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풍력, 분산형 전원·탈탄소사회로의 이행
해상풍력을 추진하는 지윈드스카이 최우진 공동대표와 인터뷰
최근 지윈드스카이는 그린인베스트먼트 그룹(GIG) 최우진 전무를 공동대표로 선임하고 해상풍력의 전문성을 강화해 나간다고 밝혔다. GIG는 탈탄소 사회를 위한 재생에너지 보급‧확산을 목적으로 영국 정부에 의해 전 세계 최초로 설립된 녹색투자은행(Green Investment Bank, GIB)을 그 전신으로 하고 있으며, 현재 25개 국가에서 25기가와트 규모의 재생에너지 사업을 개발하고 있다. 특히 GIG는 해상풍력 선도국가로 꼽히는 영국 해상풍력의 50% 이상을 투자하는 등 해상풍력에 관한 풍부한 노하우와 전문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최우진 신임 공동대표는 1978년생으로 서울대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사법시험에 합격한 후 캘리포니아대학교(UC Berkeley)에서 법학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에너지와 인프라 프로젝트 금융 전문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한국풍력산업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1. 먼저 건축학 전공과 변호사, 풍력협회 부회장 세 가지 이력이 별로 연관성이 없을 것 같은데 어떻게 풍력에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는지?
- 건축학과가 제 적성이라고 생각하고 대학에 들어가 설계를 하고 모델을 만들다 보니 재미도 있지만 갑갑한 느낌이 들어 사법시험을 준비해 합격했습니다. 건축은 건물을 설계하는 점에서, 법학은 사회질서를 설계하는 점에서 그 대상만 다를 뿐 같은 점이 많습니다.
- 미국 유학을 마치고 변호사 업무는 법무법인 세종의 금융팀에서 시작하여 에너지, 인프라 프로젝트 금융 업무를 주로 하게 되었습니다. 애초에 변호사를 시작할 때 변호사 10년, 비즈니스 10년, 공직생활 10년을 하기로 계획했습니다. 그 계획에 맞춰 GIG로 이직을 했습니다. 변호사를 하면서 주로 담당했던 분야가 재생에너지 분야입니다.
- GIG는 재생에너지 보급‧확산을 위해 설립된 회사지만, 그중에서도 해상풍력에 많이 투자했습니다. 영국과 한국은 여러모로 닮은 점이 많고, 한국도 영국처럼 해상풍력으로 세계를 선도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풍력협회에서 부회장을 맡아 주로 법제도나 정책 변경과 관련한 검토를 하고 있습니다.
2. 청사포 해상풍력을 두고 찬반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지윈드스카이 공동대표로 선임되었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요?
- 제가 지윈드스카이 공동대표로 선임된 것은 GIG가 청사포 해상풍력사업 개발에서 엔지니어링과 초기 투자를 담당하기 때문입니다.
- 청사포 해상풍력 사업은 그 규모 자체는 큰 사업이 아닙니다. 그러나 대도시의 수요지 근처에서 추진되는 국내 최초의 해상풍력사업이라는 점에서 상징적인 의미가 있습니다. 투자 의향을 비친 유수의 글로벌 투자사들도 많았는데, GIG가 이 사업에 참여할 수 있게 되어 큰 다행으로 생각합니다.
- 또한 이 사업은 미래의 분산형 전원의 모범 사례라는 점에서 그 가치가 있습니다. 과거에는 국가가 한적한 시골이나 어촌 마을에 대규모 석탄, 원자력 발전소를 강제적으로 건설하고 이를 초고압선 철탑을 사용해서 도시로 보냈습니다. 분산형 전원을 통한 탈탄소 사회로의 이행을 위한 노력은 국가적인 의무이면서 동시에 각 지자체의 의무이기도 합니다. 탄소 배출량 7위 국가로서, 국제사회에서는 우리나라가 정말로 탄소 중립을 위한 길로 가고 있는지 주시하고 있습니다.
3. 일부에서 지윈드스카이의 사업 능력에 대해 문제 제기를 했는데 최우진 공동대표의 구체적인 역할이 궁금합니다만.
- GIG는 지윈드스카이가 그동안 ‘시행사’로서의 역할을 충실하게 했다고 판단하고 투자를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투자에 앞서 법률‧재무 실사를 통해 그동안 집행된 자금들의 합법성 및 적정성을 국제적 기준에 따라 확인을 하고 검증을 했고, 어민 등 권리자들로부터 징구한 동의서나 인허가 절차 등도 실사를 했는데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 부분이 없었습니다.
- 앞으로 지윈드스카이의 역할은 남아있는 인허가 절차를 마무리하면서 동시에 ‘전략적투자자’로서 청사포풍력발전을 건설하고 20년간 관리운영을 할 건설사와 운영사를 선정하는 것이고, 그 과정에서 필요한 엔지니어링 및 계약적 노하우에 대해서는 GIG가 지원을 하게 됩니다.
- ‘재무적투자자’는 이미 한화투자증권으로 선정이 되었고 청사포 해상풍력사업의 공동주주로서 국내 금융기관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하고 국내에서 선순환되도록 하는 역할을 맡을 것입니다.
4.우리나라의 풍력산업의 방향에 대해서 말씀해 해주세요.
-탈탄소 사회로의 더딘 이행은 우리 경제에도 상당한 타격을 주게 될 것입니다. 최근 그린피스 보고서에 의하면 현 상태로는 한국이 미국‧EU‧중국 3국에 수출하는 철강‧석유‧전지‧자동차 등 주요 업종에서만 2023년부터 한해 6,000억원의 탄소국경세를 지불해야 하고, 2030년부터는 3배 이상 늘어난다고 합니다.
-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이고 조선‧해양플랜트 기술이 발달한 우리나라에서 해상풍력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전 세계적으로도 해상풍력은 탈탄소 사회로의 이행을 위한 핵심 수단으로서 2050년 전 세계 해상풍력 시장 규모는 6,000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 우리가 직접 기후위기 대응이라는 어젠다를 선도하고, 그 과정에서 우리나라의 수많은 기업들이 일자리를 창출하고 수출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며, 이를 지원하는 것이 풍력협회의 역할입니다.
5. 40대 초반임에도 불구하고 정말 다양하고 풍부한 전문 경력을 쌓아온 것 같습니다. 앞으로 최 공동대표 개인의 청사진이 궁금하군요.
- 21세기 전 세계 경제의 중심은 동북아시아가 될 것입니다. 지금은 북한이라는 거대한 장벽으로 인해 우리나라가 섬처럼 고립되어 큰 사업 기회를 창출하기도 어렵습니다. 북한 주민들에게 시급히 필요한 것은 전기에너지인데, 북한은 전국적 송배전망이 미비하여 바로 재생에너지와 분산형 전원으로 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 과정에서 우리 기업들도 무궁무진한 사업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 나중에는 함경북도-연해주-중국이 만나는 ‘황금의 삼각주’ 인근에서 콩 농장을 하고 싶습니다. 앞으로 기후위기만큼 식량위기도 큰 문제가 될 것인데 5차 산업혁명은 농업혁명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