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꿈치의 굳은살을 핥으며 강아지의 혀는 붉은 신경을 발굴해냈다 붉은 신경은 잔류 같은 빛을 품고 어룽거렸다
쓸쓸하지 않은 벽은 없다 붉은 신경이 안에서 느릿느릿 춤을 추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벽이 살이 되기도 하면서
붉은 신경은 음악이 된다 어느 높은음의 꽃을 피우느라 붉은 신경이 전부 소진되어 버린 적이 있다 이렇게 피어난 꽃이 피어난 꽃이 허공이 될 때까지 최선을 다해 살아 있는 마음으로 한 계절이 지나고
문득 정강이처럼 도드라진 곳에서 붉은 신경은 극소량의 생명력을 품고 잠적해 있다가 꿈틀거리기도 하는 것이다 소변이 배출되듯이 흘러가는 붉은 신경이 희망 같아서 나는 제발 이 흐름이 멈추지 않기를 바랐고
붉은 신경은 노을의 재료로 쓰이듯이 자꾸 어둠을 끌고 온다
강아지가 짖을 때마다 밤이 컹컹 공명하며
아무것도 없는 나를 확장시켰다
[신의 반지하], 끝과 시작, 2023.
첫댓글 지기님
감사합니다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동송님 오래 지켜봐 주시고 댓글 달아주시고 감사드립니다. 공지와 쪽지 보내드린대로 댓글왕에 선정되셔서 선물을 보내드리려 합니다. 쪽지로 연락처 주시면 바로 보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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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이건 제가 따로 보관하고 보내드릴테니 개인 정보는 삭제해주세요 감사합니다
바로 보내서 오늘 저녁이나 낼 책 도착할 것 같습니다 개인정보는 빨리 삭제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