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고인돌</p><p>고로 박유동</p><p> </p><p>맑은 용추계곡물가에</p><p>층층이 큰 바윗돌이 기둥처럼 쌓여</p><p>지붕같이 넓고 큰 바위를 고이고 있는데</p><p>중심을 잃고 뒤쪽 귀퉁이에 꼬였으니</p><p>모자 창처럼 앞으로 튀어나온 큰 바위는</p><p>금방이라도 앞으로 넘어올 듯</p><p>발자국 진동에도 문어질 듯</p><p> </p><p>바로 아늑하고 반듯한 고인돌 바윗돌에</p><p>먹통이라도 곁에 있으면</p><p>시 한수 써 넣었으면 제격이련만</p><p>새들도 위험하다 둥지 않 틀고</p><p>벌 나비도 얼씬 않는데</p><p>다들 겁난다고 곁에 안 가는데</p><p>난들 거기에 감히 올라 갈 수 있으랴</p><p> </p><p>태고 적 고인돌이 생기고부터</p><p>풀잎 하나 물이끼 자란 흔적 없는데</p><p>새끼 담쟁이 풀이 금년 처음 기어올랐네</p><p>무명 시인이 시를 쓴들 누가 알랴</p><p>명년이면 담쟁이 풀 무성하게 자라서</p><p>여름에는 꽃을 피울 거고</p><p>겨울에는 한 폭의 묵화를 그려 놓으리라.</p><p>-20220802 / 문경용추골에서</p><p>* 이것으로 금년 여름휴가 시초를 마감한다)</p>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