렀니더
90살 넘은 우리 할매
이 꽃 따서 말려
영주장 내다 팔면
봄이 다 가고
여름 오는 줄 알았니더
돌아가신 무덤 옆에
이 꽃 피어나면
죽어서도 우리 할매
여상시리 꽃 따러
오시는 줄 알았니더
꽃나팔 하나 뽑아
입에 무니 나비처럼 하늘하늘
날아가는 우리 할매
누런 삼베적삼 보이니더
입 안에 꿀 냄새 향긋하고
눈 감으면 쌈지에서
인동초 꽃 말려 판
꼬깃한 돈 꺼내
손주 과자 사주려던
우리 할매 거친 손
지금도 눈에 서언하이더
- 우물에 빠진 은하수 별들. 달아실, 2023
* 인동초 꽃은 금은화라고도 불린다.
초여름에 노란색, 하얀색 꽃을 피우기 때문에 금은화라고 하는데
잎이 반상록으로 겨울을 참아낸다고 인동초라고 불리운다.
지금 영하의 날씨가 계속되고 있으니 겨울의 초입에 든 셈이다.
내복도 입어야 하고 목도리도 해야하고
손에는 손난로도 들고 있어야 긴 긴 겨울을 날 수 있겠다.
감기나 독감 걸리지 않고 따뜻한 몸으로 겨울을 나야 하니
인동초를 닮아 잘 참아내야 하겠다.
겨울 자알 견뎌내고
내년 초여름에 금은화가 피거든 종이컵에 잔뜩 담아
책상에 놔두고 향기를 즐기면 좋겠니더.ㅎ
첫댓글 청파동 양평매운탕에 오신 님들
지금도 눈에 서언하이더^^*
양평매운탕 맛있었니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