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첼시의 차기 감독은 누가 될 것인가 by 조한복 EPL전문기자
결국 첼시가 거센 칼날을 꺼내 들었다. 첫번째로 아브람 그랜트 감독이 사임됐다. 지난 달25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첼시는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그랜트 감독과의 계약이 종료됐다고 밝혔다. 그랜트 감독은 지난 해 9월 조세 무리뉴 감독에 이어 첼시 지휘봉을 잡았지만 이후 팬들의 비난 여론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 22일에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다시 만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게 패하며 프리미어리그에 이어 또다시 결승전 고배를 맛봤다. 새로운 '스페셜 원(ONE)'을 꿈꿨던 그랜트는 4년만에 무관이라는 불명예를 얻고 말았다. 첼시 구단은 공식 웹사이트에서 그동안 수고해 준 그랜트 감독에게 고마움을 전함과 동시에 차기 감독 선임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전했다. 슈퍼 스타급 선수들을 위해서라도 실력을 인정받은 스타급 감독의 영입이 첼시 구단의 목표인 셈. 이제 영국 언론을 비롯해 축구팬들은 첼시 차기 감독에 주목하고 있다.
‘가능성 있는 감독 다 알아봐’
블랙번의 마크 휴즈 감독이 첼시와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의 차기 감독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블랙번 구단주와 이사진은 맨시티와 휴즈 감독 사이의 협상을 수락한다고 공식적인 의사를 밝혔다.
휴즈 감독은 1980년부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첼시, FC 바르셀로나 등의 선수로 생활했다. 1999년 웨일즈 대표팀 감독으로의 변신도 성공적이었으며 2004년 9월부터 현재까지 블랙번의 사령탑을 맡고 있다. 블랙번은 지난 시즌 맨유를 홈에서 1-1 무승부로 몰아붙이는 등 매서운 팀으로 탈바꿈했다.
맨시티는 2007-08 시즌동안 감독직을 수행하던 스벤 고란 에릭손 감독이 멕시코 대표팀 감독으로 떠나면서 차기 감독 선임이 발등의 불이 되고 말았다. 결국 맨시티는 포르투갈 대표팀의 펠리페 스콜라리 감독보다 현실적으로 가능한 휴즈 감독을 최선책으로 보고 있다. 맨시티의 갑작스런 구애에 난처한 것은 바로 런던의 첼시. 아브람 그랜트 감독 경질 이후 휴즈 감독을 차기 감독 유력 후보에 올려놓았던 첼시 입장에서는 당혹스러울 수 밖에 없다.
첼시는 결국 고르기만 하다가 휴즈 감독을 맨시티에게 뺏아기고 말았다.
첼시, 감독 후보들 줄줄이 '헛물'
런던 첼시가 새 감독 영입에 애를 먹고 있다. 부르기만 하면 당장에라도 올 것 같았던 감독들이 오히려 첼시와의 연관설에 강력한 부인을 할 정도. 아브람 그랜트 감독 사임 직후 첼시는 거물급 감독들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지만 줄줄이 퇴짜를 당하고 있다. 유력했던 러시아 대표팀의 거스 히딩크 감독은 공개적으로 거절 의사를 밝혔고 포르투갈의 펠리페 스콜라리 감독은 관심 밖의 일이라며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어 블랙번의 마크 휴즈 감독에게도 관심을 보였지만 결국 휴즈는 맨체스터 시티를 선택했다. AC밀란의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에게도 '아니다(NO)'는 확답만 받았다. 첼시의 체면이 이래저래 말이 아니다. 부자 구단 중 하나인 첼시의 감독직 제의를 거절하는 이유가 로만 아브라모비치 구단주와의 관계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전 첼시 감독이었던 조제 무리뉴는 아브라모비치와의 관계가 악화되어 결국 팀을 떠났고 그랜트 감독 역시 아브라모비치에게 배신 아닌 배신을 당하며 8개월만에 사임했다. 선수단을 제대로 관리할 수 없을 것 같은 두려움이 세계적 명장들의 거절 이유로 보인다. 유럽 최고의 클럽들 감독에게 끊임없이 추파를 던지고 있는 첼시는 줏대 없이 감독 찔러보기만 한다는 비아냥을 듣는 처지가 되고 말았다. 현재 첼시는 AS로마의 루치아노 스팔레티 감독을 새 영입 리스트에 올려 놓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첼시가 많이 분주해 보인다. 슈퍼 스타급 선수들을 위해서라도 스타급 감독이 필요한 것은 사실. 그러나 너무 마음만 앞서 보인다. 이러다 자칫 전 유럽의 이름 있는 감독들에게 영입 제의를 한 기세다.
최근 줄이은 감독들의 거절 이유를 첼시 구단이 한번쯤 깊게 생각해 보는 것은 어떨까? 감독위에 군림한 구단주, 전술과 선수 기용까지 관여하는 구단주와 함께 일할 감독은 거의 없을 것이다.
런던에서 조한복 EPL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