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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루이지 스케볼라의 <줄리에타와 로메오 Giulietta e Romeo> 등 여러 이탈리아 판본들
대본 펠리체 노마니
초연 1830년 3월 11일 베네치아 라 페니체 극장
<2015년 6월 취리히 오페라하우스 / 139분 / 한글자막>
취리히 필하모니아 & 취리히 오페라하우스 합창단 연주 / 파비오 루이지 지휘 / 크리스토프 로이 연출
로미오........몬테키가의 아들................................조이스 디도나토(메조소프라노, 바지역할)
카펠리오.....카풀레티가의 가장. 줄리엣의 아버지.....알렉세이 보트나르추크(베이스)
줄리엣........카펠리오의 딸...................................올가 쿨친스카(소프라노)
테발도........줄리엣과 결혼할 청년.........................베냐민 베른하임(테너)
로렌초........카풀레티가의 의사.............................로베르토 로렌치(베이스 혹은 테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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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덕션 노트 ===
'바지 역할' 전문 오페라 가수 조이스 디도나토의 로미오 연기가 빛나는 명연
사실적이지만 절제된 연출과 자연스러운 극적 흐름이 돋보이는 해석
벨리니의 비극 <캐풀릿가와 몬태그가>는 셰익스피어의 비극 '로미오와 줄리엣' 이전에 이탈리아의 소설 '줄리에타와 로메오'를 원작으로 삼은 작품으로, 로미오 역에 남성이 아닌 여성 성악가를 쓰고 있다. 요즘 기준에서 보면 특이하게 보이겠지만 당대에는 비교적 흔한 관행이었다. 예전부터 '바지 역할' 전문으로 명성이 높은 조이스 디도나토는 여기서도 최고의 연기력과 가창으로 줄리엣의 연인 역할을 무리 없이 소화하고 있으며, 줄리엣(줄리에타) 역의 올가 쿨친스카 역시 무리 없이 디도나토와 어울리고 있다. 오케스트라의 색채감을 빚어내는 데 정평이 있는 파비오 루이지는 여기서도 탁월한 지휘로 극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이끌어가고 있으며, 크리스토프 로이를 비롯한 연출진은 시대적 배경을 20세기 초로 잡았지만 절제된 연출로 등장인물의 내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빈첸초 벨리니(1801~35)는 동시대인인 가에타노 도니체티(1797~1848)와 더불어 벨칸토 오페라의 쌍두마차로 일컬어진다. 로시니가 은퇴한 1829년부터 베르디가 실질적으로 데뷔한 1842년 사이에 이탈리아 오페라계에서 그보다 더 중요한 인물은 없었다. 그는 오늘날에는 1831년에 쓴 <몽유병의 여인>과 <노르마> 및 1835년 작 <청교도>의 작곡가로 주로 알려져 있지만, 그 훨씬 이전부터 오페라 작곡가로서 완성되어 있었으며 1830년에 베네치아에서 쓴 <캐퓰릿가와 몬태그가(혹은 카풀리테가와 몬테키가)> 역시 이를 잘 보여준다.
이 2막 오페라는 펠리체 로마니가 이탈리아의 소설 '줄리에타와 로메오'의 여러 버전을 오페라용으로 개작한 대본에 기초한 것으로, 1830년 3월 11일에 초연되었다. 이 곡은 작곡가 생전에는 큰 호평을 받았지만 사후에는 평가가 점차 하락했으며, 20세기 태반에 걸쳐 망각 속에 묻혀 있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그 가치가 재평가되고 있다. 주역인 로미오 역을 남장 여가수(이를 '바지 역할'이라 부른다)에게 맡김으로써 성격의 짜임새를 특수하게 만들었으며, 두 연인을 남성만으로 이루어진 세계에서 독립시킴으로써 후대 연출가들에게 이 작품에 새롭게 접근할 수 있는 가능성을 부여했다.
