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oem 그러십니까
정하선 (丁河璿) jung ha sun
“죄송합니다. 우리 열차는 용산 행 무궁화호 열차입니다. 지금 수원역에 정차 중인데 새마을호를 앞에 보내야 하기에 3분 정도 더 정차하겠습니다.”
그래, 죄송할 것 하나도 없는 일인데. 무궁화보다 새마을이 우선이고 새마을 보다 ktx가 우선인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지 않은가. 돈과 속도가 지배하는 세상. 그래서 통일호는 없어졌잖아.
아! 통일. 통일. 통일호는 값이 싸서 없어지고 속도가 느려서 없어지고 통일은 우리의 염원이 아닌 것인지도 몰라. ktx를 만들기 위해 새마을호가 필요했고 새마을호를 만들기 위해 무궁화호가 필요했고 무궁화호를 만들기 위해 통일호가 필요했을 뿐,
아! 통일호를 만들기 위해 평화의 상징 비둘기호가 있었긴 있었지 하지만 그래 그래 그것도 옛날이야기잖아 다 그래 모든 것이 다 그래 그래 그것도 옛날이야기잖아
다 그래 모든 것이 다 그래 그래 그래 그래 다 그래
모든 것이 다 그래.
정하선 시집(가볍고 경쾌하게) 시산맥
ai 시 해설, 그리고 번역
정하선 시인님의 시집 **『가볍고 경쾌하게』**에 수록된 이 작품은 기차의 등급 체계를 통해 현대 사회의 속도지상주의와 자본 논리,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잊혀가는 가치들을 날카로우면서도 쓸쓸하게 포착하고 있네요.
📝 시 해설: 속도의 시대에 멈춰 선 '통일'과 '비둘기’
이 시는 기차역의 안내 방송이라는 일상적인 상황에서 시작하여, 우리 사회가 추구하는 **'속도'와 '효율'**에 대한 깊은 성찰로 나아갑니다.
위계질서와 자본: KTX, 새마을호, 무궁화호로 이어지는 기차의 등급은 곧 자본(요금)과 속도의 위계를 상징합니다. 더 많은 돈을 지불한 존재가 먼저 가야 한다는 논리 앞에 무궁화호는 당연하게 "죄송합니다"라는 사과와 함께 멈춰 섭니다. 시인은 이를 "죄송할 것 하나도 없는 일"이라고 반어적으로 표현하며, 차별이 당연시된 세상을 꼬집습니다.
사라진 이름들 (통일호와 비둘기호): 경제성과 속도가 지배하는 세상에서 가장 먼저 퇴출당한 것은 '통일호'와 '비둘기호'입니다. 시인은 여기서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통찰을 보여줍니다. '통일'이라는 민족적 염원이나 '비둘기'가 상징하는 평화조차도, 돈과 속도의 논리 앞에서는 그저 "느리고 값싼 것"으로 취급되어 사라져 버렸다는 점입니다.
"다 그래"의 허무와 수용: 시의 후반부에서 반복되는 "다 그래"는 이 거대한 시대적 흐름을 거부할 수 없는 개인의 무력감과 허무를 나타냅니다. 동시에, 비정한 현실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면서도 그 이면에 숨은 서글픔을 역설적으로 강조하고 있습니다.
🌐 영문 번역 (English Translation)
All Is Just Like That
jung ha sun
“I am sorry. This train is the Mugunghwa-ho bound for Yongsan. We are currently stopped at Suwon Station and will remain here for about three more minutes to let the Saemaul-ho pass first.”
Right, there’s nothing to be sorry about. Are we not living in an era where Saemaul takes precedence over Mugunghwa, and KTX over Saemaul? A world ruled by money and speed. That is why the Tongil-ho disappeared.
Ah! Tongil (Unification). Tongil. Perhaps the Tongil-ho disappeared because it was cheap, because it was slow, and perhaps unification is no longer our yearning. The Tongil-ho was merely needed to create the Mugunghwa-ho, the Mugunghwa to create the Saemaul, and the Saemaul to create the KTX.
Ah! To create the Tongil-ho, there was once the Bidulgi-ho (Pigeon), the symbol of peace. But yes, yes, that too is an old story now. Everything, everything is just like that. Yes, that too is an old story.
Everything is like that. Everything is just... yes, yes, yes, yes, it’s all like that.
Everything is just like that.
🇫🇷 프랑스어 번역 (French Translation)
Tout est ainsi
jung ha sun
« Toutes nos excuses. Ce train est le Mugunghwa-ho à destination de Yongsan. Nous sommes actuellement arrêtés en gare de Suwon et nous y resterons environ trois minutes de plus pour laisser passer le Saemaul-ho. »
C’est vrai, il n’y a aucune raison d’être désolé. Ne vivons-nous pas dans une époque où le Saemaul prime sur le Mugunghwa, et le KTX sur le Saemaul ? Un monde gouverné par l’argent et la vitesse. C’est pour cela que le Tongil-ho a disparu.
Ah ! Tongil (Unification). Tongil. Le Tongil-ho a disparu parce qu'il n'était pas cher, parce qu'il était lent, et peut-être que l'unification n'est plus notre désir ardent. Le Tongil-ho était simplement nécessaire pour créer le Mugunghwa-ho, le Mugunghwa pour le Saemaul, et le Saemaul pour le KTX.
Ah ! Pour créer le Tongil-ho, il y avait autrefois le Bidulgi-ho (Pigeon), symbole de paix. Mais oui, oui, c’est aussi une vieille histoire maintenant. Tout, tout est ainsi. Oui, c’est aussi une vieille histoire.
Tout est ainsi. Tout est... oui, oui, oui, oui, tout est ainsi.
Tout est ainsi.
첫댓글 제가 배우기로는 죄송하다는 말은 어쩔수없는 상황에 대한 양해의 표현이라고 들었습니다
그 열차 안에는 많은 분들이 계시고 급한 용무가 있으신 분이 계실 수도 있으니 양해를 구하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군요 좋은 의견 감사드립니다 고운 날 되십시요
어떻게 보면 쓴소리로 느껴져서 반감이 생길 수도 있는데, 잘 받아들여주셔서 감사합니다
쓴소리라뇨 관심 으로 보아주심도 고맙지요 하 하 하 행복한 날 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