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여행지로 유명한 강원도 '철원 한탄강 물윗길 트레킹'을 다녀왔다.
'물윗길'은 물 위를 걷는 길 정도의 의미로 이해하면 되겠다. 철원 한탄강변 협곡을 따라 일정 구간을 걷는 길인데, 강변을 따라 걷다가 강물을 피할 수 없는 구간에는 물(한탄강) 위로 부교를 설치하여 걷게 만든 것에서 물윗길이라는 명칭이 생겨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해 본다. 철원 한탄강 물윗길 트레킹은 매년 11월부터 다음 해 3월까지 운영한다. 그래서 행사 명칭도 올 겨울의 경우 「22-23 철원 한탄강 물윗길 트레킹」 이라고 하였다. 용암이 만들어낸 강원도 최대의 평원 철원용암대지는 신생대 제4기에 강원도 평강(지금은 북한 땅) 680m 고지와 오리산에서 분출한 용암이 골짜기를 따라 흘러내리면서 형성된 화산지형으로 내륙에서 관찰할 수 있는 유일한 용암대지이다. 형성 시기는 약 54만 년 전에서 12만 년 전 사이로 추정하고 있으며, 지형을 분석한 결과 한 차례가 아닌 최소 5~11번의 분출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오늘의 트레킹코스는 태봉대교(주차장) - 송대소 - 은하수교 - 마당바위 - 승일교(한탄대교) - 고석정 - 태봉대교(고석정 정류장에서 셔틀버스로 회귀) - 부근에 있는 직탕폭포를 다녀오는 약 8km 구간을 걸었다. 철원은 우리나라의 최북단에 위치해 있기에 철원여행이 쉽지 않은 먼 곳에서 오시거나 체력이 뒷바침 된다면 '철원 한탄강 주상절리 잔도길'을 동시에 걸어보시는 것을 추천드린다. 가능하다면 1박2일 코스로 철원의 모든 관광지를 다 보고 가시면 금산첨화일 것이다. 물윗길 입장료는 성인 기준 1만원(65세 이상 경로 5,000원)이나 지역상품권 5,000원(2,000원)을 돌려준다. 대신 주차료와 셔틀버스(토,휴일만 운행하고, 평일엔 택시를 이용 원점회귀 해야)는 무료이다. 오늘의 출발지인 태봉대교 일대는 여름철에 한탄강 래프팅과 번지점프로도 유명한 곳이다.
사진에서 보이지 않는 왼쪽편에 주차장이 위치하며, 태봉대교 좌측 교각 쪽에 조그맣게 보이는 천막 지점에서 출발한다.
태봉대교에서 출발하면 곧장 부교로 진입하며, 물윗길이 열린다. 사진 왼편에 신촌양수장이 보인다. 양수장은 한탄강물을 끌어올려 철원평야에 농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한 급수시설이며, 트레킹 구간에 모두 3개의 양수장이 보였고 양수장 벽면에는 풍경화같은 벽화를 그려 놓았다.
또한, 물윗길 전 구간에 응급상황 발생을 대비하여 50m 간격으로 '응급상황 위치번호'(001, 002, 003...) 팻말 설치, 안전요원이 배치된 천막설치, 위험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곳곳에 출입통제선 설치 및 안전요원 배치 등 방문객의 여행정서와 안전을 고려한 세심한 배려가 돋보였다.
왼쪽 바위언덕 아래에 있는 송대소 주상절리를 향해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한탄강협곡 화산지형의 백미 「송대소 주상절리」
송대소에서는 한탄강을 따라 형성된 가파른 현무암 절벽에 다양한 형태의 주상절리를 관찰할 수 있다. 주상절리는 두꺼운 용암층에서 잘 발달하는데, 철원지역에서는 옛 한탄강의 깊은 계곡을 가득 메우며 흘렀던 용암이 식으며 부피가 줄어 수직으로 쪼개짐이 발생해 만들어져 대체로 5~6각형의 기둥형태로 형성되었다. 송대소 주상절리는 지층의 켜가 7~8개나 되고, 약 30~40m 높이를 가지는데 이처럼 두꺼운 용암층에는 부채꼴 모양, 민들레꽃 모양, 주름치마 모양 등 용암이 식는 조건에 따라 제각각 다양한 모양의 절리가 발달해 있다. 가까이서 볼 수 없었던 이런 주상절리의 비경은 매년 늦가을부터 이듬해 초봄까지 철원 한탄강 물윗길을 통해서 만끽할 수 있다.
