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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디언 테일즈’에 전작이 있다는 사실은 아는 유저들 사이에서 유명한 이야기다. 작품명은 ‘던전링크’로, 주연 중 일부는 가디언 테일즈 시즌 2에 재등장에 팬덤의 환영을 받았다. 대표적인 것이 마계의 왕 ‘리리스’와 그녀를 보필하는 전설의 용사 ‘에리나’다.
둘 가운데 에리나는 화려한 의상과 미니스커트, 장발로 한껏 꾸민, 전형적인 싸우는 미소녀다. 그런데 알고 보면 리리스도 한 수 접어야 하는 노병이시다. 한때 리리스와 함께 세계를 구하고 다녔다는데,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보자. 더불어 스토리보드 첫 이야기인 리리스 편을 함께 보면 파악에 도움 될 것이다.
※ 스토리보드에는 스포일러 요소가 담겨 있습니다.
※ 스포일러가 걱정되는 분은 페이지 뒤로가기를 권합니다.
오늘의 키 퍼슨: 올해로 춘추 1,530 되시는 노장님
아레나를 자주 방문하는 유저라면 오늘의 주인공 에리나가 익숙할 것이다. 흔히 ‘에카녹’이라 불리는 강 캐릭터 중 한 명으로, 상태 이상 저항 능력과 높은 대인 전투력, 여기에 산전수전 공중전을 가리지 않는 지형 적응력으로 무장해 종횡무진 맹활약 중이다.
이에 대체 무슨 요술을 부린 거냐는 의문이 떠오르는데, 그녀의 경력을 보면 납득이 된다. 올해로 1,530살 되시는, 그야말로 베테랑 오브 레전드다. 비슷한 시기에 등장한 리리스보다 무려 20살 더 많고, 에리나가 한창 현역으로 뛸 당시 리리스는 쪼끄만 응애 공주였다.
이런저런 대사건을 정리한 지금은 리리스 타워에서 리리스의 기사이자 마계 안보국장을 맡고 있다. 추가로 용사 다음으로 오래된 직책 ‘리리스의 전속 쿠키 마법사’가 있다. 응애 리리스를 달래기 위해 과자를 줬다가 받은 칭호인데, 지금도 종종 과자를 만들어준다고 한다. 똑같은 맛밖에 안 만들어줘 몰래 뒷말을 듣기도 하지만 말이다.
주요 관계도: 전작에서 이어지는 인연
에리나의 인간관계는 대부분 전작과 리리스에 쏠려있다. 그리고 그녀의 모든 인연은 약 1,500년 전 리리스로 시작한다. 첫 만남은 놀랍게도 10살 리리스의 에리나 살해 시도다. 결과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어린 소녀가 용사를 죽인다니, 미션 임파서블 아닌가?
리리스가 이런 무모한 시도를 한 건 그녀의 부모님이 마왕 ‘벨리알’에게 인질로 잡혀 있기 때문이다. 이때 에리나가 전속 쿠키 마법사로 임명받고, 둘은 인간계와 마계를 구하기 위한 여행을 떠난다. 그 과정에서 유저 일행이나 용사 케이든 등을 만나 파란만장한 여행을 시작한다.
여신 프로메테이아는 현재 가디언 테일즈에 등장하지 않아 정보가 단편적이다. 전작에서는 에리나에게 지시를 내리는 상관이었는데, 설정 오류가 있는지 묘사가 조금 오락가락했다고 한다. 이는 잠시 후 과거 행적 파트에서 설명하겠다.
헤실 기사는 에리나와 닮은 점이 많다. 어린 공주를 데리고 세계를 구하기 위해 모험하는 용사인 점이 특히 그렇다. 참고로 헤실 기사는 그녀의 후임인 셈으로, 서브 스테이지에서 선택지에 따라 승부를 겨뤄볼 수 있다. 단, 리리스에게 나쁜 인상을 새기는 데다 평소 헤실 기사의 성격과 맞지 않아 정사로는 치지 않는 분위기다.
