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대한민국의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전반적인 국가의 상황을 사람들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 긍정적으로 보지 않을 것이 확실하다에 1표 던진다. 전방위적으로 비관적이라 본다. 암울할뿐더러 비전이 보이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전쟁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다고 본다. ‘전방위적’ 이라고 했는데, 이는 모든 이들이 연민과 분노를 느낄 사건들이 편만해 있는 상태라고 보면 된다.
정치적 판단과 윤리적 판단은 시가 되지 않지만 ‘어떤 정치적 판단’과 ‘어떤 윤리적 판단’은 시가 된다. ‘어떤 정치적 판단’과 ‘어떤 윤리적 판단’으로 시를 쓰는 사람은 유달리 연민이 많은 시인이거나 정치 철학이 분명한 시인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마도, 좋은 시가 되는데 한계가 있는 것은 알지만 쓰지 않고는 견디지 못하는 연민이 내부에 있지 않을까 싶다.
난 좋게 느껴지는 시가 좋다. 그러니까 ‘시의 기능’보다는 ‘시, 자체’의 발화를 좋아한다.
김해자 시인의 『니들의 시간』을 읽었다. 「당신의 말이 떨어질 때마다 나는 웃었다」도 좋지만 「꽃잎 세탁소」가 좋았다.
꽃양귀비 붉은 꽃잎 위에 청개구리가 엎드려 있어서 나도 납작 엎드려 뭐 하나 들여다봤더니, 제 목울대로 꽃의 주름을 펴는 게 아닌가, 그 호박씨만 한 것이 앞발 뒷발로 붉은 천 꽉 부여잡고 꽈리 풍선 불어가며 다림질하는 동안 내 마음도 꽃수건처럼 펴지고 있었다
개망초 하얀 꽃잎 위에 나비가 날개를 접고 있어서 나도 땅두릅 그늘 아래서 올려다봤더니, 계란 노른자 같은 꽃술을 빨아대는 것이 아닌가, 그 상추씨만 한 입으로 꽃잎을 빠는 동안 하얀 베갯잇 같은 구름이 간지러운 듯 몸을 뒤틀었다 하늘이 갓 세수한 듯 말개지고 있었다
| 관재수로 죽음 같은 시간을 참 길게 지나왔는데, 세상 인심이란 것이 무서워서 시집 한 권 보낼 만한 사람들도 피해가고 있다. 나는 그 상황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지금은 기껍다.
#김해자 #니들의 시간 #부자부대찌개
첫댓글 따뜬뜨끈한 시집이네요. 조만간 뜨끈한 부대찌개 먹으러 가겠습니다
ㅎㅎ
시 제목과 시집 제목은 2023년의 현실과는 다르게 비현실적으로 명랑합니다.
2023년 잘 마무리 하십시오^^
하하
여신님^^ 감사합니다
영롱한 아침이슬처럼
맑은 시
감상 잘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