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오염수, 마실 수 있나요?
조회수 6.3만2023. 5. 15.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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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여러분을 위해 준비한 시사 소식
- 일본 오염수 시찰단
대통령실 제공시찰단의 시료 채취
안 될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한일 정상회담에서, 우리나라는 일본의 오염수 방류에 시찰단을 보내기로 합의했는데요.
현재 시찰단의 성격과 방문 기간 등의 주요 실무 협의가 진행 중입니다.
다만, 협의 진척에 속도가 나지 않는 것으로 전해지는데요.
우리나라는 ‘준검증’ 단계를 원하지만, 일본은 ‘시찰'에 무게를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쨌든,오염수 방류는 우리나라와 일본 모두 민감한 문제임이 틀림없습니다. 오늘은 이에 대해 여러분과 얘기를 좀 해보죠.
“오염수가
왜 나와?”
2011년 3월, 일본에서는 대지진으로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합니다. 일본 역사상 가장 강력했던 지진에, 끔찍한 사고가 벌어진 겁니다.
물론, 지진 자체에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벌어진 것은 아닙니다원전 가동은 자동 중지됐죠.
이에, 간혹 ‘지진으로 후쿠시마 원전이 폭발했다'와 같은 문장은 혼동을 줄 수 있는 표현입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쓰나미가 덮쳐, 뜨거운 원자로를 식힐 냉각수 취수 펌프가 작동하지 않아 벌어진 것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계속해서 달궈진 원자로는 녹아내리기 시작했고, 이 과정에서 폭발된 겁니다.
여러분,
더 큰 사고를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렇습니다. 물을 부으면 됩니다. 간단하죠.
이에,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원자로에 물을 붓습니다. 냉각수죠. 여기에 지하수와 빗물이 유입되기도 했습니다.
그럼, 냉각수·지하수·빗물이 후쿠시마 원자로에 유입되면서, ‘오염수'가 됩니다.
이걸 그냥 바다에 버릴 수 없잖아요. 그래서 일본 정부는 저장탱크를 만듭니다.
현재, 후쿠시마 원전 내에는 오염수를 저장하는 탱크 1,066개가 있죠.
그런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원전 부지 내 저장탱크를 더 지을 공간이 부족해진 겁니다.
그런데 구독자 여러분, 저장탱크를 더 지으려면 할 수 있었을 겁니다. 문제는 비용과 시간입니다.
후쿠시마 원전의 오염수는 유입되는 지하수와 빗물 등으로 계속해서 생겨나고 있습니다. 이에 맞춰, 일본 정부는 계속해서 저장탱크를 지어야 하는 과제가 생긴 거죠.
그러니까, 오염수를 어떻게든 처리해야 하는 겁니다.
이때, 일본 정부는 저장탱크에 오염수를 저장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합니다.
그래서 이를 처리하는 방식으로 크게 두 가지가 제시됐습니다.
오염수를 증발시키는 것과 해양 방류.
여기서 훨씬 안전하다고 판단되는 것은 ‘증발’입니다. 하지만 비용 문제가 걸리죠.
그래서 일본 정부는 해양 방류로 택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생각해 봅시다
우리가 오줌이 마렵습니다. 그럴 때, 팬티에 조금씩 배출하면서 말리는 방식이 있고요. 화장실 변기에 배출하는 방식이 있습니다.
여러분. 비용과 시간적 문제에 있어, 증발하는 방식보다 화장실 변기에 배출하는 방식이 더 편하다는 느낌이 오실 겁니다.
다만, 화장실 변기의 물이 호숫가로 유입되고 우리의 식수가 된다고 해봅시다. 한꺼번에 유입되는 오줌은 분명 우리의 식수에 문제를 일으킬 테죠.
그래서 일본은
이렇게 합니다
오염수를 그냥 해양 방류하지 않고요. 이를 정화해서 방류한다고 하죠.
오염수 → ALPS 다핵종제거 설비 → 바닷물 희석 → 방류
여기서 ALPS를 거치는 단계에서 대부분의 핵종이 제거된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다만, 삼중수소 등의 일부 물질은 거르지 못하는 것으로 보고되는데요.
이에, 일본은 바닷물을 희석하는 방식을 택한 겁니다.
그런 다음 해저터널을 통해 후쿠시마 해안 1km밖에 오는 7월부터 방류할 계획이죠.
일본 정부는 이런 과정을 거친 오염수를 마셔도 될 정도라며, ‘처리수'라고 부릅니다. 이때, 일본의 해양방류에 힘을 보태고 있는 IAEA(국제원자력기구) 역시 처리수라고 하죠.
하지만 우리나라는 오염수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어쨌든,
안전한 것일까요?
이게 우리나라도 궁금한 겁니다.
물론, 원전 관련 최고 국제기구인 IAEA는 줄곧 오염수 처리에 문제가 없다는 보고서를 내놓고 있습니다.
안전하다는 것이죠. 특히, IAEA에서는 우리나라와 중국 등의 11개국 전문가들이 일본 오염수 방류 계획을 점검하고 있습니다.
이에, 객관성과 투명성을 확보했다는 겁니다.
여기서 우리나라 전문가도 포함돼 있는데요. 이는 이웃 국가라는 점이 반영된 것이 아니라, 원자력 전문가로서 참여하고 있죠.
다만,일본이 IAEA에 분담금을 전체의 약 10% 내외를 차지하고 있어,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지적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오염수를 처리하는 ALPS로 정화해도, 일부 핵종이 제거되지 않는 점이 걸립니다.
문제는 핵종의 냄새가 있거나 섭취할 경우 즉각적인 반응이 나타나지 않아서, 우리의 불안감을 키우죠.
직접적으로 바닷물을 마시지 않더라도, 지속적인 수산물 섭취로 인해 방사성 물질이 우리 몸에 축적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일본은 시찰단을
허용했습니다
우리나라가 불안해하니, 직접 현장에 와서 확인하라는 겁니다.
그동안 제3국에 검증과 시찰에 민감하게 반응해 오던 일본의 전향적인 태도라고 분석됩니다.
다만, 어느 정도 수준까지 시찰이 가능한지 의문입니다.
그냥 현장을 둘러보는 것도 시찰이고요. 현장에서 몇 가지 과학적 검증을 해보는 것도 시찰입니다.
그러니까, 시찰단 역할이 매우 중요한데요.
우리는 오염수 시료를 채취하여, 이를 확인하고자 합니다. 하지만 일본이 민감한 현장에 접근하거나 시료를 채취하는 것에 협조해 주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앞서, 일본 정부는 IAEA 비회원국인 대만과 태평양 섬나라 18개국에 시찰을 허용한 바 있는데요.
여기서 대만은 여러 차례 시찰단을 보냈는데도, 결론을 내리지 못한 선례가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ALPS의 오염수 정화 수준에 초점을 맞추면, 유의미한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시찰단 파견이 후쿠시마 오염수 안전을 확인해 주는 명분으로 작용하고, 이를 통해 일본이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을 압박할 수 있다는 정치적 우려가 나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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