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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얄 코펜하겐 블루 풀레이스 화병 [사진제공=로얄 코펜하겐]
작은 것으로 만족감을 최대한 끌어올린다는 의미의 ‘미니 풀니스(Mini-Fullnes)’ 인테리어가 1인 가구 중심으로 확산되면서 제품 본연의 기능보다 심리적·공간적인 만족감을 주는 오브제 시장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
프랑스어로 ‘사물’이라는 뜻의 오브제는 예술작품이나 공예품, 인테리어 소품 등 특별하거나 예술적 가치가 있는 물체를 지칭한다. 특히 개인 취향을 녹여내는 인테리어에 탁월하다. 온라인 쇼핑몰 지마켓에 따르면 올해 1월 한 달간 오브제 판매량은 지난해 1월과 비교했을 때 238%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인테리어 업계에 따르면 장식소품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높아지면서 리빙, 문화, 유통 등 업계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특징을 담은 오브제를 선보이며 고객 선점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덴마크 왕실 도자기 브랜드 로얄코펜하겐은 블루 풀 레이스 화병 2종, 북극곰 피규린 3종 복원 등 인테리어 카테고리 확장에 집중했다. 이 중에서도 20cm 크기의 둥근 풀 레이스 화병은 100만원이 넘는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판매 시작과 동시에 초도 물량이 완판되는 큰 관심을 모았다. 현재도 예약 판매 중인데 모든 입고 예정 수량에 대기가 있을만큼 인기가 뜨겁다. 수천 번 이상의 붓질로 패턴을 그려서 만들기 때문에 제작시간이 오래 소요되지만 그만큼 희소성이 있는 제품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하반기 신제품 출시를 기점으로 로얄코펜하겐의 인테리어 분류 품목은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오브제 관련 매출도 5배 이상 늘어났다는 게 로얄코펜하겐 측 설명이다. 이 흐름세를 이어 로얄코펜하겐은 올해도 액자와 촛대를 비롯한 다양한 인테리어 신제품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뮷즈’ 금동대향로 미니어처[사진제공=국립중앙박물관]
인테리어 카테고리로 확장된 소비는 박물관 기념품(굿즈)까지 이어지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판매되는 기념품은 ‘뮷즈’(뮤지엄 굿즈)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발굴 30주년을 기념해 지난해 출시된 백제금동대향로 미니어처는 MZ 세대의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초도 물량 매진와 온라인샵 대기까지 이어질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인센스 스틱을 꽂아 놓을 수 있어 방향 기능을 한다. 조형적인 아름다움이 있는 문화재를 실제 집에 소장할 수 있다는 개념이다. 자개로 만든 소반 형태의 무선 충전기, 반가사유상 미니어처, 백자 달항아리 미니어처 등도 선풍적인 인기를 끈 뮷즈다.
특히 달항아리의 경우 뮷즈로 인기를 끈 이후 유통채널 다이소에서 화병, 디퓨저 홀더 같은 인테리어 소품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합리적인 사이즈와 가격으로 출시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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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브제 바이 쿤달 ‘스톤 디퓨저’ [사진제공=쿤달]
오브제 붐이 일자 생활용품 기업도 이 시장을 겨냥한 새로운 카테고리의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샴푸, 방향제 등으로 잘 알려진 쿤달은 ‘오브제 바이 쿤달(objet by kundal)’이라는 프리미엄 라인을 출시했다. 오브제 바이 쿤달의 대표 제품인 ‘스톤 디퓨저’는 화분 같은 형태의 세라믹 용기에 현무암 화산석이 담겨있다. 화산석에 향이 있는 오일을 뿌려 방향제로 활용하는 형태다. 오브제 바이 쿤달 스톤 디퓨저는 지난해 판매량이 전년 대비 무려 14배나 증가할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가구회사도 오브제 제작에 공을 들이고 있다. 네덜란드 디자인 가구기업 폴스포텐은 스툴과 의자를 비롯한 기존 가구도 마치 오브제와 같은 형태로 제작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 회사가 만든 동물 모양의 금빛 머니박스(저금통)는 지난해 10월 온라인 편집숍 ‘29CM’에 입점돼 관심을 모았다. 29CM 관계자는 “토끼가 뒤로 손을 짚고 편안하게 앉아있는 형태의 머니박스 ‘버니 밸리’ 제품은 현재 품절 상태”라고 말했다.
(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