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중앙 새마을금고
바둑강좌 회원들하고 떠난 1박 2일(8.23(금)~24일(토) 서산 바둑여행.
서산 IC를 빠져 나와 ‘서해안 청소년 수련원’ 길로 접어들었을 때, 산
마루 길에는 백일홍이 열병식을 하고 있었다.
문득 푸른 하늘이 열리고 무상의 자연이 넘치는 곳에 서해안 청소년
수련원 원장님이 우리 일행을 반갑게 맞는다.
잠시 솔잎차로 땀을 식히고 사방을 둘러본다.
자연은 결코 나의 소유가 되지 않는다.
장독과 그 사이로 보이는 백일홍이 놀랍도록 고즈넉한 평화로움을
선사한다.
몸을 낮추고 저마다 고개를 숙이고 만다.
소나무가 사방인 곳에 과일과 바둑판이 놓였다.
가는 여름이 아쉬운지 소나무 숲 흔든 매미는 발악을 하고.
맑은 바람이 불어오는 숲에서 바둑 두는 이들은 이내 신선이 된다.
(왼쪽부터) 서해안 청소년 수련원 원장님. 부천 새마을금고 김학윤 회원님,
필자, 윤장현 회원님. 김용준 전 반장님. 유승조 현 반장님.
오롯이 휴식과 즐거움에 집중할 수 있는, 피톤치드가 뿜어내는 자연에서
바둑을 즐겨 보라!
답답하지 않고 시원한 해방감을 느낄 수 있다.
바둑을 취미로 삼은 원장님에게 우연이듯 필연처럼 바둑을 지도하다 만
난 인연이, 해마다 이 산속으로 우리를 안내하는 고마운 분이시다.
이런 추억은 훗날 울림이 된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산책길에 나섰다.
작년에 와서 신기한 눈으로 바라보았던 ‘일곱 촛대 소나무’는 여전히
그 자리에 있고.
도시의 삶이 단조로운 이유는 자연과 멀어져 있기 때문이 아닐까.
텅 빈 자연에 잠시 진저리친다.
가만히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일상의 쉼표가 되어줄 테니까.
밤하늘의 영롱한 별이 보석처럼 반짝인다.
어쩌다 고개 들어 쳐다보는 도시의 흐릿한 밤하늘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깊은 산 속은 어둠에 갇히고 또렷한 별이 우리를 내려다보는 그 아래
에서 우리는 꿈길로 빠져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