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생이 되었건.. 변기가 되었건.. 뭔가가 막혀있는 것은 참 골치 아픈 일이다..
그래.. 또한.. 위험하기도 하지..
오늘 아침이었다..
오늘도 늦잠을 자려고 하고 있는데.. 내 방앞에서 들려오는 누나와 엄마의 말소리..
누나가.. 왜 엄마는 물을 내렸느냐는 이야기에 난 눈이 떠졌다..
물을 내렸다..
무슨 이야기인가..
화장실 변기가 막혔다는 이야기였다..
누나가 화장실에 그냥 쓴 화장지를 그냥 변기 안쪽에 버려서 같이 처리하는 방식을 사용하는데 오늘은 그게 막혀 버린 모양이었다.. 사실 나도 변기 안쪽에 그냥 버리는데 난 그럼 그동안 운이 좋았다는 말인가.. 그냥 화장지는 괜찮을 거 같은데..
암튼..
한동안 내 방문 앞에서 소란스럽게 떠들어 대더니 이내 조용해 졌다..
다들 출근한 모양이다..
나도 학원 가려고 씻어야 될 상황이었다..
화장실로 들어갔다..
잰장..
난 내가 감기에 걸려서 아무런 냄새를 맡지 못하는 것이 이렇게 감사한 때가 없었다..
건더기가 둥둥 뜬 검은물..
그냥 변기 물을 내려 볼까 하다가..
참았다..
그냥 살포시 뚜껑을 닫는 수 밖에..
대충 씻고 학원을 갔다..
학원이 끝나고 집으로 왔는데.. 변기 뚜껑을 열자 초자 부분으로 되어있는 변기 상단까지 찰랑찰랑 차있는 건더기가 떠있는 검은 물.. 그러나 바보 같은나.. 반사적으로 변기 물내리는 버튼을 누르고 말았다.. 따~이~ 씨~ 갑자기 변기 안쪽에서 부~욱~ 물이 솟구쳐 올랐다. 철철 넘치는 물 & 건더기.. 난 이게 꿈이었으면 했다..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현실이었다.. 물이 넘치는 것이 가라 앉기를 한참을 기다렸다가 변기 뚜껑을 다시 닫을 수도 없었다..
결국..
난 그 변기 막힌 것을 내 손으로 뚫어 보기로 결심한다..
아파트 앞 철물점에 뚫어 뻥을 사러 갔다..
난 그냥 진공컵이 달린 나무손잡이 제품을 생각하며 갔는데.. 아저씨가 새 박스를 뜯더니 그 안에서 꺼내준 비장의 무기는 꼭 주사기 같이 푸샤~푸샤~가 가능한 제품이었다.. 가동부가 있는 진공컵이었던 모양인데.. 난 이런 경우가 처음이어서 도무지 어떻게 사용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아저씨에게 물었다.. 효과가 좋으냐고..
아저씨는 답했다.. 죽인다고..
난 아무말 없이 그걸 옆구리에 끼고 아파트로 돌아왔다.. 왠지 모를 주위의 따뜻한 시선들.. 모두들 나는 너에게 벌어진 일을 안다는 듯한 느낌이었다..
아무튼..
난 중무장을 하고서 그 녀석을 들고 비극의 현장으로 접근을 시도했다.. 바닥에 깔린 무수한 지뢰를 피해가며.. 아.. 다시 생각만해도.. 숨이 막힌다..
숨을 깊게 한번 들이마시고.. 살며시 진공컵을 변기에 차 있는 black water 안쪽으로 밀어 넣었다.. 난 누나가 그저께와 어제 뭘 먹었는지 알 거 같았다.. 따~이~씨!! 물이 넘치기 시작했다.. 아르키메데스의 원리를 다시한번 생명의 위협을 느끼면서 확인을 하는 순간이었다..
물결이 잠잠해지기를 잠시 기다렸다..
그리고 진공컵을 완전히 변기 바닥까지 밀착 시켰다..
난 그냥 막힌 걸 빨아 들이는 용도인줄만 알고는 이내 빨아 들이는 데 집중한 쪽으로 작동을 시작했다.. 그러나.. 이게 문제가 있었다.. 내가 진공컵을 어설프게 눌러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빨아 들여도 그다지 뭔가 빨여 올라오는 듯한 느낌이 없었다.. 그냥 여기 까지는 그래도 괜찮았는데.. 다시 피스톤을 앞으로 밀어 넣는 순간.. 검은 물 깊숙히에서 부터 뽀로로록~ 하고는 엄청난 수포가 솟구쳐 오르는 것이 아닌가.. 아.. 위험했다.. 생각보다 물이 높이까지 튀어 오른다.. 물만도 위험하거늘.. 건더기도 같이 튄다.. 누나가 김을 먹었나 보다..
그냥 그만 둘까도 생각했다..
그냥 위생공사 아저씨 불러서 뚫어달라고 할까.. 생각을 했으나.. 사나이 한번 뽑은 칼 휘둘러 보기라도 해야 할 거 아닌가.. 위생공사 아저씨 부르는 건 맨 나중일이었다.. 맨 나중에 해도 늦지 않는 일이었다.. 갑자기 오기가 생긴다..
다시한번 시도한다..
그러나 나를 좌절 시키는 건 심연 깊숙히 부터 솟아 오르는 물(?)방울과 건더기들.. 그러기를 세번..물론 그 사이에 자잘하게 위험한 고비를 몇 차례 넘기긴 하였으나.. 결정적으로 염통이 쫄깃해지는 느낌을 받은 건 세번이었다..
