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간만입니다. 이 게시판에 글 써본지가 언젠지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한동안 키보드질에 소홀했습니다. 몇개월 간 업무에 찌들고(?) 귀챠니즘에 파묻혀 약속했던 것들도 올리지 못하고 있으니 죄송스럴 따름입니다. 오늘 이 자리에서는 우리동호회에 만연한 오해중 하나인 [저항제어차] = [좆꾸진 똥차] 공식에 대하여 매콤한 하이퍼똥침을 놓기 위해 어설픈 키보드질을 시작해 봅니다.
일단 외관상으로 저항차는 심하게 못되먹었고 실제 타보면 생겨먹은 것에 비례한 롤러코스터 승차감을 자랑합니다. 차는 왜이리 덜덜거리는지, 시트는 뭐 이리도 통통(??) 튀는지(일부 내장재 교체로 아닌 경우 존재), 스므쓰하게 달리지 못하고 뭐 이렇게 탁탁탁~ 치는 느낌이 나는지...(????) 하여간 표면상 상태로는 제가 하이퍼 똥침을 발사하기엔 매우 부적합한 상태임이 분명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모니터 앞에서 면식수?d에 여념 없으시며 우리나라 개터넷의 한줄기 흐름을 이어가고 계신 여러 분들께서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그리 막 되먹고 부실한 놈은 아니라는 것을 말씀드립니다. 이에 대해 조금은 난잡, 조잡, 복잡한 과정을 통해 증명하고자 하오니 초장부터 영~ 거슬려서 못 보겠다 싶으신 분들, 증명이란 말만 들으면 몸에 두드러기가 솟아나는 수학에 약하신 분들(??), 읽어봐야 별 도움 안되겠다 싶은 분들, 편견속에서 영원히 자유형으로 태평양 20.45배 큰 오만의 구렁텅이를 건너고자 하시는 분들은 여기서 조용히 백스페이스(←)를 가볍게 구르시거나 Alt+F4 조합으로 키보드에 따스한 손길을 더해주셨으면 합니다.
자... RPM올라갑니다.
안전밸트 확실히 붙들어 매시고
언제 파고들지 모르는 하이퍼똥침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1. 당신은 카더라 통신에 너무 민감합니다.
지난 1월 20일 수도권전동차가 병점에서 천안으로 연장운행하면서 수도권은 경기도에서 충청도 북부지역까지 늘어나게 되었다는 기쁜 소식으로 우리 동호회 내의 많은 분들이 한달음에 달려가셨을 겁니다. 천안역에는 우리 동호인들말고도 철도계의 여러 높으신 분들과 함께 개통을 축하하는 여러 시민들까지 모여들어 매우 혼잡했습니다. 문득 천안역 광장이 혹여나 지하 10층 깊이로 홀라당~ 주저앉아 대형참사가 벌어지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매우 북적였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그날 우리 동호회 사람들 일부는 천안급행 첫차를 이용하여 천안으로 들어갔다가 개통식 시작하지 전 미리 서울로 돌아가기 위해 빠져나왔는데 빠져나올 당시 저항차량, 그것도 초저항이라 불리는 놈이 천안역 플랫폼에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천안에서 수원까지 오는 도중 괴력의 '100km/h로 죽어라 달려가는거다' 구간을 지나는 동안 승차감이니 어쩌구 저쩌구등은 말할 것도 없이 낙제점이었습니다. 이거 이런 상태로는 안되겠다 싶어 같이 움직인 사람들에게 간단히 문제제기 했고 집으로 돌아와 사진을 몇 장을 올리면서 약간 강한 어조로 저항차 저대로 들어와도 되겠는가에 대한 짧은 멘트를 날렸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 후 몇 일간 특별한 문제없이 잘 돌아다니던 천안행 열차, 어느 날인가부터 갑자기 철도공사 소속 전동차가 하루에도 몇 번씩 퍼지는 사고가 발생할 정도로 열차 운행에 심각한 문제를 초래한 사건이 발행하였습니다. 일부언론ㅆㅂㄹㅁ 께서 적극적으로 울트라똥침을 놓기 시작하고, 우리 동호회에서 슬슬 저항차 천안지름신은 '반사' 당하신게 아니냐는 추측이 돌며 사람들 입소문에 입소문이 커지며 가끔 '천안에 저항차 들어갔어요' 라는 멘트라 나오기가 무섭게 '내일 천안 들어갔던 저항차 퍼져 열차운행 중단되겠네요~' 라는 식의 최극강 찌질스런 메가톤급 꼬릿말까지 달리게 되는 상황까지 이르렀습니다.
