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이지은 기자] "76세에 검정고시 합격했어요"
지난 4월에 치러진 2007년 제1회 고등학교 졸업학력 검정고시에서 올해 76세인 우기호씨가 전국 최고령으로 합격해 화제다.
충북 제천 출생인 우씨는 가정 형편이 어려워 초등학교에도 다니지 못하고 평생 향학열을 가슴 속에 간직하고 살았다. 그는 공부를 포기하고 52년 군에 자원 입대한 후 3년간 UN군에서 복무했다. 이후 80년까지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에서 자동차 관련 기술자로 근무하면서 세 자녀를 키웠다. 이들을 모두 출가시킨 뒤 우씨는 못다한 공부를 시작했다.
"항상 배우고 싶은 욕구를 가지고 있었다"는 우씨는
경인교대 평생교육원에서 수필을, 덕성여대 사회교육원에서 소설을 공부해 작품활동을 펴기도 했다. 늦깎이 학생이었지만 지난해 중입검정고시와 고입검정고시에 잇따라 합격한 우씨는 대학 진학을 위해 더욱 공부에 매진했고 결국 올해 고졸검정고시에 합격하는 영예를 누렸다.
우기호씨는 "대학에 진학해 영문학을 전공한 뒤 외국문학 번역가가 되는 것이 꿈"이라며 "지금도 도서관에서 꿈을 향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교육부가 집계한 고등학교 입학자격 및 졸업학력 검정고시 합격자 현황에 따르면 60세 이상의 고령자는 모두 444명(고입 227명, 고졸 217명)이 응시해 205명(고입 112명, 고졸 93명)이 합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지은 기자 ▶이지은 기자의 블로그 http://blog.joins.com/jelee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