거기 앉아봐라, 굉장한 무용담을 들려주마
현재 가디언 테일즈에서 에리나의 활약상은 비교적 적은 편이다. 따라서, 그녀의 본격적인 활약상과 서사를 알아보려면 전작 던전링크로 시간 여행을 떠나야 한다. 아쉽게도 해당 작품은 현재 서비스를 종료했고, 유저들도 단편적인 정보를 취합, 정리하고 있다. 만약 스토리를 직접 찾아본다면 이 점을 고려하길 바란다. 그리고 이번 스토리보드에서는 서사를 에리나의 시점에서 시간 순으로 정리할 계획이다.
1,500 years ago
먼저 모든 이야기의 시발점인 1,500년 전으로 돌아가 보자. 현재 유저들이 정리한 던전링크 스토리 요약본에서 ‘에리나는 1,000년 전 전설의 용사’라는 묘사가 있는다. 공식 발표에 의하면 가디언 테일즈는 던전링크로부터 500년 후의 세계를 무대로 한다. 이를 깜빡하면 시간 계산이 꼬이니 이번 기회에 알아두자.
1,500년 전은 에리나가 30살이던 시절이다. 당시 그녀는 여신 프로메테이아의 명에 따라 마신 퇴치를 위해 여행 중이었다. 이 과정에서 10살배기 리리스에게 살해 위협(웃음)을 당하고, 이를 달래는 것이 첫 만남이다. 가디언 테일즈 유저들은 통일된 마계와 여왕으로 군림한 리리스가 익숙하겠지만, 당시 마계는 부족 단위 사회였다. 그리고 리리스는 한 지방의 어린 공주에 불과했다.
에리나는 마족이라고는 해도 어린 꼬마이니, 적당히 쿠키를 주고 달래서 돌려보낼 생각이었다. 하지만, 리리스는 쿠키 맛이 썩 마음에 들었는지, 오히려 그녀를 자신의 전속 쿠키 마법사로 임명했다. 그렇게 대화를 나누던 중 앞서 언급한 리리스의 딱한 사정이 드러났고, 두 사람은 마신 퇴치 여행을 떠난다.
물론, 상식적으로 이런 위험천만한 일에 10살배기 어린이를 데려갈 리가 만무하다. 그래서 에리나도 리리스를 두고 가려고 했다. 그러나 리리스의 생떼를 제어할 수 없자 ‘에라 모르겠다’라는 심정으로 그녀를 데려가기로 한 듯싶다. 이 결정은 추후 어마어마한 스노우볼이 되는데, 추후 마신이 어떻게 되는지, 또한 두 사람이 마계를 어떻게 바꾸는지 생각해 보자. 어찌 보면 두 사람의 선택은 그야말로 ‘신의 한 수’였다.
앗, 에리나의 상태가…?
여행 도중 에리나와 리리스는 절친한 친구가 되었고, 크고 작은 난관을 헤치며 마침내 마신들에게 도달했다. 레이드가 필수인 가디언 테일즈의 헤실 기사 일행과 달리, 에리나는 이들을 1대 1로 싸워 토벌했다고 한다. 전성기 시절 이런 활약을 보였으니 현재 아레나에서 보여주는 위용이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
여기서 한 가지 문제가 발생한다. 던전링크의 마신들에게 육체의 죽음은 의미가 없어, 일일이 봉인하는 것이 필수였다. 게다가 이 과정에서 마계의 반란이 일어나기도 해 산 넘어 산이 따로 없다. 이걸 어떻게 다 해결한 것인지 상상이 되질 않는다.
이때 마신들은 쓰러지는 와중에도 인간계와 마계가 멸망할 ‘심판의 날’을 언급했고, 에리나는 이를 막기 위해 그들의 힘을 흡수해 자신의 몸에 봉인하는 초강수를 두었다. 봉인 자체는 성공한 듯했으나, 용사의 힘으로도 마신의 힘을 모두 제어하는 건 무리였다. 그렇게 에리나는 사악한 의지에 물들고, 마왕으로 전락했다.