2. 당신은 저항차에 대해 얼마나 알고 계신가요?
우리 동호회안에서 저항차가 어떤놈인지 알고계신 분, 장담하는데 10% 나오면 정말 많이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동호회원분들을 무시하는 것도 아니고 저 잘났다고 지껄이는 것 또한 아닙니다. 저 역시 저항차의 'ㅈ'자 겨우 쓸까 말까 한 수준이기에 도토리 키재기를 몸소 실천하여 부강한 다람쥐 양성과 도토리묵 제조에 온 힘을 기울이는 중입니다.
우리 동호회 회원분들이 제일로 좋아하는 열차의 스펙에 대한 간단한 이야기 던지겠습니다. 철도공사 소속 저항제어차를 기준으로 10량 중 6량이 기동력을 갖춘 차량이며 각 량 당 4대의 견인전동기를 갖췄습니다. 각 전동기는 정격 120kw 급으로 부착되어 있으니 120*4*6=2880kw의 출력을 자랑합니다. 쉽게 와 닿지 않을 것 같아 약간 알기 쉽게 마력으로 계산하면 2880*1.34=3856마력입니다. 이것도 도저히 얼마나 큰 힘인지 모르겠으면 3856*75=289440(kg-m/s) 1초에 289440kg의 중량을 1m를 움직일 수 있는 힘이라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이래도 모르겠음 물리책 펴들고 공부하시기 바랍니다.
스펙에 대한 이야기 조금 더하죠. 견인전동기는 직류직권 전동기를 부착하였으며 몸체는 마일드스틸(연강)로 이루어졌습니다. 또한 대차부분은 용접프레스강 구조로 차축과 대차간 완충 작용하는 현수장치인 1차 측에 코일스프링으로, 차체와 대차부분의 완충을 담당하는 2차 측에도 코일스프링이 적용되었으며 곡선부에서 대차가 원활히 회전할 수 있도록 안내역할을 하는 대형 볼스터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제어부로 넘어와 열차의 속도를 제어하기 위해 부착한 저항기는 제어차량당 총 16개로 열차가 기동하면서 점차 속도를 내는 동안 저항기로 지나가는 전원을 점차적으로 줄여줌으로써 궁극적으로는 저항기에 전원이 통하지 않도록 계단제어를 실시합니다. 마지막으로 저항차는 모든 제어를 기계/전기적으로 실시하기에 대부분 계전기와 접촉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말 겁내 어렵죠. 근데 앞으로 설명을 하기 위해선 다 필요한 사항입니다. 암만봐도 모르겠으면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백스페이스(←)를 가볍게 구르시거나 Alt+F4 조합으로 키보드에게 썅콤달달한 사랑의 마음을 전해주십시요.
3. 왜 퍼졌냐???
저항차의 구체적인 회로계통이나 구조에 대한 사진은 첨부하지 않겠습니다. 그리기도 귀찮고 스캔뜨기도 벅찹니다. 재언급 들어가지만 천안에 저항차가 들어가던 당시 한 달여간 수많은 사건사고(?)를 겪었습니다. 이후 천안으로는 한동안 저항차가 들어가지 않았고 그로 인하여 다시금 정상적으로 열차의 운행이 이루어졌습니다. 그런데 한가지 여기서 생각해 볼 문제. 과연 그것들이 천안으로 저항차가 더이상 운행하지 않았기 때문이라 생각하십니까? 순간최대 100km/h로 달려야 하는 악조건에서 벗어난 저항차가 말랑말랑한 구간만 달리니까 말 잘 들어서 별 탈 없이 생각하시는건가요? 지금이라도 당장 본격적으로 재투입 시 다시금 그때의 악몽이 재현될 것이라 예상하십니까? 죄송하지만 다 틀렸습니다. 당시 열차가 많이 퍼진 이유에 천안으로의 운행이 증가함에 따라 발생한 것도 주 요인이긴 합니다만 진짜 이유는 다른 곳에 있습니다.
