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려하는 자리
구름에 달 가듯이 해남 로뎀나무 교회 시찰 간 날,
새벽 기도 후 생각이 앞섰다.
서둘러 홈트하고 전대 운동장으로 나갔다.
축제 기간이라 무대 설치로 어지럽혀진 트랙을 달렸다.
수영은 저녁으로 돌렸다.
보물처럼 여긴 두 목사님 카풀하려면 세차는 기본이었다.
약속된 장소의 시간 지킴도 예(禮)였다.
아침은 고구마로 때웠다.
송정리에서 만난 이 목사님도 빈속이었다.
‘목사님! 숨만 쉬고 있어도 매월 3천만 원 이자로 나갑니다.’
하하 호호 목회자의 삶이 기특할 뿐이었다.
정 목사님이 내민 삶은 계란과 로스팅 한 커피는 에너지였다.
우스갯소리로 삶은 계란이다! 던졌다.
빵 터졌다.
에그와 에고는 깨야 할 일이었다.
베트남 과자, 음료수..
정 목사님은 보물 창고요, 개밥바라기별 같았다.
섬기는 일 따라잡을 수 없는 황새 앞의 뱁새다.
썬 베이커리 빵을 드렸더니 골든 키위를 내밀었다.
로뎀나무 교회는 사랑방 카페였다.
군더더기 없는 구령의 열정이 뜨거웠다.
잠시 세상 사는 것 땅따먹기 놀이 같다며
농사지은 햅쌀 부대를 선물하셨다.
감과 호박도 곁들었다.
닭 코스 요리 점심은 보약이었다.
힘겨운 목회 현장 지킨 자에게 베푼 격려의 자리였다.
친 손녀 다녀간 여운이 남았다.
점심 먹고 야외로 나갔다.
낯가림 없이 아장아장 발을 뗐다.
초등학생 외손녀, 손자와 함께 추월산 데크 길을 걸었다.
산책하는 어른들의 눈총에 신나게 움직였다.
담양호 흐름처럼 세월이 유수와 같았다.
힘겹게 낳았지만 장마에 물외 크듯 쑥쑥 자랐다.
귀갓길에 봉창이 칼국수를 먹었다.
손자 생일에 문자를 보냈다.
‘범진아! 편하게 잤어.
축하 케이크에 촛불 아홉 개 켜고 축하 노래 부르면 기쁘겠다.
파리바게트에는 캐릭터 케이크가 없었어.
옆집 뚜레쥬르에서 고른 거야 폭죽은 본사에서 안 나온데..
선물 받은 상품권 필요한 것 사라고 넣었어.
오늘 동시는 ‘풀꽃 2’ -나태주- 쓰고 암송해 보렴.
‘이름을 알고 나면 이웃이 되고/
색깔을 알고 나면 친구가 되고/
모양까지 알고 나면 연인이 된다/
아, 이것은 비밀’
어린 시절의 결핍으로 다른 현상이 나타나지 않게 챙겼다.
손녀, 손자 1박 2일 에버랜드, KBS 합주회 일정표를 받았다.
두둑한 엄마 용돈에 더는 필요 없다는 말에 그냥 보냈다.
할아버지 역할이 무엇일까?
지난날, 교회 앞 어르신 내외 도우며
장례 치른 일로 신뢰 쌓은 분이 떠올랐다.
염치 불고하고 카톡을 드렸다.
‘마 국장님! 오랜만에 연락드립니다.
광주신광교회 이상래 목사입니다.
별일 없으시지요.
퇴직 후 사우회 사무국장으로 근무하신다는 소식 누이에게 들었네요.
늦게나마 축하합니다.
다름 아니라 오치동 가람 아동센터 아이들이 KBS 홀 방문할 예정입니다.
손자 박범진, 손녀 박예진! 바이올린과 플루트 합주회로 떠났네요.
출발할 때 잘 다녀오라며 사족을 달았어요.
할아버지 아는 분에게 연락해 보겠다는 약속 지키려 문자합니다.
토요일 휴무일지 모르겠네요.
담당자에게 전화 한 통 주시면 아이들에게 힘이 될 것 같아요.
크게 부담 갖지 마시고요.
늘 강건하시고 행복한 삶 누리세요.’
‘아~ 목사님 오랜만입니다.
모든 분들 건강하게 잘 지내시지요?
잘 알겠습니다.
토요일은 출근하지 않습니다.
손자 박범진 군에게 전화해 주면 도움 될 거라는 말씀이지요?
그럼 박 군 핸드폰 번호를~~
아니면 출연하는 프로그램이 무엇인지?
직원에게 제가 전화하는 것 도움이 되는지 궁금합니다.’
‘답이 늦었네요.
귀한 관심 감사합니다.
제16회 사랑의 바이올린 음악회(Love Violin Concert) 포스터 보냅니다.
담당자에게 전화 딱히 도움 되지 않으시면 접어도 괜찮습니다.
국장님께서 초등 3년 손녀, 초
등 2년 손자에게 격려 한번 해 주시지요.
꿈 키워 가는데 큰 보탬이 될 것 같네요.
자부심도 생기고 친구들에게 자랑거리도 될 성싶어요.
어렵지 않다면요.
촌놈들! 서울 구경 간다고 기분 붕 떠 있어요.
전번 첨부했어요.
늘 강건하시고 행복한 삶 이어 가세요.’
‘네, 목사님 감사합니다.
내일 격려 전화 손자, 손녀에게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자랑할 일이네요.’
아이들에게 사실을 알렸다.
‘예진아, 범진아!
내일 오치동 출신 KBS 마 국장님께서 격려 전화하시면 잘 받아라.
할아버지가 부탁한 일이야!
무슨 말씀 하시는지 잘 듣고 감사의 인사 꼭 하렴’
제사보다 잿밥에 관심 있다더니 에버랜드에 취해 반응이 없었다.
어쨌든 아이들은 삶의 활력소요,
다음 세대의 주인공이란 사실은 틀림없다.
지난주 뜻밖의 전화에 힘이 났다.
5년 전, 결혼 주례 때부터 기도하고 바라던 일!
궁금하지만 말은 못 하고 기다렸다.
아이 갖고 싶음에 떠올리며 목소리 들려줌이 고마웠다.
‘목사님! 엄마에게 알렸는데 좋아하셨어요.
냉한 몸이라 한의원 다니며 체질 개선하고 있어요.
교회도 집 가까운 곳으로 갈 거예요.’
새벽 기도 중 뭔가 말해 주고 싶었다.
‘귀한 몸, 온전히 가꿔 아이 가질 계획이라고?
듣던 중 반가웠어.
늘 기도 제목 삼은 일이라 누구보다 흥이 나고 기다려진다.
좋은 그림이 그려지고 아이 앉고 예배드릴 날을 꿈꾼다.
자녀보다 귀한 보배 어디 있을까?
예배하는 삶 성실히 채우며 주님의 뜻 구하길 바란다.
마지막 주일 오후 첨단등대교회와 찬양 예배드릴 거다.
멀지만 참석하여 은혜의 도가니 속에 잠기면 좋겠다.
기도할게? 생각해 봐!
주님께서 어떻게 역사하실지 기대하며 간구할게! 힘내!!
좋은 일 주실 능한 분께..’
‘감사합니다.
목사님! 마지막 주일이 11월 24일 맞지요?’
‘응, 그래!’
2024. 11. 10 서당골 생명샘 발행인 광주신광교회 이상래 목사 010 4793 01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