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갔습니다.
32년 11개월을 살다가 갔습니다.
금요일에 집에 내려 가서 보기로 했는데,
목요일 이른새벽에 전날 저녁부터 하루종일 아파하다가
갑자기 그렇게 갔습니다.
15개월을 폐암을 이겨 볼려고 그렇게나 노력했었는데...
15개월의 경험을 간단히 적어 봅니다.
(치료 및 간호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작년 4월 건강검진 하다가 그렇게나 건강하던 형님이 95%는 암이 아니겠지만, 혹시 모르니
조직검사하고 해보자고 하더니....의사선생님이 비소세포암 중 선암 3기 B라고 하네요.
임파선에 전이가 있어서 수술도 안되고..
형은 검사 후, 부산 내려 가서 쉬고 나 혼자 병원에 가서 의사 선생님 말을 들었습니다.
치료 안하면 6개월
치료 해봐야 6~12개월
그냥 가벼운 기침만 있고, 검사 받기 전 주말에도 나랑 학교에서 테니스를 두게임이나 하고
했었는데.. 참 많이도 울었습니다. 왜그리도 야속한지..
두군데는 병원에 가서 검사 해봐야 된다는 말도 있어서..
서울대학병원에 김주현 선생님한테 검사 결과를 들고 갔습니다.
조직검사가 정확도가 있는 것인지..재검사는 하지도 않고..
할수 있는게 항암치료 밖에 없으니 여기서 하던지.. 아님 부산 내려 가서 하던지
아무일도 아닌듯이 선택하라고 그러고 밖에 늘어선 환자들 줄에 정신 없고...
옆에 간호해줄 부모님이 다 부산에 있으니 부산대학병원에 가서 항암치료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돌이켜 보면, 3기B나 4기인경우에는 국립암센터의 이진수 선생님한테 가서
치료해 보는것도 좋을 수도 있을것 같습니다. 이진수 선생님은 다른병원에서 항암1차
이상 한사람들은 진료를 안 보니, 처음부터 이진수 선생님한테 가보는것도.. )
부산대학병원 항암치료를 6번 했습니다.
그동안 암 관련 책자를 50권 정도는 사서 읽어 보았습니다.
퇴원해서는 근처 공원에 가서 열심히 운동 했습니다.
설탕/소금, 화학조미료는 일체 입도 안되고, 고기도 하나도 먹지 않았습니다.
현미잡곡밥에 채식위주로, 신선한 과일 위주로 음식을 먹었습니다.
상황버섯에 차가버섯에 노니 쥬스에 라이코펜,프로폴리스,베타샤크,AHCC,GCP 등등
여러가지 비타민에 건강 보조음식을 먹었습니다.
제천 박달재에 여러 환자들이 모여서 걷는 방법 갈쳐 주고, 산으로 운동 나가는 모임이
있어서, 참가해 보았습니다.
좋은 공기속에서 열심히 산보/운동하다 보면, 나은 사람도 간혹 있는 거 같습니다.
부산대학병원에서 6번 항암 치료 후에 임파선에 전이암이 소멸 되었다고,
환자도 젊고 하니, 수술을 한번 해보자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수술이 의사 손끝에 달려 있고, 3기B이면 5년후 생존확률이 매우 희박하니,
수술 잘한다는 삼성의료원에 심영목 선생님한테 찾아 가 보았습니다.
PET 사진 결과, 이번에는 뇌로 전이가 되어 있어서, 수술이 불가 하다고 합니다.
(전이암이 원발암의 억제 기능을 가지고 있어서..)
그래서, 방사선 치료하자고 해서.. 뇌에 10회, 폐에 20~25회 정도 방사선 치료를 하였습니다.
그리고는 공주 실로암이라는 건강원 같은 곳에 갔습니다.
숯가루요법이라는 책에 나오는 곳인데, 음식이 완전 자연식이고, 산책하고 운동하고 냉온욕
목욕하고 숯가루를 이용하고 시스템은 괜찮은곳 같은데..
약간은 가격을 많이 받는거 같습니다.
1박 숙식에 5만원이고, 간호사 출신 원장선생님이 여러가지 건강식품을 마진을 많이 붙이고
팔아 먹습니다.
그래도, 공기 좋고, 음식 자연식으로 잘나옵니다.