이 물방울 처리가 문제였다.. 이것만 안 솟구쳐 올라도 뭔가 활동적으로 할 수 있을 텐데.. 변기에 물이 찰랑찰랑 차 있는 상태에서는 뭔가 엑티브하게 펌프질을 한다는 것은 이라크 한 복판에서 알라를 욕하는 것 만큼 위험한 일이었다..
그러는 도중에 시간은 흘러.. 30분이 지나가고 있을 무렵이었다..
이러는 내 자신이 한심하고 화가 나기도 하고..
난 옥쇄하는 심정으로 다시금 뚫어 뻥을 집어 들었다..
이번에는 진공컵을 물에 담그고 완전히.. 완벽히.. 퍼팩트하게 바닥에 완전 밀착을 시키고 단순히 빨아 들이는 액션에 치중하지 않고 완벽하게 끝까지 실린더를 밀어 넣는 동작까지 연결시켰다.. 밀고 당기고 밀고 당기고... 이것만 뚫을 수 있다면.. 그래도 백수인 내가 우리 집을 위해 살신 성인 했다고 다들 좋아 할 거야.. 하는 생각뿐이었다.. 잠깐.. 내가 유서를 써 놓지 않았다는 생각도 하긴 하였으나.. 남길 것도 없는데.. 유서가 뭔 필요인가 하고 생각을 했다..
그런데..
다섯차례 정도의 펌프질에 변기 아래쪽에서 뭔가 소리가 들여 왔다..
흡사.. 10여일간의 변비 끝에 신호가 온 변비 환자의 소리 같았으며.. 나에게는 희망의 소리였다.. 그러더니.. 갑자기 변기에 차 있는 액체의 수면이 낮아졌다.. 난 슬며시 뚫어 뻥을 들어 올려 이 건더기들의 퇴로를 열어 주었다..
꼬르르륵~~
그랬다..
물이 다 빠져나간 것이었다..
뚫린 것이었다.. 아.. 이제 나도 쌀 수 있구나.. 안도감이 밀려왔다.. 물을 몇 차례 내려 보았다.. 잘 나간다.. 성공이었다.. 뚫어 뻥 사용의 핵심은 완전 밀착과 당기기&확실한 밀어넣기 동작의 반복만이 성공을 보장한다는 것이었다.. 아.. 난 그걸 모르고 있었다.. 알바로 이거나 할까.. 하는 생각도 들었으나.. 그냥 참기로 한다..
폭풍이 지나간뒤..
화장실 주변을 둘러 보았다..
변기 주변엔 무수한 김가루들과.. 바닥에는 왠 인삼뿌리 같은 것이 널려있다.. 일부 고추가루도 섞여있다.. 그리고 그에 몇 배에 달하는 확인 할 수 없는 미확인 물체들..
샤워기로 대충 나의 퇴로를 확보했다.. 그리고는 문 앞에 서서 샤워기로 나머지 바닥에 널려있는 잔당들을 소탕하기 시작했다.. 작은 녀석들은 다 나갔으나.. 큰 녀석들이 배수구 주변에 포진하고 있으나.. 그냥 못본척 하기로 했다.. 누나 오면.. 식자 해지(食者解之)라고 한마디만 해 줄 계획이다..
밴드오브브러더스에 보면 시작할 무렵 실 주인공들의 회상 장면이 나온다..
그.. 우수에 차있는.. 격정적인 잠정에 차서 지난 경험을 떠올리며 이야기하는 역전의 용사들..
그 본좌들의 이야기에 난 감동하지 않을 수없다..
이글을 쓰고 있는 나..
아마 같은 심정일 것이다..
아직도 그 순간만 생각하면 격정적인 감정이 북 받쳐 오른다..
손자가 영웅이었냐고 묻거든.. 난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영웅들이 사용한 비장의 무기가 있었기에.. 변기 대첩에서 살아 남을 수 있었노라고..
네이버 블로그-뛰는 사람 위에 나는 사람 있다...잊으면 안되~(http://blog.naver.com/nemoxx) 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첫댓글 나는 옷걸이로 해결 ㅋㅋ 끝
............적절한 묘사로 인해 상상이 마구마구...ㅎㅎ;;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영웅기다!!!!!!!ㅋㅋㅋㅋㅋㅋㅋㅋ
아침먹고왔는데..........
웩ㅡㅡ;
난 아무말 없이 그걸 옆구리에 끼고 아파트로 돌아왔다.. 왠지 모를 주위의 따뜻한 시선들.. 모두들 나는 너에게 벌어진 일을 안다는 듯한 느낌이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윽
영상은 아닌데 눈에 보이는거 같애!!!!!!!
와 짱이다...ㅋㅋㅋㅋㅋㅋㅋ
이라크 한 복판에서 알라를 욕하는 것 만큼 위험한 일이었다.이라크 한 복판에서 알라를 욕하는 것 만큼 위험한 일이었다.이라크 한 복판에서 알라를 욕하는 것 만큼 위험한 일이었다.이라크 한 복판에서 알라를 욕하는 것 만큼 위험한 일이었다이라크 한 복판에서 알라를 욕하는 것 만큼 위험한 일이었다.이라크 한 복판에서 알라를 욕하는 것 만큼 위험한 일이었다.이라크 한 복판에서 알라를 욕하는 것 만큼 위험한 일이었다.이라크 한 복판에서 알라를 욕하는 것 만큼 위험한 일이었다이라크 한 복판에서 알라를 욕하는 것 만큼 위험한 일이었다.이라크 한 복판에서 알라를 욕하는 것 만큼 위험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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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엑
읽으면서 멋모르고 기로로의 초코파운드를...먹었..는....데....색...깔...이.......
변기대첩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