이 공연은 2015년 6월에 취리히 오페라하우스에서 열린 공연 실황이다. 여기서 로미오 역을 맡은 조이스 디도나토는 1969년에 미국에서 태어난 리릭-콜로라투라 메조소프라노이다. 2012년과 2016년에 그래미상의 '베스트 클래시컬 보컬 솔로' 부문을 수상했다. 여성 성악가 가운데 드물 정도로 중성적인 매력을 지닌 디도나토는 로시니의 <알제리의 이탈리아 여인>에서 이사벨라 역을 맡는 등 통상적인 여성 성악가 역할도 많이 연기했으나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장미의 기사>에 등장하는 옥타비안 역 등 '바지 역할'에서 특히 진가를 보였으며, <캐풀릿가와 몬태그가>에서 열연을 펼침으로써 다시금 자신만의 개성과 능력을 확실히 보여주었다. 상대역인 줄리엣(줄리에타) 역을 맡은 올가 쿨친스키 역시 충실한 연기로 디도나토와 위화감 없이 어울렸으며, 테발도 역의 바냐민 베른하임이나 로렌초 역의 로베르토 로렌치, 카펠리오 역의 알렉세이 보트나르추크 등 남성 성악가들의 열연 역시 볼만하다.
무대 연출을 맡은 크리스토프 로이와 세트 및 의상 디자인을 맡은 크리스티안 슈미트 등 연출진은 이 오페라의 배경을 20세기 초로 잡았으며, 사실적이지만 매우 절제된 무대장치로 등장인물들의 내면에 더 초점을 맞출 수 있게 했다. 취리히 오페라의 회전식 무대는 극의 흐름을 적절히 반영하면서 각 장면을 매우 효과적으로 대비시키고 있다.
이 오페라를 지휘한 파비오 루이지는 1959년 생 이탈리아 출신 지휘자로, 스위스 로망드 오케스트라의 상임지휘자(1991~2002)와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및 젬퍼오퍼의 수석 지휘자(2007~2010), 빈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수석 지휘자(2005~2013) 등을 역임했으며, 특히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를 이끌 당시에는 묵직하고 고졸한 음색으로 정평 있던 동 오케스트라를 지극히 화사한 음색으로 바꿈으로써 오케스트라의 색채감을 다듬어내는 데 일가견이 있음을 보여주었다. 2010년에는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의 수석 객원지휘자가 되었고, 2011년에 제임스 레바인이 은퇴하자 상임지휘자로 승격되었다. 2012년에는 취리히 오페라단의 총음악감독에 취임했으며, 이후 지금까지 같은 직위를 유지하고 있다. 또한 취리히 필하모니아라는 이름으로 이 오페라 오케스트라의 관현악 콘서트도 지휘하고 있다. 2014년에는 덴마크 국립 교향악단의 차기 상임지휘자에 선임되었으며, 임기는 2017년에 시작될 예정이다. 오랫동안 오페라 지휘로 단련된 루이지는 이 오페라에서도 극적 흐름을 자연스럽고 무리 없게 이끌어가고 있다.
=== 작품 해설 === <다음 클래식 백과 / 이진경 글>
카풀렛 가와 몬테규 가
빈첸초 벨리니
〈카풀렛 가와 몬테규 가〉는 1830년 사육제 주간에 라 페니체 극장에서 연주될 목적으로 작곡하였다. 작곡은 대략 한 달 반 정도의 기간으로 빠르게 작곡하였다. 이 오페라는 벨리니의 전작인 〈자이라〉의 실패를 넘어서 벨리니에게 상당한 성공을 안겨준 작품이다.
이탈리아 원작을 오페라로
〈카풀렛 가와 몬테규 가〉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셰익스피어의 희곡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친숙한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런데 대부분의 오페라들이 셰익스피어의 희곡을 원작으로 한 것과 달리, 벨리니는 루이지 스케볼라의 소설 《줄리에타와 로메오》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이 이야기는 이탈리아에서 상당히 유명하였다. 마레살치(Marescalchi; 1785년 베니스)를 위한 루치의 초기 대본, 징가렐리(Zingarelli, 1796년 밀라노)를 위한 포파의 것 등이 있다. 대본가 로마니는 원래 니콜라 보카이를 위해 〈줄리에타와 로메오〉(1825, 밀라노)를 쓴 바 있다. 벨리니의 대본은 이 〈줄리에타와 로메오〉를 수정하여 다시 쓴 것이다.