사진 왼쪽에는 바위 틈에서 흘러내린 폭포수가 얼어 생긴 얼음폭포가 보인다.
가파른 절벽과 주상절리로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고 있다.
철원 한탄강 은하수교
철원 한탄강 '은하수교'는 한탄강 주상절리길 1코스인 동송읍 장흥리와 2코스인 갈말읍 상사리를 연결하는 연장 180m, 폭 3m의 「1주탑 비대칭 현수교」이며, 수십만 년의 시간이 빚어낸 현무암 협곡의 청정 자연생태인 송대소에 위치한 '한여울길'을 따라 자연스러운 동선으로 유네스코(UNESCO) 세계지질공원으로 등재된 한탄강 유역을 탐방할 수 있다.
*** 한여울길 ***
'한여울길'은 직탕폭포 - 태봉대교 - 송대소 - 승일교 - 고석정에 이르는 철원의 대표적 트레킹 코스다. 한탄강 물윗길처럼 동계(11월~익년 3월)에만 운영하는 길이 아니라 연중 이용할 수 있는 '둘레길'로서 한탄강 절벽 위를 따라 걸으며 한탄강과 주상절리, 기암 절벽 등 신비한 협곡을 감상하기에 좋은 길이다.
얼음 위에 쓰인 영어 S자 모양의 걸어온 물윗길 상류 쪽을 은하수교 쪽에서 바라본 모습
한탄강 물(얼음) 위를 따라 걷는 모습이 장관이다. 의외로 많은 탐방객이 걷고 있다. 탐방객수 × 10,000원 = ?원 이라는 생각을 해 보았다.ㅎㅎ 지자체의 관광객 유인을 위한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지역 경제를 살릴 수 있을 것이다.
마당바위
마당바위는 한탄강을 향해 넓게 펼쳐져 있는 화강암 암반으로 운동장처럼 넓고 평평해 잠시 쉬어갈 수 있는 명물쉼터이다. 예전에는 '너래바위' 나 '너른바위'로 이름이 붙여 졌다가 '마당바위'로 바꿔 부른 것이 현재의 지명이 되었다. 마당바위와 주변 기암바위들은 마당바위 주변을 깨끗이 정리하고 잠시 누워서 쉬고 있는 사람을 보는 듯한 형상을 하고 있어 지나는 분들에게 잠시나마 마음의 위안을 주는 곳이다.
저 멀리 「제11회 철원 한탄강 물윗길 트레킹 축제」('23.1.7.~24.)를 하였던 '얼음빙벽'이 보인다.
2023 계묘년 토끼해를 맞이하여 흰 눈을 이용한 토끼모형과 기타 작품들이 조각되어 있다. 기발하게도 토끼의 빨간 눈을 곶감으로 표현하고 있었다.
인공으로 조성한 폭포빙벽이다.
승일교(구축)와 한탄대교(신축)
한국전쟁 기간인 1948.8월에 북한이 착공하여 1958.12.3 남한이 완공한 다리로 시작과 완성단계의 주체와 시공법이 달라 아치의 크기 등 교각의 모양이 겉으로 구별되는 아주 특이한 다리이며, 이는 한국전쟁과 분단이 빚어낸 독특한 의미가 있는 교량이다. 북한이 이 지역을 점거하던 때에 공사를 시작하였으나 한국전쟁으로 인해 공사가 중단되고 전쟁종료 후 그 지역을 수복한 남한이 다른 공법으로 나머지 공사하고 완공하면서 '승일교'라는 이름이 지어졌다고 한다. 아래 사진속 교량의 모양을 보면서 차이점을 찾아보시기 바란다.
