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진미령이 베개 밑에 늘 칼을 숨겨 놓고 잠을 청했다는 아버지의 숨겨진 사연을 공개해 화제다.
진미령은 리얼 엔터테인먼트채널 QTV(대표 이지연)의 토크쇼 '수미옥'에 출연, "아버지는 육사 출신의 북파공작원으로 인천상륙작전 당시 맥아더 장군에게 중요한 정보를 주면서 미국이 선정한 한국전쟁 4대 영웅으로 선정되신 분이었다"고 밝혔다. 21일 오후 1시, 7시 방송.
▲2005년 10월 26일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 전우회관에서 열린 북파공작원의 실상을 담은 회고록 'This man 전쟁영웅 김동석'의 출판기념회에서 김동석 예비역 대령과 아들 갑철씨, 딸 진미령씨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그는 "아버지는 '이북에서 나를 죽이러 올 것이다'라는 생각에 베개, 식탁보, 소파 밑에 늘 칼을 숨겨 놓고 계셨다. 그렇게 과대망상 같이 혼자 속앓이를 많이 하셨던 것 같다"며 돌아가신 아버지의 삶에 대한 안쓰러움을 드러냈다.
이날 방송에서 진미령은 자신이 화교라는 소문에 대해 "어릴 적 아버지와 친분이 있는 중국대사의 도움으로 화교학교에 다닌 적이 있는데 그 때문에 생긴 오해"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휴전선 넘나들며 첩보활동 진두지휘"
진미령의 부친은 '북파공작원의 대부'로 불리는 김동석씨. 지난 2009년 향년 86세를 일기로 사망했다.
김씨는 한국전쟁 발발 당시부터 5.16 쿠데타 때까지 휴전선을 넘나들며 첩보활동을 벌인 한국 현대사의 산 증인이다.
1923년 함북 명천에서 태어나 육군사관학교(8기)를 졸업한 김씨는 제17연대 11중대장으로 6.25전쟁에 참전해 박성철이 지휘한 북한군 15사단을 전멸시키는 공훈을 세웠다.
이후 육군첩보부대(HID·1사단 지구대장)와 동해안 지역을 담당한 제36지구대에서 첩보장교로 맹활약한 김씨는 1961년 육군 대령으로 예편한 후에는 삼척 군수, 강릉 시장, 속초 시장, 목포 시장, 수원 시장, 함경북도지사, 대한유도회 부회장 등을 지냈다.
일설에 따르면 김씨는 5.16혁명 불참으로 36지구대장직에서 해임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와 같은 육사 8기에는 김종필 전 국무총리, 이석제 전 감사원장, 고재일 전 건설부장관, 오치성 전 내무부장관, 윤필용 전 수경사령관, 차규헌 전 군사령관 등이 있다.
전선에서 주로 북파공작업무를 진두지휘해 온 김씨는 인천상륙작전이 성공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첩보를 제공하고, 휴전 직후인 1954년 2월 강원도 원산만에서 인민군 사단장 이영희를 귀순시키는 등 전쟁 전·후로 혁혁한 공훈을 세워 한미 양국으로부터 '전쟁영웅'으로 불리는 인물.
미국 정부가 선정한 '한국전쟁 4대 영웅'은 김씨를 포함해 맥아더 장군, 리지웨이 유엔군 총사령관, 백선엽 장군 등 4명이다.
미국 정부는 미 2사단 캠프 '레드 클라우드' 내 사단 전쟁박물관에 '김동석 영웅실'을 만들기도 했으며, 미 2사단은 2002년부터 매년 12월 16일을 '김동석의 날'로 지정, 김씨의 공훈을 기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