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은 무겁고 갈 길은 멀다!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
논어(論語) 제8편 泰伯 7장 曾子曰 士不可以不弘毅 任重而道遠. 仁以爲己任 不亦重乎. 死而後已 不亦遠乎. 공자의 제자 증자(曾子)가 말했다. 선비는 불가불 마음이 넓고 굳세야 한다. 짐은 무겁고 가야 할 길은 아득히(遼遠) 멀기 때문이다. 맡겨진 짐은 인(仁)이니 또한 무겁지 아니한가? 죽어서 짐을 풀 터인즉, 또한 멀지 아니한가? ※공자의 제자 증삼(曾參)이 매우 훌륭하여 “증자(曾子)”라고 높혀 부름
증자(曾子)는 죽음을 앞에 두고 자신의 제자(弟子)들에게 각자 자기의 몸을 소중히 간직하라고 간곡히 일러 주었다. 증자(曾子)의 제자이며 노(魯)나라의 권력자인 맹경자(孟敬子)에게는 예(禮)로서 덕치(德治)를 하라고 일러 주었다.
그리고 제자들에게 말하기를 인(仁)을 임무(任務)로 한 우리는 죽어야 그 임무(任務)에서 풀리는 것이니, 얼마나 임무가 무겁고 갈 길이 먼 것인가?라고 했다.
여기서 “책임은 무겁고 갈 길은 멀다”는 뜻의 사자성어 “임중도원(任重道遠)”이 나왔다.
▶충남 부여 규암면 부산(浮山) 기슭에 “대재각(大哉閣)”이라는 비각(碑閣)이 있다. 이 비각(碑閣)의 내용은 병자호란 때 청(淸)나라에 볼모로 끌려갔다 돌아온 문신(文臣) 이경여(李敬輿)가 설욕(雪辱)의 청(淸)나라를 치자는 북벌(北伐)상소문을 올렸다.
이 상소문에 대하여 효종(孝宗)이 이래와 같이 응답(應答)하였다. “지통재심 일모도원(至痛在心 日暮途遠)”, “마음에는 아직 청(淸)나라의 침범에 대한 설욕(雪辱)을 하지 못한 지극한 아픔이 있는데, 날은 저물고 길은 멀구나!”라는 내용이다. 효종(孝宗)의 “큰 한탄”이다.
뒷날, 우암 (尤菴) 송시열(宋時烈)이 효종(孝宗)이 말한 이 구절을 써서 이경여(李敬輿)의 아들 이민서(李敏敍)에게 주었다.
또 이민서(李敏敍)의 아들 이이명(李頥命)이 할아버지 이경여(李敬輿)가 낙향(落鄕)하여 살던 부산(浮山) 기슭의 바위에 “지통재심 일모도원(至痛在心 日暮途遠)”을 새기고, “크도다(大哉)!”라는 뜻을 담은 비각(碑閣) “대재각((大哉閣)”을 지었다.
농월 **********************************
아래 글은 신문기사를 옮긴것이다.
[朝鮮칼럼]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 2024.09.19. 조선일보
“The buck stops here(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 미국 개척 시대 포커의 룰에서 유래한 표현이다. 해리 트루먼 미국 대통령이 1959년 자신의 책상에 명패로 새겨놓은 것이다. 2022년 방한한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선물하기도 한 바로 그 문구다.
윤 대통령은 그 말을 참 좋아한다. 일종의 개인적 좌우명으로 삼고 있는 듯하다. 2024 5월 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도 책상 위에 바로 그 문구를 올려놓고 있었다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는 일이다.
지지율은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야당뿐 아니라 여당 내에서도 불만이 드러나고 있지만, 그럼에도 대통령으로서 뚝심을 가지고 내 일을 묵묵히 해나가다 보면 역사가 알아주리라.
결연한 의지는 좋지만 한 가지 문제가 있다. 저 문장을 그런 식으로 이해하는 것은 원래의 뜻과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정치의 영역에서 'The buck stops here'는 모든 일을 대통령이 다 할 수 있고 해야 한다는 의미가 전혀 아니다.
대통령이 가진 권한은 적절한 위임을 통해 각 분야에서 행사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종적인 책임은 대통령이 질 수밖에 없다는 뜻에 더욱 가깝다.
다시 트루먼의 시대로 돌아가 보자. 1945년 4월 12일, 해리 트루먼은 미국의 제33대 대통령직에 취임했다.
대통령이 된 트루먼은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었다. 전임 대통령 루스벨트가 트루먼 부통령도 모르게 추진하고 있던 프로젝트가 있었다. 인류 역사상 최초로 원자폭탄을 만들고 있었던 것이다. 이름하여 '맨해튼 프로젝트'였다.
핵실험은 7월 16일 치러졌다. 트루먼은 취임 후 석 달 만에, 이전에는 알지도 못했던 유형의 무기를 알게 되었다. 그리고 알지도 모했던 사상 최초의 핵실험을 승인한 대통령이 된 셈이었다. 그해 8월 6일 일본 나가사키에, 8월 9일 일본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떨어진 것도 트루먼의 승인을 필요하는 일이었다. 대통령이 된 지 불과 넉 달 만의 일이었다.
원자폭탄 프로젝트를 성공시킨 결정적인 인물 J 로버트 오펜하이머가 백악관을 찾아온다 오펜하이머는 이상주의자였다. 2차 세계대전 이전에는 사회주의에 동조하기도 했다.
일본에 핵무기를 투하한 후 벌어진 참상에 충격을 받은 그는 트루먼을 만난 자리에서 오펜하이머가 울먹이며 말했다. “각하, 제 손에는 피가 묻어 있습니다.”
트루먼은 적당히 웃으며 얼버무리며 오펜하이머를 정중하게 내보낸 후 부하들을 향해 분통을 터뜨렸다. “저 징징거리는 얼간이 자식을 누가 데려온 거야!”
트루먼에게 처음부터 권한이 주어져 있었다면 핵무기를 개발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설령 핵무기 개발을 시작했다 해도 공산주의 운동에 동조한 오펜하이머에게 전권을 주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트루먼은 원자폭탄 개발을 완료했고, 오펜하이머와 내키지 않는 악수를 하며 핵무기에 대한 최종적 책임을 자신의 어깨 위에 얹었다.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는 말은 그런 것이다. 본인이 시작하지도 않은 프로젝트를 마무리짓고, 수십만 사람의 생명이 오가는 무거운 결정을 내리고, 심지어 자신이 핵무기를 만들어놓고도 죄책감에 반핵 운동을 하는 과학자를 웃는 얼굴로 맞이하기까지 해야 한다.
지고 싶지 않은 책임을 지고,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을 만나면서, 꼭 해내야 할 일을 어떻게든 해내는 것이 대통령의 역할인 것이다.
우리의 현실로 돌아와 보자. 야당이 200석에 육박한 여소야대 정국 속에서 임기 절반을 넘겼고 지지율은 20%까지 내려앉았다.
그럼에도 윤 대통령은 4대 개혁의 의지를 굽히지 않는다. 결연한 태도는 좋지만 그것만으로 이 현실을 헤쳐나갈 수는 없다.
트루먼은 오펜하이머가 일하게 했다. 돌아서서 화낼지언정 웃는 낯으로 마주 보았다. 대통령은 그런 자리다.
필요하다면 누구에게라도 손을 내밀어야 한다. 그러면서도 책임은 온전히 자신이 짊어져야 한다.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는 말은 그런 뜻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