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아주 관심 많은 경기가 오늘 있습니다.
올해 신인드래프트 1,2 순위 이승현의 고양과 김준일의 삼성 경기입니다.
두 선수는 U19 세계선수권 등 각종 대표팀을 함께 한 동료이자
서로를 가장 어려워하는 라이벌로도 알려졌습니다. 특히 김준일은,
시종 랭킹 1위를 지켜온 이승현을 이기고 싶은 의욕이 강하다는 소문입니다.
공교롭게도 두 라이벌 선수는
대학에서의 마지막 게임과 프로에서의 첫 게임을 함께 했습니다.
10월 10일 아마추어 마지막 경기인 2014 정기연고전에서 만났고
다음날인 11일에는 서로를 상대로 프로에서의 데뷔전을 가졌습니다.
라이벌다운 인연, 승리는 이승현
두 경기의 승자는 이승현이었습니다.
정기전에서 이승현은 15점 7리바운드 3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고
재학 기간 4번의 정기전을 모두 이기는 기염을 통했습니다.
김준일은 8점 10리바운드로 다소 부진하며 팀의 패배를 지켜봐야 했습니다.
프로 데뷔전 역시 이승현의 승리였습니다.
이승현이 27분 36초를 뛰며 4득점 3리바운드 3스틸 2블록슛을 기록한 고양은
김준일이 14분 59초를 뛰며 4득점 5리바운드 1어시스트 2블록슛을 기록한 삼성에
79-72로 승리, 개막 후 8연승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두 선수의 기록은 비슷했지만
출전시간과 스탯으로 보이지 않은 공헌도는 이승현이 더 돋보이는 경기였습니다.
무서운 득점본능 김준일
그러나 이후 충분한(?) 휴식을 취한 김준일의 플레이는 "역시 김준일"이었습니다.
안양 KGC전에서 불과 19분을 뛰며 10득점, 올시즌 팀의 첫 승리에 공헌했고
10월 20일 전자랜드전 이후로 7경기 연속 두자리수 득점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전주 KCC전에서는 올해 데뷔한 신인 중 최다인 24점을 기록했는데,
24점을 올리기 위해 김준일에게 필요한 시간은 불과 26분 53초였습니다.
이승현은 팀이 8연승을 하는 동안 원주 동부와의 2차전을 제외하고
7경기에서 25분 이상, 전자랜드전에서는 35분을 소화하며 팀의 연승을 이끌었습니다.
8연승을 하는 동안 중요한 순간에는 이승현의 3점, 리바운드, 수비가 있었고
전자랜드전에서는 종료 3초전 김강선의 결승골을 만들어내기도 했습니다.
휴식이 필요했던 이승현
그러나 체력과 내구성이 좋은 이 친구에게도 휴식이 필요했던 것 같습니다.
3연패의 첫 경기였던 KGC전에서 불과 3득점 1리바운드를 기록했고
SK전에서는 16분 23초의 출전시간 외에 기록지에 아무 것도 남기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최근 이 친구의 얼굴을 보면 볼 살이 쏙~ 들어간 모습입니다.
그러나 동부전에서 31분을 뛰며 10득점 4리바운드 2어시스트 3스틸로
다시 힘을 내는 모습이었고, 3연패의 사슬을 끊은 금요일 KCC전에서는
30분 33초를 뛰며 13득점에 7리바운드를 기록했습니다. 아울러 그 경기 역시
종료 2분을 남기고 80-70으로 벌리며 사실상 승부를 결정짓는 3점을 성공시켰습니다.
이날 이승현의 가치는 수비와 팀플레이에서 더 빛났습니다.
본인보다 무려 24cm가 크고 29kg의 체중이 더 나가는 하승진을 상대로
힘싸움에서 밀리지 않으면서 림 가까운 곳에서의 공격시도를 봉쇄했고
강력한 스크린으로 접전의 순간에 이현민, 김동욱에게 공간을 만들어줬습니다.
김준일은 이승현을 넘을 수 있을까?
초교 5학년 농구를 시작한 이후로 이승현은 소속팀 모두를 우승으로 이끌었습니다.
김준일은 좋은 신체능력과 운동능력, 공격스킬에 성실성까지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이승현과는 달리 한 번도 소속팀을 우승으로 이끌지는 못했습니다. 그리고,
많은 대회에서 김준일의 우승에 대한 열망을 막은 것은 이승현의 팀이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분위기는 김준일과 삼성이 더 좋아보입니다.
김태주가 수비에서 강력한 압박과 함께 공격에서도 안정적으로 팀을 조율하고 있고
특히 라이온스가 한국농구에 완벽하게 적응했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무리한 공격을 자제하며 동료들에게 공격기회를 만들어주는 모습입니다.
이상민감독은 김준일에게 적극적으로 슛을 시도할 것을 주문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3연패의 늪에서 벗어난 고양도 호재는 있습니다.
