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할 놈의 컴퓨터

[여울]

 
        망할놈의 컴퓨터



                       글.파로호

 


"중략 ... 
서로가 고자질하는 이 바닥애, 
에라 모르겠따아. 
만만한 게 빰 빠라~~ 
꼴리는 대로 살아가자. 
어떤 자격으로, 
어떤 마음으로, 
어떤 기준으로,
 
누구를 죽이려고 
누구를 잡으려고, 
또 중략..." 

아무튼 어떤 가수가 부른 어떤 노랫말의 한 소절이다. 
이게 욕인지 노래인지 도통 분간이 안서지만 요새 젊은 얘들 사이에 유행하는 
노래중의 하나다. 
빠른 템포에 발음도 정확치 않은데다 약 3분 동안 씨부렁거리며 노래를 부르
는데 정신이 하나도 없다. 
내가 따라 부르기엔 너무 늙어 다소 부적절하고 무리가 따르는 노래이다. 
이 바닥에 내가 왜 이런 노래를 들춰 내 화제를 삼느냐 하면 오늘 얘기와 
이 노래가 결코 무관치 않기 때문이다. 
아무튼 오늘은 무식한 얘기 좀 해 볼까 한다. 

우스개 소리 중에 국산 기계는 맞아야 돌아간다는 얘기가 있다.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위해 좀더 쉬운 말로 주석을 달아보면 국산은 뭐든지 
"조져"야 말을 듣는다는 이 말이다. 
근 열흘 전부터 컴퓨터가 부 킹인지 부팅이 되지 않아 몇 번이고 개 패듯 
본체를 두들겨 패야 겨우 맛 뵈기로 연결이 되었다가 금방 오류가 발생하여 
꼭 조루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조루요..) 
컴퓨터도 사람을 알아보는지 늙으면 부팅도 잘 안 들어오는 법인지 아무튼 
컴퓨터를 켜고 서울. 부산. 대구. 대전을 찍고 내 고향 청주로 돌아오려면 
오류동(오류발생)으로 빠지는 바람에 천사표같은 그 착한 성질에 인내력의 
한계를 시험하려 든다. 
이래저래  컴퓨터에 대한 상식이 부족한 나로서는 답답한 마음에 떡 주무르듯 
이것도 눌러 보고 저것도 만져 보고 닥치는 대로 눌러 대니 컴퓨터가 견디다 
못해 과부화에 걸려 작동이 멈추고 말았다. 
(거 봐, 내가 뭐랬어? 떡 주무르듯 주무르더니 터치고 말았지. 뭐든지 살살 
다뤄야 한당게?.) 
두들겨 패면 가끔은 체면치레로 부팅이 되더니 이젠 아 에 부팅 조차도 되질 
않는다. 
어쨌거나 꼬라지를 부리는 날이면 영락없는 충주댐 그 녀석과 똑 닮았다. 
카페에 놀러 가 영자도 만나고 순자도 만나고 글 맛도 보아야겠는데 심심하면
곳잘 말썽을 부려 병원에 데려가 서비스를 받아 보기로 했다. 
배가 아파 뒹구는 놈(본체)을 놔두고 마우스만 붙잡고 탱자나무 흔들어 대 듯 
이리저리 흔들어 대니 아 에 골병이 들고 말았다. 

컴퓨터를 이고 지고 서비스센터에 찾아갔다 
의사(기사) 왈 "누가 존나 때렸나요?" (충격을 주었느냐 이 말입니다) 
맞을 짓을 했으면 의당히 맞아야지요. 그래 어디가 어떻게 고장이 났어요? 
"일단은 점검을 해 봐야 알겠지만 충격으로 이것도 망가지고 저것도 망가져 
골병이 들대로 들어 어디 성한 곳이 하나도 없네요." 
"철저하게 망가져 돈 들어갈 구멍이 많네요." 
"웬만하면 새것으로 하나 사시죠? 
요새는 나올 때부터 질이 좋아 막 굴려 쓰기에도 무리가 없을 겁니다." 
쉐끼! 새로 사려면 지랄 엠 병을 했다고 여기까지 낑낑거리며 들고 와? 
똥을 퍼데기로 쌀 놈이네? 
"아무튼 고치는데 까지 고쳐 보겠습니다." 
아, 참! 우리 집 꼬라지가 신신 당부를 하던데 포맷인가 뭐신가도 새로 하고 
램 카든가? 랜 카드도 새로 갈아 달라던데... 
"램 카드야 여기서 새것으로 갈 수 있지만 랜 카드는 하나로 걔내덜 재산목록
입니다."

"그나저나 꼬라지는 누굽니까?"
아 에, 우리 집 충주댐입니다.
"충주댐은 또 누구고..."
이 양반이! 그렇게 궁굼하면 카페에 들어와 파로호 이야기를 읽어보면 알게 
아닙니까?
 
꼬박 하루를 입원해서 닦고 조이고 기름을 친 뒤에 퇴원시켰다. 
서비스 센터에서는 그렇게 부팅도 잘 들어오고 오류동으로 빠지지 않더니 
집에 돌아오던절로 또 말썽을 부렸다. 
이번에는 음악 프로그램이 잘못 입력되어 말 벙어리가 되었다. 
마우스를 찍어 눌러도 보고 스피커를 켰다 껐다 지랄 엠 병을 떨어도 꿀 먹은 
벙어리가 되었는지 음악이 나오지 않았다. 
그래도 난 밤 새것 울어 대는 쓰 름 매미가 존데. 
할 수없이 컴퓨터를 들고 서비스 센터를 들렸더니 웬 조화 속인지 말매미가 
시원스럽게 울었다.
 
맴.맴.맴 매애앰~~~

하지만 집에 돌아오자 말매미는 끝가지 울지 않고 내 속을 뒤집어 놓았다.
 

[강물]

말 안듣는 컴과 말 안듯는 애인은 욕 좀 먹어도 된답니다.

[에델바이스]

강물님이 그러시니 속이 시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