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Movement
시민 케인에서 카메라의 움직임은 청년기는 활력과 에너지를 표현한 반면, 정적인 카메라로 질병과 노년기, 죽음 등을 연상 시키는 방식으로 촬영 하였습니다.
위의 장면에서 딥 포커로 인해 은둔 생활을 하는 케인에 대해 세상의 나머지 부분은 케인으로 부 터 멀리 떨어져 있고 그가 고립되어 있다는 것을 보여 주는 반면,
조각상 앞에 있는 수잔은 무의미한 존재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오손 웰즈는 크레인 쇼트를 현란하게 사용 했는데 단순히 현란한 기교의 표현이 아닌 중요한 상징적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케인의 사망 후 신문 기자가 수잔을 인터뷰 하는 장면을 담은 위의 장면에서 카메라와 기자는 둘 다 엄청나게 많은 장애물들을 거치게 됩니다.
비, 네온 간판, 건물의 벽을 뚫고 지나가서야 관객은 겨우 수잔을 보게 됩니다.
이 같은 크레인 쇼트는 슬픔에 빠진 수잔이 취한 모든 심리적 장벽들을 완전히 무시하고, 무자비하게 그녀의 개인적 프라이버시를 침해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오손 웰즈는 시민케인에서 일련의 분리된 쇼트들로 커트를 나누는 것보다는 카메라와 등장 인물의 움직임을 극적인 구성을 통해 긴 테이크로 처리하는 방법을 자주 사용했습니다.
위의 장면에서 볼 수 있듯 긴 테이크들은 세 명의 인물을 동일 공간에 정적으로 묶어 두면서도 미장센에 유연하고 역동적인 변화가 이루어지는 느낌을 제공 합니다.
대공항으로 케인의 출판사를 축소해야 하는 상황에서 카메라가 약간의 움직임을 통해 관객이 우울한 표정의 케인을 보게 됩니다.
물론 시민 케인에도 결점이 있습니다.
가장 많은 지적을 받는 부분은 상당 부분의 씬들이 그저 적당하다 싶을 뿐, 그 이상의 무엇을 주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입니다.
바로 후반부의 수진이 케인을 떠나자 그가 분노하는 아래 장면이 이에 해당 합니다. 위의 장면에서 케인의 정력적인 에너지를 통해 분노를 전달하려고 했으나 이 쇼트들이 지나치게 길고 카메라 액션에서 너무 거리를 두고 있습니다.
카메라를 좀더 가까이 들이대서 동작을 더 압도적으로 보이게끔 잡아 주었더라면 케인의 분노가 지닌 폭력적 성격을 더욱 효과적으로 전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케인의 충격과 정신적 혼란 상태를 표현하기 위해서는 좀더 다양한 편집 방법을 써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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