승일교라는 이름에는 두 개의 유래가 있는데, 하나는 이승만의 '승'과 김일성의 '일'을 따 승일교로 하였다는 설과 한국전쟁 당시 전공을 세우고 포로로 잡혀간 연대장 박승일 대령을 기리기 위한 것이라는 설이 있는데 후자가 정설이라는 의견이 더 높다고 한다. 정설이 어떻든 철원사람들은 아직도 첫번째 설을 좋아한다고 한다. 승일교는 1996년 안전진단 결과 차량통행 불가 판정을 받아 지금은 보행자와 자전거만 이용할 수 있고, 승일교 옆에 1996년에 한탄대교를 건설하여 이용하고 있다. 승일교는 2002년 국가등록문화재 제26호로 지정, 관리되고 있다.
총 3개의 교량이 보인다. 멀리 보이는 교량이 승일교이며. 중앙의 주황색 교량과 앞에 보이는 교량이 한탄대교인데 처음에는 하나만 건설했다가 교통량이 많아짐에 따라 추가로 하나를 더 지어 별도의 왕복교량으로 활용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보았다. 왜냐하면 교량의 형태가 다르기에... 검증하지 않은 개인 생각이다.ㅎㅎ
승일교(한탄대교)를 지나 고석정으로 향한다. 물살이 센 강 중앙부분에는 얼음이 녹아 흐르는 물줄기가 보인다.
고석정(1억 년 전 철원의 옛 땅을 기억하는 바위가 있다?)
한탄강 협곡에 홀로 우뚝 서 있는 화강암 바위(고석)와 고석정이라는 누각이 있어 일대의 협곡을 총칭하여 고석정이라고 한다. 여기에 1억 년 전 철원의 옛 땅을 기억하는 바위가 있다? 고석은 철원군 동송읍 장흥리 일대의 한탄강 협곡 내에서 관찰되는 높이 약 15m의 화강암 바위로 철원 땅이 용암으로 덮이기 이전에 있던 기반암으로 약 1억 년 전에 지하에서 형성된 화강암이다. 화산 활동 때문에 현무암 용암류에 뒤덮였다가 한탄강에 의해 침식작용이 일어나 새로운 물길을 형성하는 과정에서 지표에 다시 드러나게 된 것이다. 화강암과 현무암이 관찰 포인트다.
고석정에서 인증샷
고석정(정자)과 상류쪽을 바라보며
고석정에서 하류 쪽으로 계속 나아가면 합수지와 순담계곡에 이른다. 하지만 나는 이곳 고석정에서 중간 탈출을 하였다. 한탄강을 벗어나 위로 올라오면 고석정 현판이 있는 입구가 있다. 고석정 광장 길 건너편으로 이동하여 태봉대교(주차장)로 가는 셔틀버스를 타고 원점회귀하였다. 한탄강 물윗길을 걷지않고 평상시에 철원 고석정을 방문할려면, 고석정 광장 주차장에 주차하고 아래로 내려가는 관문이 되는 곳이다.
직탕폭포(나이아가라 폭포를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다?)
태봉대교 주차장에서 한탄강 상류 쪽으로 약 500여 m 떨어져 있는 직탕폭포를 탐방하였다. 직탕폭포는 용암이 겹겹이 식어 굳어진 현무암 위로 오랫동안 물이 흐르면서 풍화와 침식으로 현무암 일부분이 주상절리를 따라 떨어져 나감으로써 형성된 계단 모양의 폭포이다. 높이는 3m에 불과하지만, 너비는 약 80m에 이른다. 폭포수의 떨어지는 힘으로 침식작용이 진행되면서 현무암 기둥들이 계속 무너져 내려 결국에는 폭포의 위치가 조금씩 강 상류 쪽으로 침식해 들어가는데 이를 '두부침식'(침식이 상류 쪽을 향해 이루어져 강의 길이가 길어지는 현상)이라고 한다. 직탕폭포가 '한국의 나이아가라'라고 불리는 것은 이처럼 두부침식을 겪으며 후퇴하는 과정에서 나이아가라와 유사한 형태를 이루게 되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사진을 멀리서 찍었기에 폭포가 작아보이지만 가까이 가보면 제법 크다. 현무암지대의 폭포에 두부침식이 관찰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