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8월 6일(수) 집 떠난 지 열사흘 째
ㅅ 집으로 돌아와서 함께 저녁을 먹었다. 올드마켓에서 사온 닭고기를 잘라서 요리로 내어놓았다. ㄹ 은 작업실에서 단체 티셔츠 작업에 열중하고 있다. 카페 티셔츠 색상과 사이즈를 정했다. 찬이가 입고 있던 옷 색깔로 하고 s,m,l 각각 10개로 하기로 했다. ㄹ 우리가 자기 집에 묵도록 3층 침대에 베개와 모기장까지 사다 놓았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나와 세오녀는 286 봉사팀을 공항까지 가서 배웅을 하기로 했다. 조금 늦게 도착한 모양, 대한항공 탑승객 수속중이다. 내가 찾는 사람들은 이미 들어갔는지 보이지 않는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맥주를 사러 시내쪽으로 가다. 작은 가게에 앙코르 캔맥주 두 개를 3달러 달라고 한다. 비싸다고 나오니까 하나에 1달러라고 해서 샀다. 건너편에 한국식품이 있어 들어가 보니 같은 캔맥주를 0.7 달러에 팔고 있다. 다시 캔맥주와 과자를 사다. 캄보디아에서는 가게마다 가격이 너무 다르다. 꼭 물어보고 판단해야 한다.
8월 7일(목) 집 떠난 지 열나흘 째
오늘은 좀 늦게 7시에 일어나다. 찬이랑 식당에 내려가 식사를 하다. 노코프놈 호텔 1층에는 시하누크 전 국왕의 사진이 걸려 있다. 한 여인이 무릎을 꿇고 왕에게 선물을 바치는 모습니다. 군주의 존재와 정치 권력을 무상함을 생각한다.

세오녀와 함께 자전거를 타고 미니 게스트하우스로 가다. 2인승 자전거는 반납할 예정이다. 젊은 청년 대신에 어머니가 가게를 지킨다. 말이 잘 통하지 않고 또한 가격 할인이 어려울 듯하다. 밖에 있는 한 남자를 부른다. 영어가 통한다. 6일 사용한 2대분 요금을 26달러인데, 10만 리엘로 겨우 깎다. 작은 자전거 한 대는 하루에 2달러씩 계속 빌리기로 하다.
시원한 와우웹에서 한 시간 동안 접속하다.
뚝뚝을 잡았다. 씨와타 거리에서 노꼬프놈 호텔까지 가서 다시 자야바르만 7세 병원 지나 ㅅ 집까지 3 달러에 하기로 하다. 기사는 처음에는 8 달러를 달라고 하지만 우리의 태도는 단호하다. 원하는 대로 가기로 한다. 체크아웃하고 찬이와 세오녀는 ㅅ 집으로 향하다. 나는 1인용 자전거를 타고 <아름다운세상>으로 잠시 출가한다. 원래는 가족이 함께 가기로 했는데, 교회에 다니는 찬이가 절[寺]에 가는 걸 꺼려하고, 세오녀도 혼자 다녀오는 게 좋다고 해서 하루 동안 서로 따로 움직이기로 했다. 귀국 후에 템플 스테이를 다녀왔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지만, 아직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이번 연말과 연초는 5박 6일 공동 단식 행사 체험하기로 했다. 너무 가혹하게 달리다보면 사람이나 물건도 고장이 난다. 좀 쉬면서 깊은 내면을 들여다보고 영성을 회복하고 싶다.
<아름다운 세상> 봉사자 이 선생이 전화를 받지 않는다.
가는 길에 지난 번에 보았던 도자기 전시장(Ceramic Workshop)에 들른다. 크메르 도자기 복원센터(Khmer Ceramics & Bronzes Revival Center)이다.
http://www.khmerceramics.com

내가 들어가니 컴퓨터 앞에 앉아 있던 서양 남자가 나와서 영어로 설명해준다. 레가씨(Mr. Serge Rega)다. 1964년 벨기에 태생인 레가씨는 독학으로 도자기를 배워, 캄보디아 전통을 복원시키기 위해 도자기 작업을 하고 있다. 우리 나라에서도 도자기 가마가 흔하고, 불을 지피는 것이나 제작 과정 체험도 했기에 그의 설명이 그다지 새롭지는 않다.
캄보디아 앙코르 제국은 독자적인 도자기를 만들었을까, 아니면 중국 도자기를 그대로 받아들였을까. 밀턴 오스본의 <한 권에 담은 동남아시아 역사>(Southeast Asia:an Introductory History)에 보면 중국 도자기가 유입되기 전부터 동남아시아 지역에서는 독자적인 도자기를 제작하여 널리 사용하였다고 한다. 태국 반치앙 유적이 발굴되면서 이 지역에는 기원전 3,600여년 전에 이미 만들어진 도자기가 존재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2006년 여름에 반치앙 유적지를 방문한 적이 있었다. 여행하면서 보는 모든 게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 사람도 마찬가지고 사물이나 현상도 그러하다.

원래는 NCKCR(National Center for Khmer Ceramics Revival)은 비정부기구였는데, 2008년도 재정을 충당하기 위해 영업을 위한 회사로 바뀌었다. 이 일은 레가가 4년 전에 시작한 일이다. 전쟁과 기아, 그리고 학살을 통해 크메르 전통 문화는 철저히 단절되고 파괴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사람들의 노력으로 끊어진 전통의 맥을 다시 이어가는 것이다. 이곳에서는 캄보디아 시골 청년들을 모아서 가르치고 있다. 그들이 만든 상품을 판매함으로 재정 자립을 꾀하기도 한다. 여행자라도 시간이 충분하면 크메르 도자기 실습 과정(3 시간)에 참여해도 된다.
유모차에 예쁜 어린 아이가 잠자고 있다. 감사 인사를 하고 나선다. 우리 나라 도자기 기술을 가진 사람도 와서 작업을 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앙코르 도자기와 고려 도자기의 만남은 어떤가? 600-700년 전 앙코르 제국과 고려는 분명히 서로의 존재를 인식하고 교류도 있었음에 틀림 없다. 그 수수께끼는 언젠가는 누군가에 의해 풀릴 것이다.
도자기 전시장 위치는 6번 도로를 따라 공항쪽으로 가다가 캄보디아 민속문화촌에서 2km 더 가다가 왼편에 있다. 건너편에 폴 뒤브륄 호텔 관광 학교(Paul Dubrule School)가 보인다.
* 여행일자 : 2008년 7월 25일(금)-8월 24일(일) 30박 31일
* 여행장소 : 포항-서울-태국 방콕-아란-캄보디아 뽀이뻿-씨엠리업-바탐봉-씨엠리업-태국 방콕-타이완 타이중-컨띵-까오슝-타이페이-서울-포항
* 함께 여행한 이 : 연오랑 세오녀 찬이 가족여행
* 환전 : 1달러=1,012.38(2008년 7월 외환은행 사이버환전 70% 우대)
1달러를 4,130 리엘로 바꾸다(2008년 8월 6일, 씨엠리업 HK 환전소)
1000원=3,200 리엘
* 1994년부터 시작된 연오랑의 아시아 여행은 벌써 서른 네 번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아시아 여행기는 <앙코르사람들과의 만남>에서 더 볼 수 있습니다.
http://cafe.daum.net/meetangkor
첫댓글 우리나라 사람들 손재주좋은건 세계적으로 알아주니 캄보디아에 가서 도자기 작업을 하는 일이 정말 뜻깊겠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