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부산 KT 경기는 몇번 직관했는데, 오늘 약 5년여 만에 창원 LG 홈경기를 직관했습니다.
직관 다녀온 느낌을 간단히 적어보겠습니다.
1. 창원LG 경기는 체육관 앞 스포츠 파크에서부터 설레임이 시작된다. 남녀 가리지 않고 유니폼을 입고 농구공을 가지고 노는 모습을 보면 창원이 농구도시라는 것을 실감한다. 하지만, 확실히 농구열기가 예전같진 않다.
2. 부산 KT 경기를 보기 위해 사직 체육관을 방문할 때마다 썰렁함을 느끼는데, 창원실내체육관을 오니 사직체육관이 얼마나 썰렁한지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체육관의 구조적인 부분, 프런트의 진행 능력이 특히 눈에 띈다. 단순히 성적만의 문제는 아닌듯. 물론 야구라는 거대한 장벽이 있긴 하지만... 어쨋든 우리나라에서는 농구가 중소도시에 더 적합한 프로스포츠라는 생각이 든다.
3. 김영환과 양희종의 투 샷. 대학 때부터 두 선수의 팬이었다. 고교 때부터 대표적인 라이벌이었던 두 선수가 어느듯 각 팀의 주축 선수가 되어 팀을 이끄는 모습을 보니 감회가 새롭다. 김영환에게는 특히 아쉬움과 애틋함이 있는데, 그래도 팀을 잘 이끌어가고 있어서 흐뭇하다. 다만 오늘은 초반이후로 부진해서 아쉬웠다.
4. 초반에 괜찮은 시작을 했던 LG가 크게 패했다. 3쿼터부터 전체적인 슛 난조에 빠졌다. 마치 전 선수에게 전염이 되듯이. LG의 가장 큰 문제는 페인트존에서의 공격이 거의 전무하다는 것이다. 제퍼슨이 빠지고 문태종과 김종규가 컨디션 난조에 빠지다보니 확률높은 공격보다 외곽의존도가 더욱 높아진다. 특히 그나마 페인트존에서 고군분투하던 메시가 파울 트러블에 빠지니 겉잡을 수 없어짐.
5. 김시래. 초반 슛 감각이 좋았다. 하지만 전반적인 경기 운영이 아쉬웠다. 특히 전체적인 슛 난조에 빠져서 49-42(정확하지 않음^^;)로 뒤진 상황에서 얻게 된 속공 찬스에서 골밑 가까이에 쉬운 기회가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3점라인에 있는 선수(배병준? 최승욱?)를 선택한 장면은 정말 아쉬웠다. 한방에 분위기를 바꾸기 위한 의도였는지, 골밑 가까이에 있는 선수를 발견못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확률높은 공격을 통해 분위기를 전환했어야 했다.
6. 김진 감독. 3쿼터에 전체적인 슛 난조에 빠지니까 슛터들 위주의 선수교체를 한다. 외곽보다는 내곽을 다 강화해서 확률을 높이고 외곽의 찬스도 노리는 전술이 필요했을 것 같다.
7. 창원을 방문했지만, 사실 안양KGC를 더 주목해서 봤다. 양희종의 팬이기도 하고, 국대급 선수들이 많기 때문이다. 과연 안양KGC의 코트를 채우고 있는 오세근-양희종-강병현-박찬희의 국대급 라인업은 화려하기 이를데 없다. 특히 이들의 높이와 두께는 리그 최강. 이 선수들을 데리고 왜 이 정도의 성적밖에 못내는지 의문이다.
8. 김성철 코치. 이동남 감독 대행보다 더욱 영향력이 큰 것 같다. 작전지시, 선수교체, 선수 독려와 질책 등 벤치의 분위기를 김성철 코치가 주도한다. 원래부터 그랬는지 팀 사정이 안좋아져서 적극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는지 모르겠다.
