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필이면 글나라 수업 날 남편 출장길이 잡혀버렸습니다.
일할때 보조도우미도 해야 하고 오다가 잠 올때, 운전대도 대신 잡아줘야 하고..
별수 있나요, 장거리 길이라 같이 나섰습니다.
(사실, 저는 콧구멍에 바람쐬러 따라 갑니다. 지역 먹거리도 먹어보고, 구경도 하고~)
8시 출발하여 11시 조금 못되어 도착했습니다.
이곳은 전남 곡성 기차마을입니다. 말 그대로 마을 안에 기차역이 있어서 입니다.
마을 입구엔 해바라기를 잔뜩 심어놓고 손님 맞을 준비를 하고 있었지요.
범초 샘 항상 찾아다니는 꿀벌이 해바라기 얼굴마다 잔뜩 붙어 있었습니다.
저녁에 일찍 도착하면 저걸 좀 잡아 갈까? 생각 하고..
서울팀이 아직 도착하지 않아 이곳 저곳 저 혼자 마실을 다녔습니다.
곡성 천적곤충관에서 가까운 곳에 이렇게 기차레일이 깔려 있고, 오래된 기차 승합칸들을 디스플레이용으로 놔두었더군요.
고개를 돌려보니, 어라? 요상한 건물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안으로 쑤욱 들어가니, 70년대풍 건물들이 이곳 저곳 세워져 있었습니다.
사람은 살지 않는 것으로 보아, 아마도 영화세트장이 아닐까? 생각하면서 걸어다녔습니다.
사실, 간판들은 곡성 읍내 들어가면 아직도 장사하는 가게에 걸려 있는 것과 같은 것들입니다.ㅎㅎ
추억의 영화관도 있고,
허름한 건물들이 계속 저를 맞아주어서 꼭 시간여행을 하는 것만 같았지요.
계속 저와 함께 걸어나와 보시면,
이렇게 제법 넓습니다.
짜잔~ 역시, 영화세트장이었습니다.
영화세트장을 나오면 곡성역이 보입니다.
저기 보이는 시커먼 기차는 유일하게 직접 오가는 증기기관차입니다.
곡성읍내 식당에서 보니, 저 기관차가 '태극기 휘날리며' 영화 찍을때도 쓰였다고 되어 있었습니다.
곡성 기차마을에서 자랑거리인 셈이지요.
곡성역에서 증기기관차와 철로자전거의 시간표가 나와 있습니다.
안내서에 증기기관차가 20분 거리에 있는 섬진강천문대까지 간다고 했습니다.
시간이 나시면, 부산에서 곡성역까지 새마을로 가서, 여기 증기기관차를 한번 타보는 것도 괜찮을 듯 싶었습니다.
당일 출장길이라 아쉬움을 뒤로 하고..
곤충관에 간 이유는 이걸 설치하러 갔습니다.
벽면에 프로젝터 영상으로 나비와 잠자리들이 날아다니는 모습이 보이시죠?
여기에 사람이 가서 서면 그림자 위로 나비와 잠자리들이 와서 사라락 앉습니다.
프로그램 깔고, 셋팅하여 설치를 다 하고, 뻗뻗한 남편을 세워놓고 찍어보았습니다.
실제로 해 보면 재밌어요.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체험전시물입니다.
뻗뻗한 남편을 대신하여 우아한 포즈로 제가 서 봅니다.
나름 재미있습니다. 저렇게 있다가 손을 톡톡 건드리면 나비나 잠자리가 훨~훨 날아오릅니다.
실제로 나비가 놀라 움직이는 것 처럼 말이지요.
나는 나비의 여신이다~ 하고 나비를 거느리며 걸어다니기도 하고, 날려보내기도 하고 이런 저런 장난을 치면서
"이상 무!" 를 외치며 무사히 테스트를 끝냈습니다. 다시 가면 피곤하거든요.ㅎㅎ
이렇게 당일치기 출장을 끝내고 무사히 집으로 돌아 왔습니다.
휴게소에서 자리 바꿔 제가 운전대를 잡고, 남편은 옆에서 쿨쿨~
많이 피곤했나 봅니다.
보기엔 저게 간단히 보여도, 컴컴한 화면 벽 뒤로 들어가서 컴퓨터 넣고, 선 잇고 천정을 기어 다니며 땀을 뻘뻘 흘렸거든요.
그래도, 아이들 웃으며 장난치는 모습을 상상하면 마음은 뿌듯하지요.
글나라 식구 여러분, 즐거운 한가위 보내시기 바랄께요~
첫댓글 참 수고 많이 하셨어요! 추석 선물로 보름달님을 하늘에 띄워 보내드리겟습니다. ㅎㅎ
즐거운 한가위 보내시고, 명절엔 아내 대신 설겆이하는 센스 보여주시길~
오우.. 멋찐데요. ^^ 나비하고 잠자리가 팔에 앉은 다음에 독수리나 뱀이 나와도 재밌겠네요.
곡성은 이명희 동화작가가 사는 곳이라 진작 말했으면 귀띔해주었을 텐데...
가을맞이 여행 겸 일까지 끝내고 마음이 가뿐하게 추석을 맞겠습니다. 멋진 포즈로 충전하고 있네요.
곡성 정말 조은 곳이죠^^ 기차여행이랑 자전거 타기랑 다시 가보고 싶은 곳이랍니다.^^ 좋은 추억 많이 만들어오시길...
또, 새로운 좋은 곳을 발견하게 해 주셨네요. 전라도 일주여행 코스에 살짝 끼워두어야 겠어요. 언제 갈런지 모르지만 ㅎㅎ
미스포터님 덕분에 시간여행을 잘 했네요^^* 정말 나비의 여신 같습니다^^* 멋진 사진에 친절하고 맛깔스런 글이 재미를 더 합니다 미스포터님, 해피한 추석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