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부 1943년 겨울 압록강을 달리는 열차를 보여주며 화면은 시작된다. 열심히 달리던 열차는 만주 백모자역에서 멈추고 일본인 병사가 달려와
굳게 잠겨있던 짐칸의 문을 연다. 그곳엔 조선과 일본에서 끌려온 여자들이 타고 있었다.
일본인 병사가 들어와서 조선 처녀를 너댓명 고른다. 여자들이 끌려간 곳은 일본인 장교의 방. 장교가 눈짓으로 여인 하나를 고르자 군인은 나머지를 데리고 조용히 나간다. 장교가 술을 채우라며 여인을 곁으로 부른다. 술을 따르는 사이 장교가 끌어안자 여자는 도망치려고 하고 장교는 사정없이 여인의 머리채를 잡아당기며 침실칸으로 데리고 간다.
장검을 꺼내들어 여인의 머리채를 잘라낸다.
얼굴을 수차례 얻어맞은 여인은 정신을 잃고, 창문 너머로 장교의 손에 의해 옷이 벗겨지는 모습이 보인다. 열차는 멈춰서고, 다시 짐칸으로 되돌아온 여자들은 아무말도 못하고 서럽게 울기만 할 뿐이다.
윤여옥(채시라)
(나레이션-해설) 태평양의 미드웨이 해전 이후 무적 일본의 신화는 깨어졌다. 1943년 중반에 이르자 연합국측은 대규모 공세를 전개시키기에 충분한 육해공군력을 갖추게 되었다. 이태리가 무조건 항복을 발표한 1943년 9월 이후 일본의 군사전략가들은 그들의 계획을 변경시켰다. 공격보다는 수비. 공격력을 재건시킬 시간이 필요했다. 새로운 방어선을 구축하고 가능한한 오래 연합군을 지연시키기 위해
결사적으로 싸우라는 명령이 내려졌다. 일본군 수비대는 그들의 진지를 포기하느니
차라리 싸우다 죽는 쪽을 택했다. 저항은 치열했지만 절망적이었다. 중국에서는 인해전술로 버티던 장개석 군대가 연합국의 지원을 받기 시작했다. 그러나 일본에게는 아직도 무적의 관동군이 있었다.
1943년 11월 일본군 낙양성 점령.
일본군. 오오에(장항선) 오장이 이끄는 분대가 타버린 건물 한채를 뒤지고 있다. 나이많은 일본인 구보다(박인환) 일병은 집안에 있는 물건들을 뒤지며 그 중 몇개는 집어서
자기의 품안에 넣는다. 그때 어디선가 들리는 아이의 울음소리. 숨어있던 한 식구가 발견되고, 오오에는 가차없이 한 아낙을 총으로 쏘아 죽인다.
이어 아이를 안고있던 여자를 낚아채 2층으로 데려가고 밑에 있던 조선인 학도병 사까이에게 아이를 죽이라고 명령한다. 울부짖는 아이를 보고 고뇌하던 사까이, 원래 이름은 최대치(최재성). 사살하라고 명령하는 오오에의 고함. 울부짖는 아이와 엄마. 대치는 결국 혼돈 속에서 아이를 죽이고 만다.
최대치(최재성)
장하림(박상원)
일본 시모노세끼(下關). 항구에 배가 정박하고, 배에서 내리는 사람들 중에 한 조선인 대학생이 있다.
그리고 출구에는 동경에서까지 마중을 나온 한 일본인 여인이 기다리고 있다. 가즈꼬와 재회한 동경제국대학 의학부 4학년 학생 장하림(박상원).
일본 여인 가즈꼬는 다른 남자의 아내였으며 하림보다 나이가 많았다. 둘의 사랑에 여전히 불안해하는 가즈꼬를 보며
하림은 즐거운 것만 생각하며 살아도 모자란 인생이라며 그녀를 달랜다.
일본 도오꾜오(東京).
두 연인은 동경으로 건너와 행복한 날을 보낸다. 그러던 어느 날, 일본 경시청 고등계의 야마다 형사가 찾아온다. 시모노세끼 항에서부터 장하림을 감시해왔던 야마다는 그가 반전운동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가즈꼬에게 묻지만 그녀는 아무 것도 모른다며 부인한다.
