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호수 한가운데
우리는 목조 계단을 쌓아올렸습니다.
신체의 일부를 보여주면서
손에 쥔 적 없는 마음을
밀어넣으면서
눈을 마주 보면서
팔과 다리로 탑을 쌓았습니다.
사람의 마음과 마음 사이
폭설을 내려주시어
들어갈 수 없는 길을 알게 하소서.
한토막의 슬픔으로
무너진 사람이
혼자 걷는 눈길을
사랑이라고 말하게 하소서.
눈과 눈 사이 거스를 수 없는 빛을
눈빛이라 부릅니까.
서로의 눈 닫으면
슬픔만을 가져갈 수 없음을
기쁨, 그것은
불탄 혀로 슬픔을 핥고
입술을 겹쳐
죽을힘을 다해 외롭게 허물어지는 것.
사랑과 기쁨이 되어
타오르지 않는 발화점이 되어
[나는 천사에게 말을 배웠지],창비,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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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젠가 / 정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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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13 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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