참고로 이 과정에서 설정 오류가 있다고 한다. ‘에리나가 여신 프로메테이아의 지시로 마신의 힘을 흡수했다’와 ‘에리나가 자신의 의지로 마신의 힘을 흡수했다’라는 언급이 모두 있어서다. 유저들은 전자를 정사로 치고 있는데, 자세한 건 추후 기회가 되면 다뤄보겠다.
아껴치고 나눠치고 다시 치는 뒤통수
던전링크 본편은 에리나가 마왕이 된 후부터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용사가 이리 되니 자연스럽게 후임 용사가 등장했고, 그가 바로 ‘케이든’이다. 에리나의 초강수를 극구 반대하던 리리스는 케이든과 힘을 합쳐 에리나를 구하려 했으나, 이에 실패하는 것이 프롤로그의 내용이다.
본편을 시작하면 주인공들은 실종된 용사 케이든을 찾아 나선다. 재미있게도 여기서부터 장절한 뒤통수치기 릴레이가 막을 올린다. 먼저 당시 유저들은 어떻게든 케이든을 찾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케이든은 데몬 킹 에리나에게 조종당하고 있었다. 그래서 두들겨 패서 물리 치료를 했더니 ‘사실 나는 에리나를 구하려고 일부러 조종당했다’라고 답변한다. 의도치 않게 주인공 일행이 트롤링을 한 셈이다.
하지만, 엎질러진 물을 주워 담을 수는 없는 법, 대인배 케이든은 트롤링을 용서하고 다시 데몬 킹 추적에 나선다. 여러 우여곡절 끝에 부활한 마신들을 마주한 건 좋은데, 이번에는 리리스가 적이 되어 등장한다. 혼미해지는 정신줄을 부여잡고 결전 장소까지 도달하면 두 번째 뒤통수가 작렬한다. 사실 리리스도 에리나를 구하기 위해 마신의 부하가 된 척한 것이다.
좋은 의미의 쉬버링을 한 리리스는 마신을 완전히 처치하기 위해 과거 에리나가 썼던 방법을 사용한다. 마신들을 자신의 몸에 봉인한 후 죽어, 그들을 영원히 없애는 방법이다. 하지만, 주인공 일행은 선역이 아닌가? 다행히 타이밍 좋게 정신이 든 에리나의 도움으로 그녀의 몸에 들어가 마신을 처치해 인간계와 마계는 해피 엔딩을 맞는다.
문제는 마신에게 조종당해 1천 년 동안 악행을 저지른 에리나다. 죄책감을 느낀 에리나는 케이든에게 자신을 죽여 달라고 부탁 하나, 케이든은 마신들이 한 짓이라며 쿨하게 그녀를 용서한다. 그렇게 목숨을 건지고 1천 년 만에 리리스와 재회한 에리나는 대형 떡밥인 심판의 날을 파악하기 위해 다시 여행을 떠난다. 알아냈냐고? 아쉽지만, 그전에 서비스를 종료해 내용을 알 수 없게 됐다.
마계 생중계, 노장은 오늘
리리스와 함께 마계에서 리얼 심 시티
케이든과 리리스, 유저들에게 구원받은 에리나의 여행 결과를 정확하게 알 수는 없다. 유저들이 조사한 던전링크 스토리에 의하면 천계 등을 방문하기는 했으나, 심판의 날이 무엇인지는 알아내지 못했다고 한다. 그래도 가디언 테일즈 시점까지 500년 동안 그녀와 리리스가 일궈낸 성과는 만나볼 수 있다. 시즌 2에서 방문하는 마계가 두 사람의 결실이다.
