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구함과 소보로 [임지은]
식초에 절인 고추
한 입 크기로 뱉어낸 사과
그림자를 매단 나뭇가지
외투에 묻은 사소함
고개를 돌리면
한낮의 외로움이 순서를 기다리며 서 있다
나는 이미 배가 부르니까
천천히 먹기로 한다
밤이 되면 내가 먹은 것들이 쏟아져
이상한 조합을 만들어낸다
식초 안에 벗어놓은 얼굴
입가에 묻은 흰 날개 자국
부스러기로 돌아다니는
무구함과 소보로
무구함과
소보로
나는 식탁에 앉아 혼자라는 습관을 겪는다
의자를 옮기며 제자리를 잃는다
여기가 어디인지 대답할 수 없다
나는 가끔 미래에 있다
놀라지 않기 위해
할 말을 꼭꼭 씹어 먹기로 한다
- 무구함과 소보로, 문학과지성사, 2019
* 임지은 시인은 대전에서 태어나 , 2015년 문학과 사회 신인문학상으로 등단하였다.
소보로빵은 그래서 대전사람만 아는 성심당의 대표작, 튀김 소보로를 뜻하는 것일 게다.
부스러기로 돌아다니는 무구함을 모아 모아 한입에 털어넣으면 무쟈게 맛있다.
가끔 성심당 빵 사먹으러 일부러라도 고속열차 타고 가곤 한다.
전국 빵집 매출 1위 성심당 530억, 부산 오*에스 246억, 군산 이*당 217억, 대구 삼*빵집 210억
그리고 서울 김*모빵집이 150억이라고 한다.
1980년에 튀김 소보로가 처음 선보였으니 그 역사가 대단하다.
성심당 선전했다고 잡혀가진 않겠지?
오늘 저녁에 대전에서 열리는, 여자배구 직관 가는데 참새처럼 방앗간 들러 사먹고 가야겠다.ㅎ
입가에 빵 부스러기 묻히는 나는 참새!
첫댓글 성심당 카스테라... 커피랑 마시면 진짜 맛있어요. ^^
흠, 다음에 번개팅할 때 나누어 먹어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