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시 : 2007.8.18일
팀 명 : 큰뫼사랑 종주대
참가대원 : 황규병(대장), 유승철(대원),신희선(대원)
종주구간 : 제44구간(이기령 - 백봉령)
종주거리 : 총 10.1Km
2007.8. 18(토)
11:15분<백봉령 도착 : 780m>
올 여름 장마는 유난히도 길었고 특히 7월부터 매주 토,일요일은 어김없이 비가 내렸다. 등산하다가 벼락 맞았다는 뉴스가 유난히도 많았던 여름이었고 공식적인 장마가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비가 내려 기상청에서 우리나라도 “장마기간”이라는 표현대신 “우기철”이라는 표현을 사용 하겠다고까지 한다.
장마 덕분에 지난 7/21일 댓재-이기령 구간 산행 후 거의 1달만에 산행을 하게 된다. 기상청 예보로는 오늘과 내일 한 차례 비가 내릴것으로 예상되었지만 갈 길은 멀고 남은 시간은 적기 때문에 강행하기로 했다. 또한 11월 부터는 가을 산불방지 입산금지 기간이 예상되기 때문에 10월까지는 역사적인 백두대간 종주 계획을 달성해야만 했다.
오늘은 이기령에서 백봉령까지 10.1Km만 산행하면 되므로 아침 7시 수지에서 느긎하게 출발했다.
아직까지도 동해로 떠나는 피서객들이 많아 동수원에서 호법까지의 영동고속도로가 제법 밀렸다. 아침식사를 위해 들어선 문막 휴게소는 주차할 곳이 보이지 않고, 휴게소 내부는 발디딜 틈 없이 손님들로 붐볐다. 이곳에서의 아침을 포기하고 다시 달려 소사 휴게소에서 간단하게 식사를 했다.
이곳 역시 붐비기는 마찬가지라 양치질과 식수 보충을 보류하고 대관령 너머 한적한 강릉 휴게소에서 해결했다. 결국 휴게소를 3곳이나 경유한 셈이다.
옥계 IC를 빠져나와 구룡령 이정표를 보고 달리다가 만나는 42번 도로에서 우측 방향을 택하면 옥계를 떠난지 약 30분 후에 구룡령 정상에 도착하게 된다. (11:15분)
13:31분<1,022봉 통과>
백봉령은 강릉시 옥계면과 정선군 임계면의 경계로서 백봉령 쉼터 공사가 한장 진행중이라 컨테이너 옆 공터에 주차하고 산행을 시작한다.
원래 이기령에서 백복령까지 산행을 해야 하지만 이기령까지 접근하는 도로의 경사와 소요시간이 불확실하여 대간종주 처음으로 이번 구간은 역종주를 하기로 했다. 언제 비가 온다고 했느냐는 듯 백봉령 고개마루의 발산하는 지열이 숨을 톡 막히게 하여 얼른 산으로 몸을 숨겼다. 5분 정도 올라가면 커다란 송전철탑을 지나게 되고 곧 이어 나무 벤치가 놓여있는 832봉 쉼터를 지나게 된다.
오늘 총 구간거리가 10.1Km, 최대 5시간 소요가 예상되고 특히 오늘 이 주변에서 하루 머무를 계획이므로 급할 것이 하나도 없어 여유롭게 산행을 한다.
백봉령에서 25분 정도를 산행한 지점에 처음으로 이정표를 만나게 되는데 “백봉령 1.3Km, 원방재 5.79km”라고 적혀 있다 .이곳에서 방향을 우측으로 틀어 계단을 내려가 다시 작은 봉우리를 넘으면 “백봉령 2.4Km, 원방재 4.69km”라고 적혀 있는 이정표를 만나게 되는데 아마도 863봉일것이라고 추측해 본다.
다시 잡목지대를 지나 급경사 오르막을 오르면 삼각점이 있는 봉우리에 도착하는데 987.2봉이라 추측되며 맑은 날씨 덕분에 동해바다와 강릉,옥계 시내가 한눈에 들어 오고, 이기령쪽 1,022봉이 엄청 높게 서서 갈길을 막고 있다. 백봉령에서 3.5Km를 왔건만 아직도 원방재까지 3.59Km를 가야 한다고 적혀 있다. 다시 내려갔다가 한참을 숨 고르며 오르면 1,022봉 정상에 도착하게 되는데 (13:31분) 잡초로 우거진 헬기장이 있다.
