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이도-정약전 유배 적거지에서
- 김덕남
신우대 빽빽한 밭 돌담에 버려져도
바람이 잠시 앉아 귀 기울여 듣고 있다
서학은 적이 아니라 벗이라던 그 말씀
살점을 떼어내는 멸문을 버티느라
몸으로 칼을 받던 모래바람 언덕바지
목울대 차오르는 뻐꾹, 누르지를 못했나
붓끝이 물을 뚫어 필사하듯 새김하듯
사리와 조금 따라 점묘화로 밀려오는
저 어보魚譜 방점을 찍는다
물비린내 스치는
ㅡ 『정음시조』(2023, 제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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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어보'라는 영화를 통해 널리 재조명된 분의 일생을 생각합니다
불우했던 분의 삶을 흔적으로 간직하고 우이도는 오늘도 파도를 벗삼습니다
뭔가를 기록으로 남겨 후대에 전하는 일은 위대합니다
서남해의 귀한 수산자원이 된 어보魚譜를 통해
사상과 현실의 조화를 이끌었던 일생을 위대했다고 평가받게 이끌었습니다
오늘날 후쿠시마 오염된 처리수 문제도 어떻게 수용할지 따져보게 됩니다
오염된 온갖 물질로부터 자유롭지 못할 인류의 생존일 텐데...
장빗비가 내리니 물비린내가 사라지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