전작 시점에서 마계는 결속력이 약한 연합체 사회였으나, 두 사람은 이를 통일하고 리리스가 왕위에 올랐다. 그리고 에리나는 국가의 안전을 지키는 중책 안보국장에 임명된다. 마계는 그녀들의 의기투합에 힘입어 중세 판타지 풍인 세계관 내에서 고층 빌딩과 마천루가 빼곡한 현대풍 콘크리트 정글 풍으로 멋지게 성장했다. 아무래도 심 시티나 타이쿤에 재능이 있었나 보다.
리리스는 멋진 누님으로 성장했지만, 에리나는 사정이 다르다. 아무리 신의 가호를 얻고 한때 마신의 숙주 역할을 맡긴 했지만, 세월의 풍파를 피할 순 없었다. 지금의 에리나는 하루하루 주름이 늘어가는 노장이 됐다. 인게임 일러스트는 힘을 쥐어짜 일시적으로 전성기의 힘을 되찾는 것인데, 변신 후에는 기억력과 기력이 줄어 오랜 휴식을 취해야 한다. 그리고 가끔 깜빡깜빡하거나 기억이 오락가락한다.
성격도 많이 변했다. 수명물처럼 세월의 흐름에 동료들을 하나둘 잃다 보니, 과거의 혈기는 냉정함과 합리를 따지는 면모로 변했다. 그래도 1,500년 지기 친구이자 가족 같은 존재인 리리스에게는 유해지는 모양이다. 그녀를 상대로는 성격과 습관도 누그러지고, 직접 임명받은 전속 쿠키 마법사답게 500년 동안 꾸준히 쿠키를 구워주었다. 정작 당사자는 500년 동안 똑같은 쿠키만 구워줬다고 몰래 궁시렁거리지만 말이다.
아군이 된 백전노장, 선배 용사의 미래는?
세월이 흘렀어도 백전노장의 실력이 감퇴한 건 아니다. 스토리 중 조건을 만족하면 약 2회 겨뤄볼 수 있는데, 유저들에게 그야말로 악몽을 선사한다. 시즌 2에서 리리스 타워가 점거당하자 병사들을 이끌고 테러리스트를 처단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이런 실력에 힘입어 전투력 측정기가 된 적도 있다. 그리고 미래 세계를 다룬 월드 10에서 인베이더와 맞서 싸우다 전사했다는 언급이 나와, 긴장감을 끌어올리는 역할도 맡았다.
헤실 기사의 노력으로 리리스 타워 사건이 마무리된 후, 전작을 알고 있는 유저들은 그녀의 행보를 기대하고 있다. 미처 끝내지 못한 이야기와 심판의 날, 멸망의 불꽃 등 무수한 떡밥이 있어서다. 더불어 외전을 통해 지난 500년간 어떤 일을 겪었는지 보여주길 바라는 마음이 강하다.
스토리 분석을 즐기는 유저들은 다른 떡밥에 집중했다. 전작의 주요 등장인물 중 한 명인 용사 ‘케이든’이 악역으로 재등장하며, 그것이 ‘역병 의사’라는 분석이다. 리리스의 대사에 의하면 케이든은 전작 종결 후 ‘언젠가 필요해질 것’이라며 ‘헤븐홀드’를 건설하고 홀연히 사라졌으며, 지금까지 행방이 묘연하다.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가디언 테일즈에서 ‘에리나 – 케이든 – 헤실 기사’로 이어지는 인간계 용사들의 삼자대면이 이루어질 전망인데, 이때 최고참인 에리나가 어떤 반응을 보여줄지 궁금하다. 1,530살 되시는 노장께서 ‘상대적 젊은이’와 ‘요즘 젊은 것’을 앉혀놓고 훈시를 좀 해야 할 것 같다.
※ 추가 기사는 아래의 링크에서 확인 가능하니 참고해 주세요!
첫댓글
재밌게 읽고 갑니다!
몇몇 알던 내용이지만 정리가 깔끔하네요
중간중간 짤 ㅋㅋㅋㅋㅋㅋㅋ
리리스 응애
시험 하루전 날에 읽는 교과서 보다 집중해서 읽었넼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