9. 이동남 감독 대행. 선수들도 슈퍼스타, 코치도 안양의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 이 팀은 선수구성이 좋기때문에 선수단 장악을 통해 팀웍을 높이기만해도 일정 수준의 성적은 낼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의 감독대행은 그런 역할을 할만한 카리스마가 보이지 않으며, 대행이라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 팀의 프런트는 왜 감독 임명을 안하는지 모르겠다. 대행 딱지를 떼주든지, 새로운 감독을 임명하든지 해야 한다. 프런트 농구를 하고 싶은 것인가?
10. 양희종. 다소 불안한 구단 운영에도 불구하고, 선수들의 응집력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스타플레이어들의 승부욕이 발동하여 똘똘 뭉치게 된것인지는 몰라도, 어쨋든 선수단의 이러한 응집력은 양희종이 이끌고 있다. 오늘 경기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안양KGC 선수들이 아주 활발한 의사소통을 하는 것이었다. 볼데드가 될 때마다 모여서 대화를 나누는데, 몸짓을 보니 전술적인 위치와 움직임에 대한 의사소통이다. 대부분의 대화는 양희종에 의해 시작되고 다른 동료들도 적극적으로 동참한다. 벤치와 코트에서도 동료들을 독려하며 분위기를 이끌고 있다. 코트 안에서의 플레이는 오세근이 중심이지만, 안양 KGC는 양희종을 중심으로 단단해지고 있다. 주장하나는 참 잘 뽑았다. 레이업 실패는 좀...^^;
11. 박찬희. 손끝과 발끝이 살아나고 있다. 경기 초반 어시스트의 볼 줄기가 좋았다. 당분간 림보다 동료를 보는데 주력했으면 한다. 경기 후반은 슛에 더 주력하던데, 지금은 자신의 포가 재능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슛이 너무 강하다. 힘에 의존하다 보니 공이 낮고 강하게 날아간다. 교정이 필요하지 않을까?
12. 레슬리. 용병의 가장 큰 역할은 많은 득점이다. 하지만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공간을 창출이다. 몸빵으로 부수든 드리블로 찢든 상대 수비진의 균형을 파괴하고 동료들의 공간을 창출하는 역할을 해줘야 하는데, 제자리 드리블 몇 번후 점퍼를 날리는 용병은 효율성이 떨어진다. 점퍼의 확률이라도 높으면 밀착 수비가 붙을테니까 동료들의 공간이 많이 만들어지겠지만, 성공률마저 나쁘니 교체를 생각해볼수밖에 없다. 득점도 안되고 동료들의 공간도 못만들어주는 용병이면 뭐...
13. 전성현. 안양 KGC의 애물단지인가보다. 이 선수의 플레이는 주의깊게 못봐서 잘 모르겠지만, 오세근, 양희종, 김성철 코치가 돌아가며 한숨을 쉬고 답답함을 내비친다. 오세근은 답답한 나머지 어이없고 체념한 듯한 웃음을 짓고, 양희종은 하프타임때 전성현을 잡아두고 긴 얘기를 나눈다. 답답한 표정이 여실하다. 김성철 코치는 벤치에서 한무더기의 돌직구를 쏟아내는 듯 했다. 상처받지 않고 잘 이겨내길 바란다.
14. 김연정. 창원LG 세이커스 치어리더 김연정... 김연정... 코앞에서 본 김연정...♥♥♥♥♥
첫댓글 대학때나 작년을 생각해 본다면 전성현은 너무많이 아쉽습니다
슛은 워낙에 좋은 선수니까 언젠가 잘 들어갈거란 믿음은 있는데 정말 수비가 심각합니다ㅠ
맨투맨 지역방어는 물론 순간적으로 이루어지는 프레스나 스위치 상황에서 본인의 위치를 전혀 못잡습니다.
활약에 비해서 기회를 많이 받고 있는데, 기회를 줄때 잘 살려야 합니다 슛이라는 확실한 강점이 있는 선수이니까,
키워볼 가치는 충분히 있는 선수죠!!
