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는 가을 기러기처럼 V자로 가야한다 “행칙안행(行則雁行)” !!!

[농월]

가을 기러기 날아오고(秋雁來飛)
箭形雙行雁飛來-화살모양으로 두 줄 기러기 날아오고
秋雲高浮北漢山-가을 구름은 북한산위를 높이 떠가네
遠紅夕陽西何處-아득히 붉게 노을 지는 저 서쪽은 어디인가
幸州南故鄕似也-행주산성인가 남쪽 고향 쪽이기도 하네
농월(弄月)


형제는 가을 기러기처럼  V자로 가야한다 “행칙안행(行則雁行)” !!!


박목월의 시 “이별의 노래”가 아니더라도 가을이다.
아침을 걸을 때 북한산 인수봉이 더 멀리 보인다.
똑같은 머리위 하늘인데 여름에는 무거운 구름이 머리위에 가까이 떠있다.
가을하늘은 어째서 높고 맑고 멀까


조용히 당(唐)나라의 대표적 시인 두목(杜牧)의 시 한수를 중얼거린다.
가을 산길을 걸으며
遠上寒山石徑斜-멀리 가을 산에는 돌길이 비껴있고
白雲生處有人家-흰 구름 깊은 곳에 사람 사는 집이 있네.
停車坐愛初秋愛-걸음을 멈추고 초가을을 즐기니
秋葉紅於二月花-가을 잎이 이월 꽃보다 더 붉으리
두목(杜牧)


논어(論語) 제13편 자로(子路) 28장
子路 問曰 何如斯可謂之士矣. 子曰 切切偲偲 怡怡如也 可謂士矣.
朋友切切偲偲 兄弟怡怡.
공자의 제자 자로(子路)가 묻는다.
“어떻게 하면 가히 선비라 하겠습니까?”
공자께서 대답하기를
좋은일은 간곡히 서로 권하고, 잘못을 고치도록 애쓰고,
또한 화락(和樂)하여 자비로우면 선비라 할 수 있다
친구에게는 서로 선(善)을 권하고 잘못을 고치도록 애를 쓰고,
형제간에는 부드럽게 화락(和樂)하느니라”


옛날 어린이 초보교과서라 할 수 있는 사자소학(四字小學)에 아래의 글이 있다.
▷兄弟怡怡(형제이이) 行則雁行(행즉안행)
형제는 서로 화합하여 길을 갈 때는 기러기가 날라가는 것처럼 나란히 가라.


▷寢則連衾(침칙연금) 食則同牀(식칙동상)
잠잘 때에는 이불을 같이 덮고 먹을 때에는 밥상을 함께 하라.


※사자소학(四字小學)은 한자(漢字)로 구성(構成)되어 있지만 우리나라에서 편찬(編纂)된
어린이 초보 교과서다.


위의 논어와 사자소학(四字小學)에 나오는 이 말은 형제는 가을 기러기 날라가는
모양처럼 지내라는 가르침이다.


여기서 行則雁行(행즉안행)에서 “안행(雁行)”은
기러기가 영어 V자 모양으로 차례로 줄지어 날아가는 것을 뜻한다.


지금 가을이 되어 북쪽에서 하늘 높이 기러기 떼들이 한반도를 찾아온다
수천 킬로미터, 길게는 4,000킬로미터를 비행한다고 한다.


또 하루에도 수백 킬로를 이동하기도 하는데,
반드시 V자 모양을 그리며 날아간다고 한다.


왜 그럴까?


결론은 힘을 아껴 멀리까지 날아가기 위해서라고 한다.
러시아 시베리아 쪽인지 그 어디인지 모르지만 계절의 변화에 따라 가을 겨울이 오는
한반도를 찾는 것이다.


아래는 조류학자(鳥類學者)의 말이다
V자 대열을 이루고 날라가는 각 기러기의 날갯짓은 바로 뒤에 따라오는 기러기들을 위해
상승기류(上昇氣流)를 만들어 주기 위함이다.
※상승기류(上昇氣流)-대기(大氣) 속에서 수직(垂直) 방향(方向)으로 올라가는
                                  공기(空氣)의 흐름


이 상승기류(上昇氣流)를 타면 혼자서 날아가는 것보다 무려 71%를 더 멀리 힘은 적게 들고날 수 있다고 한다.
위의 “行則雁行(행즉안행)”가르침은 형제가 함께 가면 힘은 적게 들고 더 멀리 같이 갈 수
있음의 교훈이다.


“行則雁行(행즉안행)”의 특징은
맨 앞의 기러기가 공기저항을 많이 받아 힘을 많이 쓰게 되어 차츰 뒤로 처지게 된다.
그때는 뒤를 따르던 다른 기러기가 앞장서고 처음 맨 앞의 기러기는 맨 뒤로 가서
난다고 한다.
서로 힘든 일을 나누는 것이다.
사람보다 훨씬 지혜롭고 형제애(兄弟愛)가 깊다.


사람도 형(兄)이 어린 아우를 돌봐 주다가 아우가 커서 제 몫을 하게 되면
힘들고 어려운 일을 할 때 자기가 나서서 형을 돕고 거드는 모습을 보게 된다
(제대로된 형제끼리다)


어떤 기러기가 병에 걸리거나 다쳐서 대열에서 낙오되면 두 마리의 다른 기러기들이
그 병든 기러기와 함께 대열에서 나와 도와주고 보호해 준다.


회복해서 돌아올 때는 건강한 두 기러기가 맨 앞의 힘든 리더 자리를 서로 맡아가며
먼 길을 같이 하게 된다.
조금 부족한 형제라도 서로 도와서 인생을 함께 살아가는 것이 형제라는 의미다


그냥 가을이 아니다!
가을은 금(金)의 계절로 잘못됨을 반성하고 고치는 계절이다.


教訓多多的秋天(교훈다다적추천)라!
“많은 것을 가르쳐 주는 교훈의 가을”이다


농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