이번구간은 거리표시는 잘 되어 있지만 현위치 표시와 고도표시는 빵점이다.
14:51분<원방재 도착 : 730m>
1,022봉을 지나 내리막길 한쪽에서 준비한 참외와 떡으로 점심을 해결했다. 차내 작은 아이스박스에 넣어 두었기 때문에 참외는 맛있었는데 얼렸다가 넣어 놓은 절편은 영 예전의 맛이 아니었다. 식사를 마치고 내려갔다가 다시 작은 무명봉을 오르면 대간로는 우측으로 급선회하여 하강을 하는데 최저점인 원방재까지 약 50분을 내려가야 하고 상월산을 향해 내려온 만큼 다시 올라야만 했다. 원방재를 내려가면서 본 상월산의 한쪽면은 완전히 암벽 절벽으로 되어 있어 올라가는 길이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선다.
그렇게 맑던 날씨가 조금씩 흐려지면서 저 멀리서 천둥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더니 점점 가까워 지는 것을 느낄수 있었고 어느덧 우리는 원방재에 도착해 있었다.
도착한 원방재의 서쪽으로는 부스베리로 가는 임도가 나란히 하고 있고 댓재에서부터 산행한 등산객들이 쉬고 있었다. 그 중 한명은 샌달을 신고 복장도 논에 가는 모습인데 남들보다 두배이상 빨리 산행한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얘기한다. 물론 다 믿을 수는 없지만 신발만큼은 결코 자랑할 것이 못된다는 생각이 든다. 바다에서는 수영복, 산에서는 등산복, 운동시에는 운동복 등 떄와 장소에 따라 어울리고 꼭 필요한 복장이 있는 것 아닐까? 별로 자랑할 일은 아닌 것 같은데…
또한 빨리만 가려면 뭐하러 산에 왔나? 집에서 운동하지…. 뭘 좀 보고 느끼고 언제 또 올서ㅜ 있을지 모르는 지금 이 순간 순간을 기억하려고 노력하는것도 중요한데…
15:55분<상월산 도착 : 980m>
이제 턱밑에 와 있는 상월산을 넘어 1시간 30분을 가면 이기령이고 다시 임도를 따라 내려와 이곳 원방재 서쪽으로 나란히 가는 임도를 만나야 한다. 이거야 말로 산으로 가서 임도로 내려오는 경우 이다.
상월산을 올라가는 길의 왼쪽은 지옥으로 향하는 절벽이고 250m의 급경사를 숨을 몰아 쉬며 여러 번 서서 휴식을 취한 후에야 원방재에서 50분 후 정상에 다다를 수 있다. 올라오는 도중 천둥소리가 점점 가까워지고 산 중턱으로 구름이 밀려오더니 금새 장대비가 쏟아진다. 우거진 나뭇잎이 몸을 가려주고 있는동안 얼른 우의를 입고 등산로옆 보라색 무명꽃들의 환영을 받으며 상월봉 정상에 올라서니 어느새 햇빛이 내리쬐고 있다.
정상에서 사진을 찍고 잠시 휴식을 취하는데 재잘 재잘 어린이 소리가 들리더니 어른 한명과 중학생 정도 나이의 학생이 3명 이기령쪽에서 올라온다.
알아보니 분당에 있는 중학교의 학부모와 학생들로 구성된 백두대간 종주대로서 금년 1월부터 시작하였다고 한다. 정말 대단한 결심을 했고 지금까지 어려운 시간을 잘 견뎌온 대한의 소년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특히 그 중에서 형을 따라 왔다는 작은 아이가 있는데 초등학교 6학년이라 한다. 비에 젓은 머리와 똘망똘망하게 생긴 얼굴이 너무 예뻐서 왼쪽 팔로 감싸고 사진을 찍었다. 이 다음에 커서 큰 일을 할 재목이라 느껴졌다.