저항차는 태생적으로 겨울철, 그것도 특히 눈 오는 날 매우 약한 특성을 가졌기 때문에 그런 것입니다. 앞에서 말씀드렸듯 저항제어차는 모든 제어를 기계/전기적으로 실시합니다. 그로 인하여 대부분 금속으로 되어 있는 구조상 한냉한 상태에서의 동작에 약간의 문제점을 안고 있습니다. 또한 외부 이물질(특히 눈)에 의하여 '접지현상'(내부적으로 쓰는 단어)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는 전원이 공급되거나 혹은 들어가지 말아야 할 부분에 전원이 단전 혹은 통전되어 발생하는 것으로 차량 제어에 결정적으로 악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지난 여름동안 저항차 퍼져서 열차 운행이 한동안 중단되었다는 소식을 들어보신 적 있으신지... 참고로 사고가 많이 나던 시기는 2~3월 춥고 눈 많이 내리는 시기였습니다.
물론 직류직권전동기의 특징인 접촉브러쉬의 재질 불량으로 인하여 열차가 기동하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했습니다. 그러나 브러쉬의 강도를 개선함으로써 얼마든지 사전 예방할 수 있는 사항이기 때문에 당시 사고를 겪고도 지금까지 그것을 개선하지 않고 냅두진 않았을 것이기에 앞으로 그에 대한 문제는 크게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해봅니다.
4. 오래된 만큼 손길도 많이 간다.
현재 주력으로 떠오른 VVVF인버터 차량과 비교해볼때 저항차는 60~70년대 설계 개념으로 만든 차량이므로 아무래도 최신 기술이 접목된 그놈과 비교해 볼 때 태생적인 한계는 분명 있습니다. 요즘 나오는 차량은 각종 컴퓨터 설계 프로그램으로 정확한 설계를 하며 ansys, msc-nastran/patran 등으로 내부응력해석을 실시 한 뒤 adams-rail등의 동적해석 프로그램으로 열차의 움직임을 가상하여 시뮬레이션화 시키므로 한마디로 최적화설계를 구현할 수 있습니다. 반면 저항차는 당시 그런 수준의 설계는 고사하고 대부분 수작업을 통하여 기획부터 실시설계까지 들어갔고 또한 오류가 난 부분이 많았기 때문에 시제차가 나온 이후 스트레인 게이지나 하중계 등을 걸어 열차의 안전에 대한 측정을 실시하였습니다. 최적화설계 개념이 없던 시절 열차이기 때문에 열차를 구성하는 부분에서 유격이 다소 생길 수 있기에 지금처럼 부서지는 소리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부분은 안전도 평가 시 이미 반영된 부분으로 잘 달리던 열차가 두 동강나거나 특수 요인을 제외하곤 작살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으니 안심하셔도 됩니다.
게다가 나날이 발전하는 전자계통 부품들의 적용으로 후에 나온 열차는 더욱 신뢰성 높은 구성을 갖추게 됩니다. 이와 같은 특성으로 인하여 저항차량과 인버터 제어 차량은 각 차량기지에서 실시하는 검수 및 중정비 주기와 점검개소가 확연히 차이가 납니다. 대략 필요한 손길이 인버터차량에 비해 저항차가 1.5~2배정도 더 소요됩니다. 그로 인하여 검수 주기도 짧고 한번 보더라도 더 많이 볼 수밖에 없습니다. 가끔씩 발로 정비하냐? 는 식의 언급은 실제 차량을 다루는 입장에서 심히 불쾌하기 짝 없으며 정 꼬우면 '니가와서 해라~'' 라고 한마디 드리고 싶습니다. 잘 모르면서 뒤에서 까는 행동은 보기에 좋지 않습니다.
5. 마지막으로...