야마다: 부군께서 전사하신 것 충심으로 애도합니다. 그런데 그 시모노세끼까지 마중나와준 대학생 언제부터 아셨습니까?
가즈꼬: 3년쯤 됐어요. 그이가 살아계셨을 때 저희집에서 하숙을 했으니까요. 그이의 제자분이어서..
야마다: 그 학생이 조센징이라는 거 아십니까. 가즈꼬: 예. 야마다: 그렇다면 그 학생이 반전운동을 하고 있다는 것도 아시겠군요. 가즈꼬: 뭔가 잘못 아셨나봐요. 그 분은 순진한 분이세요. 잘못이 있다면 제게 있습니다.
야마다: 잘못이 있다? 어떤 잘못인가요? 이런 시국에 남편의 유지를 배반하고 나아가서 천황폐하와 국가의 명령에 배반하고 향락에 젖어있다. 이야말로 비국민이 아닐 수 없다. 그런 뜻입니까? 게다가 그 향락의 대가로 반전운동에 대해서 눈감아주고 있었다. 그런 뜻입니까?
가즈꼬: 반전운동이 뭔지 우리는 모릅니다. 다만 열심히 공부하시는 분을 유혹한 것이 죄가 된다면 제가 받겠습니다.
야마다: 반전운동에 대해서는 끝까지 모른다고 하자. 도덕적인 죄는 이미 드러난 것이니 인정해주자.
좋습니다. 내가 아무래도 너무 점잖게 물어본 모양이군요.
중국 양주(楊洲) (남경시 북동쪽) 계속되는 수색전. 남아있던 적군의 총격이 시작되고 오오에는 총격을 뚫고 돌진하라고 명령한다. 일자무식이지만 철두철미한 군인정신의 오오에 오장은 자기 분대의 조선인 학도병 최대치와 권동진을 조센징이라고 부르며 언제나 무자비하게 구박한다.
전투중 용감하게 돌격하지 못하고 주저했다는 이유로 이등병 동진(가네야마)은 부대로 돌아와 얻어맞는다. 오오에는 조선인 학도병인 이등병 동진과 대치(사까이)를 사정없이 때린다.
우에노 경찰서, 도오꾜오.
장하림은 경찰서에 끌려가 심문을 받는다. 야마다는 집요하게 그의 반전운동 활동에 대해 끄집어내려고 하지만 하림은 일본에 충성하는 발언으로 일관하며 몸을 사리려 한다.
그동안 하림은 결핵을 앓는다는 이유로 제국군의 징병을 기피해왔었다.
야마다는 완치 판정을 받은 하림의 엑스레이 결과를 보여준다. 결국 하림은 징집대상이 된다.
가즈꼬는 입대를 말리지만 하림은 그녀를 어쩔 수 없이 돌려보내고 만다.
사랑하는 남자를 사지의 전쟁터로 보낼 수 없었던 가즈꼬는 야마다에게 하룻밤 몸을 주는 조건으로 입대를 막아주는 약속을 얻어낸다. 하림은 괴로워하다가 그녀의 집에 찾아간다.
갑자기 찾아온 하림을 보고 가즈꼬도 놀란다. 그때 야마다가 방문을 열고 나온다.
치를 떠는 하림에게 가즈꼬는 군대를 가지않아도 된다는 약속을
받아냈다며 설득해보지만 하림은 분개한다.
화를 참지 못한 그는 야마다에게 주먹을 휘두르고, 결국 일본군에 징집되는 운명을 맞는다.
- 1부 끝 -
1부 출연자: 최대치(사까이) - 최재성, 윤여옥 - 채시라, 장하림(하리모토) - 박상원 오오에 - 장항선, 구보다 - 박인환, 권동진(가네야마) - 정호근, 봉순 - 오연수 가즈꼬 - 김현주, 야마다 - 이성웅, 하나꼬 - 이미경, 니시하라 - 정한헌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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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이미지가 안보이면 태그자료 공부방에 가보시면 보실 수 있는 방법이 있네요...ㅎ
네,저는 지금 엑박이 뜨네요 태그 공부좀 더해서 담엔 엑박이 없는 좋은글 볼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