메조 소프라노를 위한 로메오
벨리니의 오페라 〈카풀렛 가와 몬테규 가〉에서 재미난 부분은 로메오 역을 남성 가수가 아닌 메조 소프라노를 위해 작곡했다는 것이다. 줄리에타의 약혼자역인 테발도가 테너이긴 하지만 작품 전체에서 테너 비중이 큰 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오페라에서 테너가 남자 주인공을 담당하는 것을 고려할 때, 이 오페라는 여성에게 많은 비중을 주고 있다. 클라우디오 아바도는 1966년 밀라노의 라 스칼라 극장에서 이 오페라를 지휘했을 당시, 원작에 변화를 줘 로메오 역을 테너를 위해 수정하였다. 이날 로메오 역을 맡은 테너는 자코모 아라갈이었다. 그 이후 로메오 역은 메조 소프라노 혹은 테너가 담당하게 되었지만, 확실히 테너에 비해 메조 소프라노가 더 자주 공연되고 있다.
실패한 오페라에 대한 집착
〈카풀렛 가와 몬테규 가〉는 바로 직전에 작곡한 그의 오페라 〈자이라〉의 흔적을 많이 가지고 있다. 벨리니는 〈자이라〉에서 10개의 멜로디를 가져와 발전시킨 것이다. 벨리니 입장에서는 처음으로 초연에 실패한 작품에 대한 미련이 남아 있었으리라 생각된다. 그는 〈자이라〉 초연 실패 이후, 본인 생전에는 다시는 무대에 올리지 않겠다고 했지만, 작품에 대한 미련이 남아 있었으리라 생각된다. 벨리니는 “파르마에서 야유를 받은 〈자이라〉는 〈카풀렛 가와 몬테규 가〉에서 분을 풀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엇갈린 운명
카풀렛 가의 아들이 몬테규 가의 로메오에게 살해된 일로, 카풀렛 가 사람들은 로메오에 대한 복수를 결심한다. 로메오는 화친의 의사를 전하지만 거절당한다. 한편, 카펠리오는 테발도와 줄리에타의 결혼식을 거행하려고 한다. 줄리에타와 로메오의 사랑을 알고 있는 의사 로렌초가 줄리에타의 건강을 이유로 결혼식을 연기시키려고 한다. 그러나 카펠리오는 결혼식을 강행하려고 한다. 이때 나타난 로메오가 줄리에타와의 결혼을 통해 카펠리오의 새 아들이 되겠다고 청하지만, 카펠리오는 줄리에타의 약혼자 테발도가 자신의 아들임을 말하며 거절한다.
방에 홀로 남은 줄리에타는 사랑하지 않는 테발도와 결혼해야 하는 자신의 처지를 슬퍼한다. 로메오는 로렌초에게 안내를 받아 비밀의 문을 통해 줄리에타의 방으로 들어간다. 두 연인은 함께 도망가는 길이 유일함을 알지만, 아버지를 생각하던 줄리에타는 고민 끝에 거절한다. 로메오는 홀로 방을 떠난다.
줄리에타와 테발도의 결혼식에 로메오는 일당과 함께 구엘피 당으로 변장하고 침입한다. 로메오를 알아본 로렌초가 그를 말리지만, 로메오는 일당과 함께 식장을 습격한다. 소란 속에 테발도가 로메오에게 칼을 겨누지만, 줄리에타가 이를 가로막는다. 로메오는 줄리에타가 자신의 진정한 연인임을 밝힌다. 이러한 혼란 속에 몬테규 가의 기사들이 나타나 로메오를 구출해 간다.
줄리에타는 카펠리오에게 감금당한다. 로렌초는 줄리에타에게 일시적으로 가사 상태에 빠지는 약을 건네주며, 잠시 죽은 척을 하고 무덤에 있으면 로메오와 함께 구출할 것을 약속한다. 죽음이 유일한 방법임을 깨달은 줄리에타는 아버지 카펠리오에게 용서를 구하며 약을 먹고 숨을 거둔다. 카펠리오는 죽은 줄리에타를 보고 로렌초의 계략임을 의심하면서 그를 감금한다.
