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교황, 아시아 변방에서 지구촌 평화 촉구
cpbc 기자입력 2024.09.10.11:25수정 2024.09.10.11:25
프란치스코 교황이 아시아 변방에서 지구촌 ‘평화’를 촉구했다. 교황은 전쟁 종식, 종교 간 화합, 그리고 기후위기 타파를 위한 협력 등 인류를 위협하는 모든 요소를 평화와 화해·사랑으로 지키고 함께 가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교황은 5일 세계 최대 무슬림 국가인 인도네시아에서 가톨릭 신자 10만여 명이 운집한 가운데 주례한 미사에서 “평화의 문명을 건설하는 데 지치지 말자”고 당부했다. 미사에 앞서서는 모스크를 찾아 대이맘과 만나고, 폭력과 극단주의, 기후위기 타개를 위해 협력하자는 공동 선언문도 발표했다.
전쟁과 가난, 자연 파괴와 종교 간 갈등, 극단주의 고통이 휩쓰는 곳에 교황의 걸음이 연이어 닿았다. 교황은 3일 인도네시아를 시작으로 열흘간 파푸아뉴기니·동티모르·싱가포르를 잇달아 방문하며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했다. 인도네시아에선 자리를 가득 메운 신자들과 미사를 봉헌하며 “하느님은 오늘도 여러분에게 가까이 가고자 하신다”고 신앙을 북돋웠고, 파푸아뉴기니에선 외딴 정글 속 가난한 지역을 직접 찾아 희망을 전했다.
교황의 이번 4개국 사도 순방은 그리스도인이 소수인 ‘작은 교회’를 향한 사도좌의 형제적 사랑을 보여준 행보였다. 가난과 폭력, 기후변화로 어려움을 겪는 현지인과 난민들을 만나고, 다양한 민족을 품에 안으며 그들에게 사도좌 축복을 전하며 모든 이에게 희망이 됐다.
갈등과 아픔을 겪는 가장 낮은 곳에 기꺼이 문을 두드리는 교황의 발길은 모두에게 위로와 더불어 인간의 존엄을 북돋는 표징이 됐다. 열흘 넘는 일정으로 즉위 후 최장 기간, 최대 거리를 불편한 내색 없이 휠체어에 의지하며 전한 교황의 희망의 메시지는 그 의미에 탄복한 이들의 바람에 힘입어 작은 데서부터 열매를 맺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