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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 돌려 받은 축의금
몇 년 전 하나 밖에 없는 자식 놈 결혼식에 참석한 친구가 축의금으로 백만 원을 냈을 때 나에게 큰 힘이 되었고 친구의 부조가 그렇게 고마울 수 가 없었다. 그날 저녁 축의금을 정리하면서 콧등이 시려 오는 걸 겨우 참을 정도였으니..... 나도 친구의 자식 결혼식에는 친구처럼 한번 멋지게 축의금을 쏘겠다고 속으로 다짐했다.
그리고 몇 년이 흐른 엊그제 친구로부터 아들의 결혼 청첩장을 받았다. 그런데 웬일 일까? 기쁜 마음보다 걱정이 앞서는 것이..... 몇 년이 지났건만 좀처럼 좋아지지 않는 우리 생활형편, 아직도 하루살기가 빠듯하다 보니 솔직히 축의금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걱정이 앞선다. 몇 년 전 친구로부터 고맙게 받은 축의금이 이렇게 큰 부담으로 다가 올줄이야.
결국 아내와 상의를 한 끝에 이잣 돈이라도 얻어 축의금을 준비하기로 했다. 축의금이란 축하로 주고받는 돈이지만 받은 만큼, 아니 그 이상 되돌려 주는 것이 일반상식이다. 더구나 내가 먼저 아들놈 결혼식 때 받아먹지 않았던가? 우리부부는 최소한 받은 만큼 100만 원은 부조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축의금을 들고 친구의 결혼식장을 찾았다.
혼주인 친구는 우리를 반갑게 맞이했고 ‘바쁜데 와 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수없이 하면서 손님 맞이에 정신 없는 틈에도 그동안 어떻게 지냈느냐고 안부까지 물어 보는 것이다. 아내와 나는 준비한 축의금을 접수시키고 인사를 빼놓지 않았다. “친구야! 아들 결혼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결혼식을 다녀온 지 며칠 지난 어느 날 느닷없이 친구로부터 등기우편이 배달되었는데 그저 인사장이려니 생각했다. 그런데 좀 이상했다. 왜 인사장을 등기로 보냈을까? 궁금해 하면서 뜯어 봤더니 친구가 직접 쓴 글이 들어 있었다. 그리고 봉투 안에는 백만 원짜리 수표 두 장이 같이 들어 있는 것이다.
내용인즉 “이 사람아! 자네 어려운 형편을 누구보다도 내가 잘 아는데 자네 형편에 어울리지 않게 무슨 축의금을 백만 원이나 했는가? 도대체 이게 무슨 짓인가? 자네는 우정보다 친구관계를 돈으로 계산하는가?“ 진심 어린 우정이 담긴 나무람이었다. "나는 무엇보다 친구가 참석 해준 것만으로도 더없이 고마울 뿐일세. 여기 이백만 원을 보내네. 백만 원은 축의금 반환이고 백만 원은 아들 녀석 결혼을 축하해준 자네에게 고마움의 답례로 보내는 것이니 달리 생각 말고 받아주게. 만약 이 돈을 받지 않는다면 앞으로 나 볼 생각은 아예 하지도 말게. 그리고 나는 자네를 친구로 생각하지도 않을 걸세.“ “아들 결혼식에 참석해줘 정말 고맙네. 그리고 가까운 시일 내 우리가 옛날 즐겨찾던 그 포장마차에서 삼겹살에 소주 한잔 하자고......" 라는 말로 끝을 맺었다.
나는 친구의 진심어린 우정과 넓은 마음, 통큰 씀씀이에 고개를 떨구고 또 다시 눈물을 삼킬 수밖에 없었다. -담아 온 글-
사랑의 기쁨-Joan Bae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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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눈물이 납니다 콧등이 시큰하며.....
나에게 진정한 친구가 있는지....
아니 내가 그런 진정한 친구가 되어줄 준비가
되었나.....
평생 살아도 진실한 우정을 나눌 친구 한명 갖는다는 것이 참 어려운 일입니다.
이는 내가 먼저 다가가지 않고 상대가 다가오길 기다리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생각을 바꿔 내가 먼저 다가간다면 분명 진정한 친구 하나 쯤은 생길 것 같습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진정 아름다운 일인데, 한편으로는 이게 나라면 정말 가능할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부끄럽습니다 ...
다른말이 필요 없는 것 같습니다.
내가 먼저 우정을 베푼다면 분명 상대 친구도 마음을 열것입니다.
큰돈이 꼭 필요한 것은 아니고 열린 마음일 것입니다.
받는 쪽보다 베푸는 쪽이 나라고 생각한다면
진정한 친구 한명 쯤은 분명히 갖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참 어려운 문제인 것만은 사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