로렌초를 기다리고 있는 로메오에게 테발도가 나타난다. 두 사람은 줄리에타가 죽었다는 소식에 비통해하면서, 그녀의 죽음을 서로의 탓으로 돌린다. 로메오는 부하들을 거느리고 무덤으로 들어간다. 줄리에타의 시신을 보고 크게 슬퍼하는 로메오는 독약을 마신다. 이때 눈을 뜬 줄리에타는 죽어가는 로메오를 보며 절망과 슬픔을 이기지 못하고 숨을 거둔다. 무덤을 찾은 카펠리오는 두 사람의 주검 앞에서 경악하며 누가 이들을 죽였는지 묻자 일동은 카펠리오를 가리킨다.
1막 1장, 로메오의 아리아. ‘로메오가 당신의 아들을 죽였다 할지라도’(Se Romeo t’uccise un figlio)
1막 1장. 테발도와의 결혼식을 강행하려는 카펠리오 앞에 로메오가 부하들을 거느리고 등장한다. 로메오는 카펠리오 앞에 나와 그의 아들을 죽인 일을 사죄하면서, 자신을 또 다른 아들로 삼아달라고 청하며 우아하고 진지한 카바티나를 부른다. 상당히 아름다운 선율의 대표적인 메조 소프라노를 위한 아리아이다.
카펠리오는 줄리에타와 결혼하여 그의 새로운 아들이 되겠다는 로메오에게 자신의 아들은 따로 있음을 알린다. 그러자 일동은 남은 것은 전쟁뿐이라고 외친다. 이에 로메오는 전쟁을 수락하며 카발레타 〈이 무서운 복수의 칼을 쳐들고(La tremenda ultrice spada)〉를 부른다. 앞의 카바티나와 전혀 다른 분위기에서 로메오는 너희들의 목을 수천 번도 더 베어주고 더 많은 피를 뿌리겠다고 소리 높여 부른다.
1막 2장, 줄리에타의 로만차. ‘아 몇 번인가 눈물에 젖어’(Oh, quante volte)
1막 2장. 방에 홀로 남은 줄리에타는 로메오를 그리며 슬픔에 잠겨 있다. 줄리에타는 로메오를 사랑하지만, 가문 간의 싸움으로 그녀의 마음을 드러낼 수 없다. 이 로만차는 벨리니의 오페라 〈아델손과 살비니〉(1825) 중에서 넬리의 로만차, ‘검은 구름이 걷힌 후’(Dopo l’oscuro nembo)를 다시 사용한 것이다. 하프 반주에 맞춰 부르는 이 로만차는 슬픈만큼 아름다운 곡으로 벨리니 특유의 감성이 발휘되는 명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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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줄거리 ===
벨리니의 오페라는 메조소프라노 파트에도 상대적으로 많은 비중을 둔다. <노르마>에서 메조소프라노 역인 아달지사(Adalgisa)에게 많은 비중을 둔 것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이야기를 다룬 이 오페라에도 메조소프라노 아리아 「로메오가 그대의 아들을 죽였다면」이 나온다.
[제1막 1장] 베로나(베로나는 사랑의 여신 비너스의 다른 이름이다)에는 해묵은 원한을 품은 두 가문이 있다. 카풀레티가와 몬테키가다. 카풀레티가의 지도자인 줄리에타의 아버지 카펠리오(Capellio)가 사람들을 불러놓고 자기 아들을 살해한 원수 집안의 로메오(Romeo)에게 복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앞장서서 몬테키가의 로메오에게 죽음을 선사하겠다고 나선 사람은 테발도(Tebaldo)다. 카펠리오는 딸 줄리에타(Giulietta)를 테발도와 결혼시켜 자신의 정치 세력을 넓히려는 속셈이다. 카풀레티가의 주치의 로렌초(Lorenzo)만 로메오에게 복수하는 것을 반대한다. 줄리에타와 로메오가 뜨거운 사랑을 나누고 있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제1막 2장] 줄리에타는 테발도와 결혼하라는 아버지의 지시를 로렌초에게 전해 듣고 깊은 시름에 빠진다. 줄리에타는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 로메오를 생각하며 자신의 운명을 한탄한다. 로렌초가 줄리에타를 달래기 위해 로메오가 몰래 돌아왔다고 조심스럽게 얘기해준다. 그때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로메오가 비밀 통로를 통해 줄리에타의 방으로 들어온다. 로메오는 줄리에타가 테발도와 결혼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는 멀리 도망가자고 하지만, 줄리에타는 아버지를 버리고 떠날 수 없다면서 갈등한다.