김동욱이 합류하며 보다 쉬운 슛기회를 만들어내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KCC전에서의 길렌워터는 무리한 공격을 많이 자제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이승현도 지난 2경기의 휴식이 약이 된 듯, 공수에서 많은 몸싸움을 해주고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결과만 보면 득점은 김준일, 팀플레이는 이승현입니다.
높이에 힘과 운동능력까지 갖춘 김준일은 일대일에서는 강한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승현은 탄탄한 기본기와 높은 BQ를 무기로 고양 전술의 팀플레이의 중심이 되었습니다.
프로에 성공적으로 적응한 두 선수의 두번째 맞대결이 기대되는 이유입니다.
첫댓글 관심가는 선수들인데, 좋은 정보까지 같이 잘봤습니다^^ 이승현 선수 소속팀 전부 우승은 참 대단하네요// 글을 읽으니 김준일 선수를 응원하고 싶네요ㅠ
용산고 시절에는 김민욱, 장재석, 전준범, 박재현, 주지훈 등의 레알 경복을 상대로.. 잘 알려진대로 고대에서는 경희대 빅3를 상대로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죠. 반면 김준일은 우승 복은 지독하게 없었던 선수입니다. 프로에서는 이 친구가 꼭 우승컵을 들어올리길 저도 응원하고 있습니다.
방대한 히스토리를 정말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주셨네요. 웬만한 농구잡지 기사보다 훨씬 훌륭합니다 잘 봤어요! 오리온스 팬인데 김준일의 삼성에도 호감이 가게 되네요.
과찬의 말씀을..^^;;
김준일도 농구밖에 모른다는 소문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성장속도도 빠르고.. 매력이 많은 선수에요.
요즘보면 확실히 김준일은 팀에서 공격롤을 많이 부여받은듯 하고...이승현도 팀플레이도 좋지만 저돌적으로 공격롤좀 부여받았으면 합니다...능력이 있는 선수인데 팀 전술이 패스에 의한 유기적인 움직임 컨셉인게 좀 걸리네요..
공감합니다~ 로포스트에서발빼고 던지는 미들이나 치고들어 가서 올려놓는 언더슛 정말일품인선수인데...
저도 이런 전술상의 차이가 김준일이 신인왕에 더 적합하게 밀어줄수도 있는 듯이 보이네요..
이승현은 신인왕 놓치면 엄청 아쉬울듯..
스탯 상으로 이승현이 손해보는 부분은 있는 것 같습니다. 아울러.. 전에도 한번 언급했는데 매치업 상대에 따라 포스트 공략을 시킬 필요도 있다고 봅니다. 힘과 기술이 좋아 최소한 파울이라도 만들어내는 빈도가 많았던 것 같네요.
초반에는 신인왕 레이스가 이승현의 승리로 싱겁게 결정될줄 알았는데 요즘 이승현이 잠시 주춤하고 김준일이 무시무시하게 활약하는거 보면 시즌 끝나봐야 알것 같네요.
재미있는 신인상 레이스가 펼쳐질 것 같네요. 이승현에게 일찍 체력적인 부담이 왔듯이.. 김준일 역시 체력과 부상이 큰 변수가 될 수 있는 만큼 관리를 잘 해줘야 할 것 같네요.
당초 입단때 예상할때 전 이승현이 지금 김준일처럼 득점에서 많은것을 보여주고 김준일이 팀플레이에 더 모습을 보여줄거라 봤는데...어쨌든 좋은모습 보여줘서 기쁘네요.
김준일이 고대에서도 저학년때에는 슈팅을 자제하는 경향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팀이 요구하는 역하레 충실한 것이 장점이고..
김준일은 일대일에는 탁월한 능력이 있죠. 서로의 장점을 잘 살리는 리그 초반이 아닐까 싶네요.
삼성은 최근경기에서 국내 1옵션이 김준일이고..
오리온스는 공격옵션이 국내선수간에 균등하게 나누어져있어서 득점은 확실히 김준일이 많이 해줄 수 밖에 없다는..
그런데 김준일이 그러면서도 수비에서도 잘해준다는게 좋습니다@.@
오늘 경기는 오리온스가 이길거라 보지만
최근 흐름대로..
스탯은 김준일이 더 좋을 거 같네요.
이승현은 스탯으로 표현되지 않는 공헌도가 좋을테고..
고양이 정민수가 없는 KCC를 상대로도 고전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근 경기력은 삼성이 더 좋아보입니다. 전력은 고양이 많이 좋지만..
승부와 관계 없이 길렌레워터와 라이온스의 외국인선수 대결과 함께 이승현과 김준일의 신인왕 대결은 관심입니다.
두 선수다 선의의 경쟁으로 훌륭히 부상없이 시즌 마무리하고 앞으로 더더욱 성장해서 한국농구의 보물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일단 누가 더 낫다를 떠나서 두 선수 모두다 엄청난 노력파이고 (이승현의 3점장착이나 김준일의 체중감량으로 인한 사뿐덩크 등등) BQ도 굉장히 높은것 같아서 어느팀에 어느롤을 맡아도 훌륭한 활약을 해줄수 있는 선수라 더 좋네요. 정말 모든 감독이 원하는 선수들인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