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은 나무속에 들었고
돌은 흙속에 들었네
이제 거처에 들었으니
그렇게 가만히 나두는 건 정말 중요한 일
깊숙해서 안온한 창고 속 저장의 시간
스스로 농밀해지다
노란 숨 한번 크게 내쉬고
열어놓은 창문 밖으로 푸른 별이 뜨네
너를 세워두고 돌아온 시간들
숨이 따뜻했던 너를 기억하는 일
이렇게 아파서 푸른 곰팡이가 피네
하나의 기억에 하나의 곰팡이
고요, 고요 번져서 저장의 시간이 자꾸 썩어가네
생의 먼 데서 먼 데까지
미안함이 오래되었다는 고백
푸른 별 아래 이는 푸른 곰팡이
[귤밭을 건너온 사계],시인동네,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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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랑
푸른 별 아래 이는 푸른곰팡이 / 강영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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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03 07:05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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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2020년에 강영란 시인에게 직접 받은 책을 어제서야 드리게 되어 죄송합니다.
미안함이 오래되었다는 고백을 덧붙입니다.
애가 쓰이는 애귤, 시고 달콤하고 은은한 향기가 나오는 귤
산문집을 읽는 내내 마음이 넉넉해질 것 같아 고맙습니다.^^*
아이고...놀래라...감사합니다...저 글이 여기에 올라왔네요. 강영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