비시즌에 운동은 열심히 한것 같은데, 열심히 한만큼 결과가 좋지않아 안타깝네요
확실히... 전성현은 위치에 대한 지적을 많이 받았던 것 같습니다. 오세근, 김성철 코치, 양희종 모두 위치에 대한 얘기를 한 것 같은데... 다른 능력은 모르지만 팀의 전술에 대한 이해도는 아직 부족한 것 같았습니다.
작년에 뛰던 에반스가 그립네요.
지금의 레슬리는...그 어떤 용병선수도 그립겠던데요^^;
이동남 감독대행이 감독대행이 된 가장 큰 이유는 이상범 전 감독의 연봉 문제 때문일 가능성이 크죠. 이번 시즌까지 이상범 전 감독의 연봉을 지불해야하기 때문에 그 돈을 아끼기 위해 기존 코치 자리에 있던 이동남 감독대행에게 연봉 좀 올려주고 지휘봉을 맡긴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경기가서 보면 실제로 김성철 코치의 역할이 꽤 큽니다. 아쉽지만 박상률 코치는 시즌 직전에 합류했고, 김성철 코치와 짝을 맞춰 시즌을 준비해온 은희석 코치는 연대로 가버렸죠. 그렇다보니 김성철 코치가 나서서 이것저것 챙기는 모습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월권을 행사하거나 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이동남 감독 대행과도 커뮤니케이션이
잘 이루어지는 것 같고, 함께 지내온 시간이 짧지 않은만큼 둘의 조합은 나쁘지 않아보이니까요. 이동남 감독대행은 아직까진 선수단이나 경기 흐름을 휘어잡는 카리스마는 확실히 부족해 보이긴하는데, 예전 연습경기 때 선수들 갈구는거 보니 절대 호락호락한 인물은 아니구나 싶더군요.ㅎ
@76다마 그랬군요. 그래도 정식 감독의 부재가 발목을 잡을것 같긴합니다.
김연정...ㅋㅋㅋㅋ 담엔 좋은 자리 함 구해서 보고싶군요 맨날 3층서 보다보니
2층에서 봤는데 바나나 전달하러 코앞까지 왔다갔습니다. 그 이후로는 그깟 공놀이...^^
이동남감대도 생각보다 무서운사람이에요 시즌개막후 많이 참고계신거같은데 연겜땐 아주 조곤조곤 갈구는거있죠?? 그거로 정말 분위기 잘 잡더군요 ㅋㅋ 김성철코치는 실제로도 엄청 열의있고 혼낼때 제대로 혼내는 무서운코치더라구요 예로 하재필 석종태 이대혁 세명이서 연겜때 털리니까 끝나고 셋이 따로불러 박스아웃부터 골밑자리싸움부터 하나하나 빡세게 굴리는거보고 놀랐습니다
김성철 코치..전성현 선수한테 하는것보니까 장난아니더군요^^;
김태술을 제외한 우승시 팀 주축선수들이 있는 팀이라 그냥 둬도 어느정도 준수한 성적을 내리라 봅니다. 변수는 레슬리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레슬리는 교체가 될 것 같습니다. 누가 오든 더 나쁘지는 않을거라 볼때 1번 자리의 안정감과 양희종의 몸상태가 중요한 변수로 보입니다.
레슬리는 빨리 바꿔야 됩니다. 공격도 안되고, 수비도 안되고, 심지어는 요즘 보면 볼돌리면서 개인플레이 자제하는 중인데, 볼돌리는 것도 안되는 중입니다. 키랑 점프빨로 리바운드만 그럭저럭 해주는 편이에요. 드리블 살짝 치다가던지는 야투가 극악급인지라, 빨리 보내야 됩니다. 크게 후회되기 전에 말이죠.
어떤 장점을 보고 뽑았는지 궁금해지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