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잎이 감꽃을 숨기고
감꽃이 덜어지자 푸른 감도 숨겼다
푸른 감은 햇빛을 보기 위해 사투를 한다
떫은맛을 숨기고 단아하게 매달려 있다
거꾸로 매달려 사는 감
떫은 감을 한 입 베어문다
떫은맛이 감잎을 바라본다
점점 배가 부르고 붉어지는 감
나를 울리고 떠난 첫사랑이다
젊은 피가 흐르던 그때
꿈이든 생시든 떨어지고 싶지 않은
붉은 감이 꿈을 꾸고 있다
그리움의 눈부심에 붉은 곰팡이가 낀다
어느덧 감잎은 떠나고 덩그러니 홍시만 남았다
이가 없어도 먹을 수 있는 유일한 어머니의 간식
저 붉은 홍시가 까치의 부리를 먹고 있다
[참 다행입니다],포엠포엠, 2023.
카페 게시글
시사랑
감나무에 붉은 곰팡이 / 김용만
플로우
추천 0
조회 65
23.12.03 07:19
댓글 1
다음검색
첫댓글 베란다 창문을 열면 감 홍시가 덩그러니 보입니다.
곧 까치 올 까치도 기다리겠습니다.
붉은 감의 꿈을 사계절 지켜보는 건 기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