[제1막 3장] 줄리에타와 테발도의 결혼식에 참석할 손님들이 속속 도착한다. 로렌초는 변장을 하고 손님들 틈에 숨어 있는 로메오를 알아채고는 슬며시 다가가 카펠리오의 손에 죽을 수도 있으니 어서 베로나를 떠나라고 당부한다. 그러나 로메오는 결혼식이 진행되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 없다면서 동료들과 함께 소동을 피워 결혼식을 지체시킨다. 결혼식장에 나타난 줄리에타는 결혼식이 연기된 것과 군중 사이에 로메오가 있는 것을 알고는 기뻐한다. 로메오는 줄리에타에게 함께 도망가자고 간청한다. 두 사람이 막 도망가려는데 카펠리오와 테발도가 나타난다. 로메오의 동료들이 로메오만 호위해 가까스로 피신시킨다.
[제2막 1장] 줄리에타는 로렌초의 소식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잠시 후 나타난 로렌초는 로메오는 무사히 피신했지만, 결혼식이 내일 다시 열리기로 했다고 전한다. 로렌초는 줄리에타에게 신비한 약을 마시면 깊은 잠에 빠져 사람들이 죽은 것으로 알게 된다면서, 그 내용을 로메오에게도 전할 테니 잠에서 깨어났을 때 곁을 지키고 있을 로메오와 멀리 떠나라고 말한다. 줄리에타는 잠시 주저하다가 로메오를 생각해 신비한 약을 마신다. 카펠리오가 결혼식 준비를 서두르라고 하인들에게 지시하고 있을 때 죽어가는 듯한 줄리에타가 나타나 카펠리오에게 용서해달라고 말하며 쓰러진다.
[제2막 2장] 로메오는 줄리에타에 대한 소식을 듣지 못하자 로렌초를 찾아 나선다. 카펠리오 저택 주위를 서성이던 로메오는 마침 테발도와 마주친다. 두 사람이 칼을 빼내 결투를 한다. 잠시 후 비탄에 잠긴 소리와 함께 장례 행렬이 지나가는 바람에 결투가 중단된다. 줄리에타의 장례 행렬이다. 놀란 두 사람은 칼을 던져버리고 줄리에타의 죽음이 자신들 탓이라며 흐느낀다.
[제2막 3장] 줄리에타의 시신이 놓여 있는 묘소다. 아무것도 모르는 로메오가 줄리에타에게 마지막 작별을 고하려고 나타난다. 동료들을 물리치고 혼자가 된 로메오는 줄리에타에게 마지막 입맞춤을 한 뒤 준비해 간 독약을 마시고 죽음을 기다린다. 그때 깊은 잠에서 깨어난 줄리에타는 옆에 있는 로메오를 보고 로렌초의 계획대로 일이 진행된 것으로 생각해 일단 안심한다. 그러나 로메오는 이미 죽음의 문턱에 서 있다. 줄리에타의 희망은 한순간에 사라진다. 두 연인은 운명이 자신들의 사랑을 훼방 놓고 있음을 깨닫는다. 로메오가 마지막으로 사랑한다고 말하자, 줄리에타도 독약을 마시고 로메오의 몸 위로 쓰러진다.
[네이버 지식백과] 카풀레티가와 몬테키가 [I Capuleti e i Montecchi, The Capulets and the Montagues] (OPERA 366, 2011. 6. 27., 한울아카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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