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와 나주....전라도 분이었다.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던 어떤 분의 책 제목처럼 전국을 바삐 다녔던 그녀....
키 150정도 예전 우리네 모친들이 그랬듯이 작은 몸집에 힘겨운 삶의 보따리와 생계를 우겨 넣고 살았지 싶었다.
내가 그녀를 알게 된 건 후배의 병원에서 였다.
유난스레 목소리도 크고 전원주 웃음에 그녀가 아주 예전부터 나와 친한 것처럼 말을 걸어왔다.
당시 60대 후반의 나이에 할 수 있는 성형 수술과 시술을 했던 그녀는 팽팽한 피부에 자신을 감추고 있었다.
후배와 볼 일을 마치고 나가는 나에게 자신을 지하철 역까지 태워다 줄 것을 부탁했고 난 흔쾌히 모셔다 주었다. 굳이 내게 연락처를 받아 담날부터 본인의 작전을 펼쳤던 그녀....
어른의 전화를 무시하기도 그렇고 그녀는 삶의 시간만큼 내 마음을 잘 다루었다.
차를 태워줘 고맙다는 구실로 시작한 그녀의 나의 침략기는 적잖이 그녀가 계획한대로 되어졌던 것 같다.
늘 입에 도네이션을 달고 ... 마치 돕지 않으면 인격적으로 문제있는 사람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얼마전 화제가 된 장년 트롯 가수의 아내를 내게 소개하기도 하고 여튼 김치가 알맞게 익기를 기다리듯 내 주변을 맴돌았던 그녀....
결론적으로 세상 물정을 조금 아는 나는 물색없이 그녀에게 넘어가 돈을 건네 주게 되었다. 금새 사람이 죽는 줄 알았다. 그것도 그녀의 외동 아들이 말이다.
물론 나중엔 아들 역시 배 째세요 ㅋㅋ
그녀는 내가 극히 약한 사람이라는 걸 간파했다.
늘 그랬듯이 난 상대에게 쉬이 보이는 게다.
어제 그녀가 텔레비전에 나왔다. 여전히 아무렇치 않다.
오히려 어디 한 군데 쯤 더 손을 봤는지 더 젊어진 듯 해 보였다.
언젠가 자식 걱정에 흘리던 눈물이 악어의 눈물이었을까? 아닐게다. 엄마로서 회한이 섞여 있었겠지....
처음부터 나쁜 생각을 행동에 옮긴 이가 있을까?
나에게 상환시까지 맡겨 둔다던 고가의 목걸이가 있었다. 그걸 도난 신고한 그녀... 경찰서에서 알게 된 기가 막힌 사연은 그 역시 자신의 것도 아니였는데 ...
지금 다시 돌이켜봐도 한 두 달 사이 그녀는 고도의 스킬로 목적 달성을 하고 치고 빠졌다.
누가 그랬던가 세상은 나 없이 더 잘 도는 거라고....
안쓰러운 건 그 나이가 되도록 그런 방법으로 살면서 죄라는 의식이 없다는 것이다.
그녀가 마지막으로 적반하장으로 남긴 수화기 넘어 악다구니가 들리는 듯 하다.
"노인네를 고발하고 그럼 벌 받아... 니 자식 잘 되나 봐라..."
소름 끼쳤다.
돈 빌려 주고 갚기는 커녕 도둑년으로 신고하고 왜 내 아이들까지...그녀는 이미 임계점에 다다른 폭발물이었다. 난 그 임계점 이빠이 그녀를 피했다. 돈은 걍 패스.... 더러워서 피하고 ,무서워서 피하고, 나 살려고 피했다.
젠장 그런 그녀는 내가 왜 피했는지 모르는 갑다.
주둥이에 연신 먹을 걸 넣으며 짱이라며 엄지를 치켜 세운다.
참 세상은 넓고 할일도 많고 인간은 다양하다.
첫댓글 세상이 이런 사람이 빛보는 세상이고...쫌 시들하니 덤덤하면 무시 당하지요.....내 주변에 친구로 잠시 거쳐간 사람도 있어요.... 정치가를 들먹이며 등친 사람..가끔 티브이에 예술가로 명사로도 나옵니다...
우습게도 텔레비전에 나오면 사람들은 철썩 믿어 버리더라구요. ㅠㅠ 그만큼 대대수가 겉사람에 현혹된다는 것이 겠지요. 그리고 인증 안 된 식품이나 그런건 질색하면서도
검증 안 된 명함엔 팔색을 해야지....
빛 좋은 개살구 격인 인사가 많은 것 또한 현실이네요.
진수맘님! 마음이 너무 여리시군요..
저도 마음 여려서 돈 떼인적이 좀 많아요.
35년전에 같은 직장에 근무하던 분이 이사가는데, 돈 50만원이 모자란다해서 빌려드렸어요.
하도 안갚아서 자기 집에 전화를 했더니 그 부인이 그런적 없었다고 하면서 화를 냈어요.
이분이 국립대학 교수로 가서 근무하면서도 안갚데요?
세상사람들이 뻔뻔해지는데는 한계가 없나봐요..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일이 많이도 있답니다. 미국으로 건너오기전 절친이였던 친구가떡했던친구가 있었지요
하도 우는 소리 하길래 제가갖이고 있던 아이글 등록금 그것도 친구동생이 서울대학교 사무원이라는것을
빌미로 나에게서 갖이고 간돈 아이들 등록금이였던것 뻔히 알면서도 꿀
결국 남을 그리도 속이면 자기식구들도 잘 안된다는것을 스스로 깨닫게 해야한답니다.
결코 자식들도 좋게많은 안되더라구요 도망자의 신세가 된친구는 저에게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친구엄마. 조금의 일면식이 있으면 들이대더니 도망자의 신세가 되어
이제 세월이 흘러 나이를 먹으니 그 인생은 참으로 불상구나 생각이 드네요
올바른 생활은 못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