16:55분<이기령 도착 : 800m>
상월산을 내려와 30여분 오르면 970봉 정상 헬기장에 도착하게 되고 “백봉령 9.1Km, 이기령 1.0km”라고 적혀 있는 이정표가 서 있다. 학생 종주대에서 뒤처져 지친 학생이 혼자 쵸코렛을 먹는 모습도 중간중간 보고, 야들야들하고 예쁜 여학생 대원들에게 용기를 북돋아 주면서 1Km를 내려가니 이기령에 도착하는데 학생 부모들이 여러명 쉬고 있다.
애들은 다 보내놓고 어른들은 이곳에서 임도를 따라 부스베리로 내려갈 계획이라 한다.
말 틀린 것 하나도 없다드니… “어른이 애만도 못하다…”
18:35분<부스베리 도착>
오늘 산행의 미스터리이자 댓재- 백봉령 구간의 미스터리인 이기령에서 부스베리간 임도 체험만이 남았다. 도대체 얼마나 소요되기에 이기령에서 끊으면 안된다고 했는지? 임도 상태가 어때서 차가 못 올라 오는지?
점점 붉게 물들어가는 저녁 노을과 한 차례 장대비 후 펼쳐놓은 뭉게구름을 감상하며 식후 디저트 먹는 기분으로 걸어가는 발걸음에서 모처럼 간만에 자유와 평화를 느낄 수 있었다.
빨리 갈 필요도 없고, 갈 곳도 정해져 있질 않고, 오라는 곳도 없도, 기다리는 사람도 없고,어짜피 오늘 집에 갈 것도 아니고, 위험하지도 않고, 배고프지도 않고, 돈이 없는것도 아니고 등등…..
시간아! 천천히 흘러가도 좋고 빨리 흘러가도 좋고, 오늘 이 순간만큼은 네 맘대로 하거라
이명박씨가 이겨도 좋고, 박근혜씨가 이겨도 좋고, 누가 이기드라도 제 노릇만 잘 해 주길…
내려가는 비포장 임도는 승용차만 아니면 올라올 수 있을 정도의 양호한 도로이고 중간중간 시멘트 포장 구간도 있다. 돌담으로 만들어진 산을 굽이굽이 돌며 고랭지 채소밭을 지나면 어느새 원방재와 민나는 지점을 지나게 되는데 보통 걸음으로 여기까지 정확히 1시간이 소요된다.
내려오는 중간에 원방재까지 온 학생들이 이기령에서 오지 못하는 부모들이 걱정되어 이리저리 뛰는 것을 보니 힘든데 안됬기도 했지만 그래도 저것이 부모 자식간의 정을 더 쌓고 시간이 많이 지난 다음에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이 아닐까?
원방재 입구에는 샘물도 있고 야영하기 좋은 곳이 있어 나중에 다시 한번 들려 볼만한 곳이기도 하다.
원방재에서 다시 40분을 내려오면 부스베리 계곡이 나오고 자연휴식년제 시행으로 인하여 진입도로 입구가 철문으로 굳게 닫혀있는 곳에 다다르니 철문 너머에 임계택시가 기다리고 있다. (010-3179-9930)
택시기사가 우리에게 40분이면 이기령에서 내려온다고 알려 주었고 40분이면 내려올 줄 알았기에 무려 1시간 이상을 기다려야만 했다. 그래도 투덜대지도 않는 기사 아저씨가 고맙다.
동해에서 1박
택시를 타고 백봉령으로 돌아와 내차를 타고 동해시내의 한진식당에서 얼큰한 매운탕으로 저녁을 먹고 내일 새벽 식사를 부탁한 뒤 모텔에서 하루밤 묵었다. 오전에 분당에서부터 4시간 동안 차에서 시달렸고 7시간 30분을 걸어준 피곤한 몸을 일찍 쉬게 하였다. 내일 또 10시간 이상 산행이 기다리고 있으니까?
오늘도 한 구간 정복하였으므로 이제 6구간 남았습니다.
진부령에 도착하는 그날까지 안전을 빌며…. 우리 종주대원 파이팅~
온세통신 종주내역
2004년 종주팀(이기령-백봉령) : 동부지사(홍도현,임선호,문창배,박민영,조순행,이윤형,송범김영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