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린도전서 11:17-34)
오늘 본문은 고린도 교회가 성찬을 통해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를 경험하기보다 오히려 성찬을 통해 죄를 짓고 해를 입는 일이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도 바울은 고린도 교회에 성찬에 대한 잘못된 태도를 강하게 책망하고 있습니다.
성찬은 예수님께서 우리 위해 희생하신 것을 기억하는 거룩한 예식입니다. 하지만 고린도 교인들은 그 의미를 잊고, 성찬식을 가볍게 여겼습니다.
성찬을 합당하게 받으라는 바울의 권면은 우리에게도 주는 교훈이 됩니다.
주님은 바울을 통해 우리가 주의 떡과 잔을 합당하게 받기 위해 어떤 태도와 삶의 자세를 가져야 하는지 본문에서 말씀하고 있습니다.
첫째로, 성찬의 의미를 기억하십시오.
23-25절에 예수님은 제자들과 마지막 식사를 하는 유월절 절기에 떡을 떼며 "이것은 너희를 위하여 주는 내 몸이니 나를 기념하라" 하셨습니다. 또 잔을 드시며 "이 잔은 내 피로 세운 새 언약이니 이를 행하여 나를 기념하라" 하셨습니다.
바울은 성찬의 의미를 고린도 교인들에게 상기시키기 위해 예수님의 가르침을 다시 설명합니다.
성찬은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우리 죄를 위해 자신을 내어 주셨고, 우리를 하나님의 자녀로 초대하셨음을 기념하는 자리입니다. 바울은 “내가 너희에게 전한 것은 주께 받은 것이니”라고 하였습니다. 성찬은 사람이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주님께서 잡히시기 전날에 친히 제정하신 의식입니다.
성찬은 교회만이 가지고 있는 주님과의 연합, 성도들과의 연합의 자리입니다.
성찬은 예수님께서 우리 위해 채찍과 십자가에 못 박히시는 고통을 받으셨고, 조롱을 받으셨고 죽임을 당하셨음을 보여줍니다. 성찬을 통해 주님께서 받은 고통을 생각하며 내게 잘못한 사람을 용서하는 아픔도 감당하라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성찬을 합당하게 받는다는 것은 단순한 의식이 아닌, 예수님의 희생과 은혜를 깊이 묵상하며 그 감격을 우리의 삶에 담아내어 형제를 사랑하는 것입니다. 매 순간 성찬의 의미를 되새기며 예수님의 사랑을 기억하고 그 사랑이 우리 삶의 중심이 되도록 해야 합니다. 주님이 베푸신 영적 식사의 자리에 우리가 함께 참여하므로 영적 가족이 되는 것입니다.
둘째로, 자기 자신을 성찰하십시오.
바울은 28절에서 “사람이 자기를 살피고 그 후에야 이 떡을 먹고 이 잔을 마실지니”라고 말합니다.
성찬에 참여하기 전에 기도하며 자신의 마음과 삶을 살펴보라는 의미입니다. 우리는 종종 자기 중심적인 생각이나 행동으로 하나님과 멀어질 때가 많습니다. 그런 상태로 성찬에 참여한다면 하나님의 은혜를 온전히 받지 못합니다.
성찬은 주님이 우리 죄를 용서하기 위해 십자가에서 고통 속에 어떻게 죽으셨는지를 보여주는 자리입니다. 이런 성찬을 받을 때 우리 삶의 모든 면에서 하나님 앞에서 합당한 모습인지 우리의 마음이 진정으로 주님을 향해 있는지를 깊이 살펴야 합니다.
주님이 나를 사랑하셨듯이 주님이 자녀로 삼으신 성도를 나도 사랑하고 있는지 자기를 살펴야 합니다.
성찬을 받을 때마다 자기 자신을 돌아보고 주님 앞에 정결한 마음과 회개의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그럴 때 성찬은 우리의 신앙을 다시금 새롭게 하는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신자들이 남을 살피고 자신을 살피지 않을 때 다른 성도를 판단하는 자가 됩니다. 그러나 우리가 성찬을 받을 때 내 자신을 살피면 남보다 내가 더 큰 죄인임을 깨닫게 되는 것입니다.
예수님이 용서하신 자를 판단하여 사랑하지 않는다면 그는 자신이 예수님보다 큰 자임을 드러내는 교만한 일입니다.
셋째로, 남을 배려하고 사랑하십시오.
바울은 33절에서 “너희가 먹으려고 모일 때는 서로 기다리라”고 권면합니다.
바울이 고린도 교회를 책망한 이유 중 하나는 교인들이 성찬을 자기 중심적으로 참여하며 서로를 사랑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당시 고린도 교회는 4개의 당파가 서로 분쟁하고 있었습니다 (고전 1:12, 11:18). 그리고 부자와 가난한 자들 사이의 갈등이 있었습니다.
성찬에 앞서 식사하는데 부자들은 애찬을 통해 자신만 배부르게 먹는 이기적인 태도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바울은 성찬에 앞서 어떤 사람들은 먼저 와서 먹고 배부르고 어떤 사람은 늦게 와서 배고픔으로 불평하는 일이 없도록 배려하여 서로 기다렸다가 식사하라는 것입니다.
성찬을 합당하게 받는 삶은 우리가 교회 공동체 안에서 서로를 사랑하고 존중하는 삶을 사는 것입니다. 성찬은 한 몸 된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의 연합을 상징하기에 우리는 성찬을 통해 서로에게 사랑과 배려의 마음으로 섬겨야 합니다. 공동체 안에서 서로를 존중하고, 교회를 세워가며 주님의 사랑을 나누는 삶이야말로 성찬에 합당한 삶이라 할 수 있습니다.
사도 요한은 요한일서 4:10-11에서 “사랑은 여기 있으니 우리가 하나님을 사랑한 것이 아니요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사 우리 죄를 속하기 위하여 화목제물로 그 아들을 보내셨음이라 사랑하는 자들아 하나님이 이같이 우리를 사랑하셨은즉 우리도 서로 사랑하는 것이 마땅하도다”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성찬에 참여하여 주님의 몸을 찢으신 떡과 흘리신 피의 잔을 받은 사람은 내게 잘못한 사람을 용서하고 사랑하여야 합니다.
남을 용서하고 사랑하지 않으면 주님의 십자가 희생의 의미를 외면하는 죄를 짓게 되고 그 결과 병들게 됩니다. 이것을 오늘 본문 27, 29-30절은 분명하게 말씀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누구든지 주의 떡이나 잔을 합당하지 않게 먹고 마시는 자는 주의 몸과 피에 대하여 죄를 짓는 것이니라... 주의 몸을 분별하지 못하고 먹고 마시는 자는 자기의 죄를 먹고 마시는 것이니라 그러므로 너희 중에 약한 자와 병든 자가 많고 잠자는 자도 적지 아니하니”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성찬을 합당하게 받는 삶은 단지 성찬에 참석하는 것에 그치지 않습니다. 주님의 희생을 기억하고 자기 자신을 성찰하며 교회 공동체를 사랑하는 삶을 통해 우리는 성찬의 의미를 깊이 새기게 됩니다.
오늘 말씀을 통해 우리의 마음을 살피고 성찬의 은혜에 합당하게 살아가기를 소망합니다.
예수님의 몸과 피를 통해 우리는 새 생명을 얻었고, 그 은혜에 합당한 삶으로 남을 용서하고 사랑하며 살 때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신앙인이 될 것입니다.
성찬을 통해 우리의 신앙이 새로워지고, 주님 안에서 더욱 하나 되기를 기도합니다.
(설교=김상원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