철도와 지하철에 관심가진지 얼마 되지 않은 분들은 저항차에 대한 별다른 기억이 없으시겠지만 저 같은 경우는 꼬꼬마 시절부터 철도를 좋아해온 사람이기에 똥차 취급당하는 저항제어차를 바라보며 꿈을 키워왔고 지금에 이르러선 실제 현장에서 근무하는 케이스입니다. 부탁하건데 갖다 버리라는 식의 멘트를 날리는 것은 제 꿈을 날리는 것과 같습니다. 어차피 몇년 후면 보고 싶어도 못보는 놈인데 너무 뒷다마까지 마시고 아껴주셨으면 합니다.
이상 #511의 하이퍼 똥침 마치겠습니다.
ps. 똥개가 똥을 끊지... -_-;;;;
첫댓글 저항차량이 막상 없어지면 정말 그리워질 것 같습니다(워낙 여름철에 많이 보니 질릴뿐이지 겨울철이 되면 인버터차량보다 저항차량이 더 따뜻하니까요... ^^;)
따라서 NDC도 지금 안 타면 후회하게 되지요... ㅋㅋ
잘 쓰셨군요. 원츄입니다.
저항차량 없어지면 전 웁니다..ㅜ,ㅜ;; 겨울에 더 따뜻하고 그것에 관련되어서 에피소드도 있으니까요..
핵폭탄급 원츄~ 생각해보니 저항차와 메커니즘이 같은 EEC가 겨울에 그렇게 잘 퍼졌단걸 왜 기억해내지 못했는지... -_-;;;;;
어렵군요. 나중에 다시 봐야겠습니다.. ;; (좋은말씀 감사요.. (--) (__) )
저항이 겨울에 따뜻한건 사실입니다.
잘 지적하셨습니다. 저항차도 110km/h로 영업운전 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있고, 천안까지 운행해도 항상 그 속도 이하로만 운행하는데, 천안으로 운행 몇번했다고 퍼지겠습니까?
ㅋㅋ따뜻한건..저항에서 발생하는 그열들이.. 객차내로 올라와서....으흐흐
대략 이해가 갑니다...저도 저 깊숙한 똥침을 맞고 정신차렸습니다...음~~저항차~~알고보니 사랑스런 녀석이군요~~나중에 없어지면 추억의 열차라고 해서 몇편성정도 남겨두고 굴리는것이 어떨지??아님 vvvf에 저항옷만 입혀서 굴려보는것이 어떨지~~ㅋㅋ
참고로 PP동차 후기형이 3960마력(동력부 1쌍)입니다. 저항차 120 전동기 다 합친 풀편성에 비해서 불과 100마력 차이입니다. 그정도로 힘이 셉니다.
저항차와 비슷한 개념이 8000대 입니다. 한겨울보다는 환절기라고 할까요 이때 많이 고장이 납니다. 사람도 환절기에 약하듯이 ... 기술이 발달해도 첨단이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현재 모듈형 7500대와 과거 계전기형 7500대에 대해서 기관사님들한테 선호도를 물으시면 계전기가 좋습니다. 충격도 적고 힘도좋고..
힛갤로~힛갤로~힛갤로~힛갤로~힛갤로~힛갤로~힛갤로~힛갤로~힛갤로~힛갤로~ 결국 힛갤로 갔나요? ㅋㅋㅋ 공지에 올라가고 말이죠 ^^;;
그래도.....그래도.....가장 안정적인 제어방식이지요. 춒이 제일 많이퍼지는걸로 알고있습니다. 그런데, 멜코저항차는 몇kW짜리 전동기 얹었나요?
그러면 동절기 빼고 천안에서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이때가 딱인거 같네요
잘봤읍니다 !
저는 신형보다 구형 차량이 왠지 정감이 가고 좋더군요.
신조 전동차는 어차피 계속 운행하게 되니 나중에 봐도 되겠지만.. 폐차 직전의 차는 더 이상 못 본다는 아쉬움과 작별에 대한 미련이라고 할까요... 저 개인적으로는 구형 전동차를 조금 더 선호하는 편입니다.
저항이 저거인줄은 아는데... 인버터니 쵸퍼니 이런건 전혀 모르겠더라구요...ㅠ
저항 전동차 특유의 그 주행음이 인상적이고, 종종 향수를 불러 일으키곤 하지요. 개인적으로도 초기형 전동차와 같은 낙창식 창문을 선호합니다(중기형 이후의 상부 개폐식은 솔직히 별로)-..-
이제 10년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