방사선 치료 후 사진 찍어보니, (뇌에는 더이상 치료 방법이 없는지 사진 찍어 볼 생각도 안하고)
폐에 사진 결과가 거의 다 없어졌다고,
3개월 후에 다시 사진 찍어 보자고 하네요..
그리고, 아프거나 하면 바로 오라는 말과 함께..
(이때, 조금 나았다고 3개월 뒤에 병원 간게 잘못 된거 같습니다.
심각한 환자이니, 1개월이나 2개월뒤에 병원 갔었어야...)
(제일 중요한게.. 한두달 간격으로 병원에 가셔서 엑스레이라도 사진 찍어보고..
몸무게 변동이 없도록 식이요법 하면서 체중관리를 하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뭘 어떻게 먹던지 간에 자기 체중 및 체력을 꾸준히 유지하는게 병의 치료에도 큰 도움이
되는것 같습니다.)
공주 가서 운동하고, 부산 가서 운동하고 그러다가
서울에 BRM 연구소에 식단 받아서 열심히 식이요법하고 ...
3개월 뒤에 서울와서 병원에 찾아 갔습니다..
갑자기 호흡이 너무 힘들어서.. 겨우겨우 걷기도 힘들게 그렇게 병원에 갔습니다..
늑막에 물이 꽉 차 있는 상태라.. 물을 뺐습니다..
폐에도 갑자기 다시 퍼져 있었습니다.
방사선 치료후 후유증이라고 합니다.
3개월 후에 오라고 해서 갔는데.. 너무 늦은거 같습니다..
늑막에 물만 빼고..
혈압 떨어지면, 올리는 약 놓고..
헤모글로빈 수치 모자른다고 수혈 하고.. 암치료는 안하고...
병원에서 치료 할게 없다고..퇴원해서 한두달 하고 싶은거
하면서..그렇게 보내라고 하네요..
부산에 내려 왔습니다.
부산대학병원에서는 그래도..항암치료 한두번 더하고..이레사도 한번 먹어 보자고 했습니다.
마침 100세인이라는 TV 프로에서도 선암인 아주머니가 항암치료/이레사 치료 후
완치 되었다고 하네요..
열심히 운동하던 형님이..이제는 허리가 아프다고 누워만 있습니다.
허리에 전이가 있는지 골절이 있는지 CT 사진을 찍어봐도 아무 이상이 없는데...
조금 움직일려고 하면 허리에 통증이 와서.. 한달동안 누워만 있었습니다.
밥맛도 없는지 한숟가락,두숟가락.. 그렇게 야위어만 갔습니다..
항암치료 두어번 더하고 이레사 먹기로 했는데...
밤새 갑자기.. 밖에 누가 왔다는 말과 가족들한테 사랑한다는 말을 남기고..
그렇게 갑자기 갔습니다..
그래도.. 언제 남겨 놓았는지 유서를 남겨 놓았습니다..
<사랑하는 내아우 **이에게>
-중략-
너는 인생을 열심히 살되, 너무 세속적이고, 금전적인 면보다는
불쌍한 사람을 도와주는 재미를 느끼면서 보람되게 오래오래 부모님께 효도하고
올라오길 바란다.
-중략-
첫댓글 젊으신 분이...눈물이 많이 나네요...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제게도 님의 아픔이 훤히 보입니다. 힘내시고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부디 좋은 곳에서 영면하시길 기원합니다. 그리고 동생분은 형님 몫까지 열심히 살아주세요.
ㅠ.ㅠ
좋은곳에 가서 지켜보실겁니다...
힘내세요...너무 많이는 슬퍼하시지 마시구요...
정말 한줄한줄 가슴저미는 글입니다. 그래도 형님이나 동생분께선 참 대단하신분 같으시네요.. 좋은신곳에서 님의 행복을 기리실겁니다....힘내시길...!!
하늘나라에서.. 형님께서 좋아하시는 것 하시며 사실거예요...
눈물이 납니다... 세속적이고 금전적인 면보다 불쌍한 사람을 도와주는 재미를 느끼며 살아가라는 형님의 마지막 말씀..저역시 언제나 마음속 깊이 새기며 살아가겠습니다. 님...힘내시구요..자식을 가슴에 묻고 힘들어 하실 부모님께 못다한 형님의 몫까지 다 하시면서 건강하게 지내세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살아가시면서 형님께서 남기신 말씀을 꼭 가슴에 간직하시고 사시길 바랍니다. 기운내시고 앞으로 좋은일 많이 생기실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